얼마 전부터 일본 번화가를 중심으로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라는 매장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Strategy | 점포 포화시대의 일본 다이소 출점전략 |
2024. 04. 17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eyyoon@korcham.net)
사진 : 다이소
'100엔숍 다이소'가
'300엔숍'을 확대하는 3가지 이유
- '다이소판 무인양품'으로 영역 확대
- 친환경, 장인제품으로 가치 차별화
- 복합모델로 유연한 출점전략 전개
얼마 전부터 일본 번화가를 중심으로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라는 매장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외관부터 내부 디자인, 상품 콘셉트까지 언뜻 보면 무인양품을 연상케 하지만, 이 곳은 일본 다이소산업이 새롭게 선보인 포맷입니다. 일본 균일가 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이소가 '스탠다드 프로덕트'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배경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서 다이소가 인기를 끌고 있듯이, 일본에서도 다이소는 국민 매장으로 통해요.
일본 시장분석 업체인 미토리즈(mitoriz)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의 96%가 1년에 한 번 이상, 58%가 한달에 한 번 이상 다이소에서 상품을 구입합니다. 2023년 말 기준 다이소 매장 수는 해외 990개점을 포함해 총 5,350개에 이르죠.
이렇듯 막강한 소매 브랜드 '다이소'를 보유한 다이소산업이 최근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라는 새로운 매장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는데요.
포맷의 특징과 론칭 배경을 세 가지 측면에서 짚어봅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 론칭의 세 가지 배경
1. 차별화를 통해 균일가 한계를 넘는다
괴짜경영으로 잘 알려진 다이소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 전 회장은 "다이소는 5년 안에 망할 것"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어요. 소비자는 급변하고 캔두, 세리야 등 경쟁기업은 맹렬히 추격해오는데 다이소는 변함이 없다며 늘 직원들에게 긴장과 변화를 주문했죠. 일본 내 출점이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천엔이 안되는 낮은 객단가는 다이소가 더욱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다이소가 저가 균일가 매장이 갖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만든 매장이예요.
2021년 3월 26일 시부야역의 상업시설 시부야 마크시티 1층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매장 수는 현재 120개로 늘어났어요(4월 16일 기준).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차별화는 상품구색과 가격부터 시작됩니다.
기존 다이소 매장이 1백엔짜리 상품 중심이라면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3백엔~1천엔 상품을 판매해요. 가격이 올라간 만큼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균일가 매장보다 우수한 제품들을 취급합니다. 취급상품 수는 주방용품, 일상용품, 생활잡화 중심으로 약 2천SKU 정도입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상품 가격대는 3백엔~1천엔이며,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균일가 매장보다 우수한 제품들을 취급합니다.
두 번째 차별화 포인트는 명확한 상품철학입니다.
환경, 지역공헌, 전통공예 등 3가지 요소를 브랜드의 핵심 테마로 삼고, 소비자 삶뿐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브랜드 철학과 함께 세련된 모노톤의 색감, 핵심 기능만 살린 단순한 제품들이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옛날 가마솥 제조법'으로 만든 세탁세제입니다.
제품을 개발한 곳은 일본 노포의 비누 제조업체인데, 말그대로 구식 가마솥의 땔감 제조법으로 순비누를 배합해 만들었어요.
이렇게 순비누를 세탁세제로 사용하면, 합성세제에 비해 세정 및 촉감이 좋고 흡수성도 좋다고 합니다.
일반 합성세제 경우 세정력이 너무 강해 의류의 원단 자체가 가진 성질까지 손상시킬 위험이 있는 반면, 순비누는 원단의 감촉을 해치지 않고 오염을 제거해요.
또 물에 약한 성질이라 바다나 강으로 흘러가면 계면활성 성분이 사라지고 결국 바닷속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환경에도 덜 해롭습니다.
세탁세제를 선택할 때 환경과 효능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제품은 고객들에게 환경, 성능,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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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긴자점 오픈에 맞춰 출시한 '크래프트맨 펜슬(craftsman pencil)'도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상품철학을 잘 대변해주는 제품입니다. 메모와 일정관리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요즘, 좀처럼 연필을 사용할 일이 없죠.
하지만 여전히 연필 특유의 물성과 필기감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합니다.
다이소는 문구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는 도쿄도 가쓰시카구의 요츠기의 한 장인과 일본제 문구류를 개발했어요.
가쓰시카구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장인들이 많이 모인 지역이었지만, 최근 해외의 값싼 제품들에 밀려 업체들이 하나 둘 줄고 있었어요. 다이소가 협업한 곳은 100년 전통의 문구 제조사 '북성연필'입니다.
북성연필은 연필을 제조할 때 나오는 톱밥을 점토나 착화제로 리사이클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스탠다드프로덕트의 상품철학과 결이 맞았어요.
일본산 목재와 인센스 삼나무 심을 사용한 '크래프트맨 펜슬'은 창작자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조금 좋은 것이 계속 좋은 것이다(ちょっといいのが、ずっといい)'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스탠다드 프로덕트 제품은 평범해 보이지만 조금 더 좋아 보이는 제품, 그래서 부담없이 구입해 경험해 볼 수 있고, 경험해 보니 좋아서 고객들이 계속 찾게 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2. 무인양품 고객을 흡수한다
모노톤의 색감과 심플한 디자인, 핵심 기능을 고품질로 구현한 제품 등 스탠다드 프로덕트 매장은 무인양품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다이소의 상품개발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그러면서 매장의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포맷을 연구한 결과였어요. 실제 무인양품 고객과 다이소 고객은 높은 비율로 일치합니다.
지난해 일본 시장조사업체 ID포스가 실제 구매 영수증을 기반으로 무인양품 고객이 가장 즐겨 이용하는 매장을 조사했는데요.
1위가 다이소였어요. 무인양품 고객 74.1%가 다이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번째로 많이 이용하는 매장 역시 100엔숍인 세리아였습니다.
이는 무인양품 포맷과 다이소 포맷이 보완 출점을 통해 매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점을 다이소도 잘 알고 있었고, '자사의 고객을 무인양품으로 보내느니 무인양품스러운 매장을 새로 만들자'라는 결과로 이어진 거죠.
3. 더블-트리플 포맷으로 출점 유연성을 확보한다
다이소산업이 100엔숍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른 포맷을 선보인 것이 스탠다드 프로덕트가 처음은 아닙니다.
2018년 3월 다이소는 '스리피'라는 새로운 매장을 선보였어요.
매장명 스리피(THREEPPY)는 '300엔(Three)'과 '해피한 라이프(HAPPY)'를 합친 것으로 '사랑스럽고, 나다운 생활(Be Pretty and Be Myself)'을 브랜드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론칭 당시 젊은 여성이라는 제한된 층을 타깃으로 삼고, 액세서리, 인테리어, 식기, 패션 잡화 등을 취급했으며, 제품 컬러도 핑크와 민트 같은 트렌디한 색감을 많이 적용했어요.
그러다 022년, 기존의 트렌디한 이미지를 탈피해 가볍고 연한 컬러와 섬세한 디자인으로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 5월에는 300엔숍 '쿠쿠(CouCou)' 34개점을 인수하기도 했어요.
다이소가 2018년 론칭한 300엡숍 ‘스리피’
이렇게 주력업태인 '다이소'부터 300엔 숍 '스리피', 업스케일 생활잡화점 '스탠다드 프로덕트'까지 세 개의 포맷을 구축한 다이소는 최근 상권별로 맞춤식 출점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출점상권의 입지 및 타깃 분석을 통해 세 가지 포맷 중 하나를 선택해 단독 매장으로 선보이거나 두 가지를 결합해 더블 포맷으로 출점하거나 혹은 세 가지를 동시에 출점하는 식이죠.
예를 들어 지난 3월 15일, 미야기현 센다이시 지역에 개점한 복합몰 이온타운 경우 젊은층과 고령층, 가족동반 고객 등 다양한 고객 유형이 방문한다는 점을 반영해 세 개 브랜드를 복합매장으로 구성해 입점했습니다.
이 세 개 브랜드의 결합 방식에 따라 매장면적도 30~1,700평대까지 가능해지기 때문에 더욱 유연한 출점 전략이 가능해집니다.
다이소는 최근 상권별로 맞춤식 출점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1위 수성한 동력은
'두려움의 힘'
다이소의 가장 큰 무기는 슬림하고 빠른 조직, 그리고 자체 상품개발력입니다.
3개 매장 브랜드를 합쳐 다이소가 현재 전개하고 있는 품목 수는 약 7만 6천여 개. 매월 1,600개의 신상품이 입고됩니다.
하지만, 상품본부 소속 인원은 놀랍게도 40여 명에 불과해요.
2021년 4월에 론칭한 온라인쇼핑몰은 폭넓은 구색과 점포 기반 배송을 통해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사 경쟁력을 활용한 새로운 포맷 론칭, 다업태 기반의 유연한 출점 전략과 해외시장 확장 덕분에 2023년 회계연도 기준 다이소산업의 총 매출규모는 전년대비 7.2% 성장한 5,891억엔을 기록했어요.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성장률입니다. 하지만 지속되는 원재료, 물류비, 인건비 상승은 균일가를 지향하는 다이소산업에 위험 요소로 상존하고 있어요.
자료 : statista
주 : 2023년 2월 기준.
창업자인 야노 히로타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8년 다이소산업 대표로 취임한 그의 아들 야노 야스지는 2030년까지 1조엔 매출·1만 점포라는 목표를 공언한 바 있어요.
새로운 대표 취임 이후 다이소산업은 기존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을 쇄신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오랜기간 시장의 선도자리를 유지하면서도 늘 위기감 속에 혁신과 변화를 지속해왔어요.
얼마 전 타계한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는 이를 ‘두려움의 힘’이라고 했죠.
당분간 일본 균일가 시장에서 다이소의 1위 수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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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7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eyyoon@korcham.net)
사진 : 다이소
'100엔숍 다이소'가
'300엔숍'을 확대하는 3가지 이유
얼마 전부터 일본 번화가를 중심으로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라는 매장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외관부터 내부 디자인, 상품 콘셉트까지 언뜻 보면 무인양품을 연상케 하지만, 이 곳은 일본 다이소산업이 새롭게 선보인 포맷입니다. 일본 균일가 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이소가 '스탠다드 프로덕트'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배경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서 다이소가 인기를 끌고 있듯이, 일본에서도 다이소는 국민 매장으로 통해요.
일본 시장분석 업체인 미토리즈(mitoriz)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의 96%가 1년에 한 번 이상, 58%가 한달에 한 번 이상 다이소에서 상품을 구입합니다. 2023년 말 기준 다이소 매장 수는 해외 990개점을 포함해 총 5,350개에 이르죠.
이렇듯 막강한 소매 브랜드 '다이소'를 보유한 다이소산업이 최근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라는 새로운 매장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는데요.
포맷의 특징과 론칭 배경을 세 가지 측면에서 짚어봅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 론칭의 세 가지 배경
1. 차별화를 통해 균일가 한계를 넘는다
괴짜경영으로 잘 알려진 다이소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 전 회장은 "다이소는 5년 안에 망할 것"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어요. 소비자는 급변하고 캔두, 세리야 등 경쟁기업은 맹렬히 추격해오는데 다이소는 변함이 없다며 늘 직원들에게 긴장과 변화를 주문했죠. 일본 내 출점이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천엔이 안되는 낮은 객단가는 다이소가 더욱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다이소가 저가 균일가 매장이 갖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만든 매장이예요.
2021년 3월 26일 시부야역의 상업시설 시부야 마크시티 1층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매장 수는 현재 120개로 늘어났어요(4월 16일 기준).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차별화는 상품구색과 가격부터 시작됩니다.
기존 다이소 매장이 1백엔짜리 상품 중심이라면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3백엔~1천엔 상품을 판매해요. 가격이 올라간 만큼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균일가 매장보다 우수한 제품들을 취급합니다. 취급상품 수는 주방용품, 일상용품, 생활잡화 중심으로 약 2천SKU 정도입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상품 가격대는 3백엔~1천엔이며,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균일가 매장보다 우수한 제품들을 취급합니다.
두 번째 차별화 포인트는 명확한 상품철학입니다.
환경, 지역공헌, 전통공예 등 3가지 요소를 브랜드의 핵심 테마로 삼고, 소비자 삶뿐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브랜드 철학과 함께 세련된 모노톤의 색감, 핵심 기능만 살린 단순한 제품들이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옛날 가마솥 제조법'으로 만든 세탁세제입니다.
제품을 개발한 곳은 일본 노포의 비누 제조업체인데, 말그대로 구식 가마솥의 땔감 제조법으로 순비누를 배합해 만들었어요.
이렇게 순비누를 세탁세제로 사용하면, 합성세제에 비해 세정 및 촉감이 좋고 흡수성도 좋다고 합니다.
일반 합성세제 경우 세정력이 너무 강해 의류의 원단 자체가 가진 성질까지 손상시킬 위험이 있는 반면, 순비누는 원단의 감촉을 해치지 않고 오염을 제거해요.
또 물에 약한 성질이라 바다나 강으로 흘러가면 계면활성 성분이 사라지고 결국 바닷속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환경에도 덜 해롭습니다.
세탁세제를 선택할 때 환경과 효능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제품은 고객들에게 환경, 성능,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긴자점 오픈에 맞춰 출시한 '크래프트맨 펜슬(craftsman pencil)'도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상품철학을 잘 대변해주는 제품입니다. 메모와 일정관리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요즘, 좀처럼 연필을 사용할 일이 없죠.
하지만 여전히 연필 특유의 물성과 필기감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합니다.
다이소는 문구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는 도쿄도 가쓰시카구의 요츠기의 한 장인과 일본제 문구류를 개발했어요.
가쓰시카구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장인들이 많이 모인 지역이었지만, 최근 해외의 값싼 제품들에 밀려 업체들이 하나 둘 줄고 있었어요. 다이소가 협업한 곳은 100년 전통의 문구 제조사 '북성연필'입니다.
북성연필은 연필을 제조할 때 나오는 톱밥을 점토나 착화제로 리사이클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스탠다드프로덕트의 상품철학과 결이 맞았어요.
일본산 목재와 인센스 삼나무 심을 사용한 '크래프트맨 펜슬'은 창작자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조금 좋은 것이 계속 좋은 것이다(ちょっといいのが、ずっといい)'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스탠다드 프로덕트 제품은 평범해 보이지만 조금 더 좋아 보이는 제품, 그래서 부담없이 구입해 경험해 볼 수 있고, 경험해 보니 좋아서 고객들이 계속 찾게 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2. 무인양품 고객을 흡수한다
모노톤의 색감과 심플한 디자인, 핵심 기능을 고품질로 구현한 제품 등 스탠다드 프로덕트 매장은 무인양품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다이소의 상품개발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그러면서 매장의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포맷을 연구한 결과였어요. 실제 무인양품 고객과 다이소 고객은 높은 비율로 일치합니다.
지난해 일본 시장조사업체 ID포스가 실제 구매 영수증을 기반으로 무인양품 고객이 가장 즐겨 이용하는 매장을 조사했는데요.
1위가 다이소였어요. 무인양품 고객 74.1%가 다이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번째로 많이 이용하는 매장 역시 100엔숍인 세리아였습니다.
이는 무인양품 포맷과 다이소 포맷이 보완 출점을 통해 매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점을 다이소도 잘 알고 있었고, '자사의 고객을 무인양품으로 보내느니 무인양품스러운 매장을 새로 만들자'라는 결과로 이어진 거죠.
3. 더블-트리플 포맷으로 출점 유연성을 확보한다
다이소산업이 100엔숍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른 포맷을 선보인 것이 스탠다드 프로덕트가 처음은 아닙니다.
2018년 3월 다이소는 '스리피'라는 새로운 매장을 선보였어요.
매장명 스리피(THREEPPY)는 '300엔(Three)'과 '해피한 라이프(HAPPY)'를 합친 것으로 '사랑스럽고, 나다운 생활(Be Pretty and Be Myself)'을 브랜드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론칭 당시 젊은 여성이라는 제한된 층을 타깃으로 삼고, 액세서리, 인테리어, 식기, 패션 잡화 등을 취급했으며, 제품 컬러도 핑크와 민트 같은 트렌디한 색감을 많이 적용했어요.
그러다 022년, 기존의 트렌디한 이미지를 탈피해 가볍고 연한 컬러와 섬세한 디자인으로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 5월에는 300엔숍 '쿠쿠(CouCou)' 34개점을 인수하기도 했어요.
다이소가 2018년 론칭한 300엡숍 ‘스리피’
이렇게 주력업태인 '다이소'부터 300엔 숍 '스리피', 업스케일 생활잡화점 '스탠다드 프로덕트'까지 세 개의 포맷을 구축한 다이소는 최근 상권별로 맞춤식 출점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출점상권의 입지 및 타깃 분석을 통해 세 가지 포맷 중 하나를 선택해 단독 매장으로 선보이거나 두 가지를 결합해 더블 포맷으로 출점하거나 혹은 세 가지를 동시에 출점하는 식이죠.
예를 들어 지난 3월 15일, 미야기현 센다이시 지역에 개점한 복합몰 이온타운 경우 젊은층과 고령층, 가족동반 고객 등 다양한 고객 유형이 방문한다는 점을 반영해 세 개 브랜드를 복합매장으로 구성해 입점했습니다.
이 세 개 브랜드의 결합 방식에 따라 매장면적도 30~1,700평대까지 가능해지기 때문에 더욱 유연한 출점 전략이 가능해집니다.
다이소는 최근 상권별로 맞춤식 출점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1위 수성한 동력은
'두려움의 힘'
다이소의 가장 큰 무기는 슬림하고 빠른 조직, 그리고 자체 상품개발력입니다.
3개 매장 브랜드를 합쳐 다이소가 현재 전개하고 있는 품목 수는 약 7만 6천여 개. 매월 1,600개의 신상품이 입고됩니다.
하지만, 상품본부 소속 인원은 놀랍게도 40여 명에 불과해요.
2021년 4월에 론칭한 온라인쇼핑몰은 폭넓은 구색과 점포 기반 배송을 통해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사 경쟁력을 활용한 새로운 포맷 론칭, 다업태 기반의 유연한 출점 전략과 해외시장 확장 덕분에 2023년 회계연도 기준 다이소산업의 총 매출규모는 전년대비 7.2% 성장한 5,891억엔을 기록했어요.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성장률입니다. 하지만 지속되는 원재료, 물류비, 인건비 상승은 균일가를 지향하는 다이소산업에 위험 요소로 상존하고 있어요.
자료 : statista
주 : 2023년 2월 기준.
창업자인 야노 히로타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8년 다이소산업 대표로 취임한 그의 아들 야노 야스지는 2030년까지 1조엔 매출·1만 점포라는 목표를 공언한 바 있어요.
새로운 대표 취임 이후 다이소산업은 기존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을 쇄신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오랜기간 시장의 선도자리를 유지하면서도 늘 위기감 속에 혁신과 변화를 지속해왔어요.
얼마 전 타계한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는 이를 ‘두려움의 힘’이라고 했죠.
당분간 일본 균일가 시장에서 다이소의 1위 수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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