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영국 소매기업 막스앤스펜서의 턴어라운드 성공전략

전통 오프라인 기업의 상당수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직면하고도 고객보다 한발....

Strategy영국 소매기업 막스앤스펜서의 턴어라운드 성공전략

2023. 09. 20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추락하던 전통 소매기업
막스앤스펜서는 어떻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나


  • 2019년 이후 매출 역신장, 2021년 적자 기록
  • 전사 차원의 혹독한 Reshape 프로젝트 가동
  • 2022년 매출 18.7% 성장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



전통 오프라인 기업의 상당수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직면하고도 고객보다 한발 늦은 대응으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지금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소매 선진국의 나라인 영국에서도 테스코, 세인즈베리, 아스다, 존루이스 백화점 등 유서 깊은 소매기업들 사이에서 온라인 소매시장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글로벌 이커머스 거인 '아마존'입니다. 

영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국 소매 브랜드인 '막스앤스펜서' 역시 변화를 외면하고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데에만 급급하다 2019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역신장으로 돌아섰습니다. 그 후 코로나 악재까지 덮치며 역신장은 3년간 이어졌고, 2021년에는 적자로 돌아섰죠. 
그런데 2021년을 기점으로 막스앤스펜서는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합니다. 지난달에는 올 상반기 막스앤스펜서의 매출과 이익이 초과 달성되면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뉴스도 보도가 됐어요. 그날 회사 주가는 7%나 뛰었습니다. 

연매출 규모 17조 원에 이르는 이 덩치 큰 레거시 소매기업이 4년 만에 완벽히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1884년에 설립된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는 식품 소매업과 의류 및 가정용품 소매업을 운영하는 전통기업입니다. 우리나라에도 1990년대 후반 진출했다가 조용히 철수한 전례가 있어요.


막스앤스펜서(이하 M&S)는 품질 좋고 가성비 높은 제품들을 판매하며 오랜기간 영국인들의 의식주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영국에서는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은 소매기업입니다. 막스앤스펜서 옷은 '대를 이어 입는 브랜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죠. 
올해 초 시장조사 전문기관 사반타(Savanta)가 영국 소비자 9만 6천 명을 대상으로 소매기업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국 소매기업 중에서는 막스앤스펜서 순위가 4위로 가장 높았어요.
1위는 아마존, 2위 애플, 3위 알디가 차지했고, 테스코는 M&S에 이어 5위를 차지했어요. 


  • 그림 1 : 영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소매기업 순위

자료 : 사반타(Savanta)


3년 연속 매출 역신장, 
코로나 덮치며 적자로 전환 

영국 국민들의 애정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요?
M&S는 디지털 채널로 급격히 이동하는 소비자들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 공식만 답습하는 전형적인 전통기업의 경영 패착을 보여줬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막스앤스펜서는 대규모 매장을 계속 오픈하면서 '매장 확대'가 곧 '성장'이라는 구시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M&S의 강점이었던 의류 부문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을 장악하는 등 뚜렷한 변화가 진행됐지만, 막스앤스펜서는 이러한 징후를 모두 무시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자라(Zara), H&M과 같은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수직통합과 해외소싱을 바탕으로 가격과 디자인 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며 M&S의 점유율을 가져갔습니다.
   
이 모든 행보들이 오만에 따른 오판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 매출 성장률 0~2%대를 오가며 성장이 멈춰버린 막스앤스펜서는 결국 2019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그후로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합니다. 몇 년 간 누적된 실적 악화로 급기야 2021년에는 적자를 기록합니다. 



-10%에서 +18.7%로 급선회한
M&S의 반전

그런데, 이렇듯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강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M&S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경영은 물론 매출이 급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던 2021년 4월~2022년 3월 매출이 전년대비 무려 18.7% 상승했고, 얼마전 발표된 2023년 4월 회계연도 기준 실적에서도 전년대비 9.6% 성장하는 호실적을 거뒀어요.
영업이익도 2021년 6.5%, 2022년 5.3%로 업계 평균보다 양호한 수준입니다. 리스를 제외한 순부채 금액도 2020년 14억 파운드에서 2023 4억 파운드로 줄며, 3년 만에 70%나 감소했어요. 

-10%에서 +18.7%로 일 년 만에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M&S의 원동력은 전사 차원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추진한 '재편/재건(Reshaped)' 프로젝트였습니다. 목표를 향한 강력한 리더십과 냉정한 결단을 바탕으로 전통 가치를 파괴한 매장 혁신과 MD 혁신을 일궈내며 회사 재무 상태를 건전한 구조로 돌려놓았죠.
구체적인 내용을  4가지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2 : 막스앤스펜서 매출 및 성장률 추이

자료 : M&S Annual Report
주 : 각 회계연도 4월 1일 기준




M&S의 4가지 재편 전략


 조직 재편
인력 줄이고 근무 만족도 높였다

턴어라운드를 위한 M&S의 조직 목표는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었어요. 
현재 막스앤스펜서의 최고경영자는 두 명입니다. 지난해 5월 M&S는 경영 건전성 회복에 크게 기여한 전 CEO 스티브 로우(Steve Rowe)를 이을 최고경영자로 스튜어트 마친(Stuart Machin)과 케이티 빅커스태프(Katie Bickerstaffe)를 선임하며, 공동 CEO인 체제로 전환했어요. 대부분 공동 대표 체제는 잡음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당시 영국 소매업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M&S가 비전통적인 경영구조를 도입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마친과 빅커스태프는 그들이 맡은 영역의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이 둘은 전 CEO인 스티브 로우 시기부터 COO로 재임하며 손발을 맞췄던 인물들로 마친은 식품, 빅커스태프는 의류와 디지털 전략을 맡았죠. 
각각의 영역에서 경영 공백이나 방해 요소가 없었기 때문에 전 CEO가 닦아 놓은 기반 위에서 두 CEO는 맡은 분야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었어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원 감축과 운영비 절감은 M&S의 피할 수 없는 숙제였어요. 새로운 경영진들은 인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조직을 재편했죠. 
우선 연간 4억 파운드의 운영비 절감을 목표로, 운영 전반에 기술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매출당 인건비를 10% 낮추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했어요. 특히 매장 근무자 중 중간 관리자급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갔고, 그 결과 2023년 3월말 기준 M&S 인력은 5년 전에 비해 20% 감소했어요. 덕분에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2021년 회계연도 실적에서 직원당 매출 효율은 개선되었습니다.


  • 그림 3 : 막스앤스펜서 직원 수 추이

자료 : M&S Annual Report
주 : 각 회계연도 4월 1일 기준



인원을 줄인 대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진작책들을 폈어요. 창립 이래 가장 큰 예산인 5,700만 파운드를 투입해 매장 직원들의 임금을 시간당 최대 9%까지 인상했어요. 지난해에도 두 차례의 급여 인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장 인력들의 급여는 지난 2년간 20% 이상 오른 셈입니다.
또한 일선 직원들에게도 발언권을 주기 위해 'CEO에게 의견 직접 전달하기(Straight to Stuart)'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새로운 CEO 마친이 도입한 것으로 모든 직원들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채널입니다. 

M&S는 지난 5년간 150여 명의 최고 리더 중 65% 인력을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면서 조직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와 함께 실무급 직원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데이터 중심, 디지털 퍼스트의 방식의 근무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직원 개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운영비 절감과 관련해 M&S는 본사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런던 중심부 워터사이드 하우스에 위치한 22,000㎡ 규모의 본사 사무실이 2028년 계약 만료됨에 따라 CEO 마친은 조직을 더욱 유연하게 가동할 수 있도록 작은 규모의 허브 오피스를 전국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M&S는 일찌감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주 4일 근무제 기반으로 근무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급여 인상과 함께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 최고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안한 새로운 워크라이프 정책의 일환입니다.    


점포망 재편
더 편하고, 더 신선하게

영국 전역에 1천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M&S는 전사 차원의 '재편(Reshape)'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몇 년에 걸쳐 점포망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68개 전통 포맷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고, 대신 신규 출점과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포맷의 식품 매장을 선보이면서 매장 자산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어요. 매장 리뉴얼은 달라진 소비환경에 맞추면서 옴니채널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향에 맞게 진행됐죠.



  • 그림 4 : 막스앤스펜서 연도별 점포수

자료 : Statista
주 : 각 회계연도 4월 1일 기준




M&S는 2022년 말 247개였던 풀라인 매장을 2028년까지 180개로 줄이는 동시에, 기존점들을 최신형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의류와 가정용품까지 취급하는 풀라인 매장은 줄이는 대신 식품 중심의 소형 매장 포맷인 심플리푸드(Simply Food) 매장 수는 104개점을 추가해 총 420개로 늘릴 예정이며, 평균 매장면적도 1,000㎡에서 1,400㎡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 그림 5 : 막스앤스펜서 점포전환 계획

자료 : M&S Annual Report




M&S가 지난 몇 년 간 집중 실시한 매장 리뉴얼 작업에서 중점 둔 부분은 다음 3가지예요. 

첫째, 기존 매장을 지역 내 더 매력적인 장소로 업그레이드 한다. 

둘째, 현재의 3분의 1 정도 수준인 의류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 

셋째, 주차공간이 충분한, 좀 더 넓은 매장에서 더 많은 구색을 갖추고 식료품 장바구니 크기를 늘린다.

이를 위해 전체적으로 의류와 가정용품 판매공간은 줄이고 식품 공간은 늘렸습니다.  
마친 최고경영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좋은 입지에 있는 오프라인 점포들을 골라 미래에 부합하는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최근 리뉴얼한 점포들의 성과가 좋아 점포 전환 작업에 더 속도를 내는 데 확신을 얻었습니다"라고 말했어요.


지난해 12월에 리뉴얼 재개점한 런던 콜니점(London Colney)은 M&S가 오프라인 자산을 어떤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모델점입니다.
현지 스타일에 맞춰 꾸민 새로운 스타일의 푸드홀(식품코너)에는 230석 규모의 M&S카페(Café)를 마련하고, 스시, 카레, 정통 피자와 파스타 코너를 구성했어요.
와인 코너에는 구매 전 4개의 이달의 추천상품(Picks) 샘플을 시음할 수 있는 와인 테스팅 기계도 있죠.

레이아웃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계산대 코너입니다. 콜니점은 매장 이용객들이 계산대에서 가장 많은 불편을 느낀다는 점을 반영해 계산대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더 많은 결제 옵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기존 전통 매장들이 일직선으로 계산대를 설치한 것과 달리 콜니점은 말굽 모양(편자형)의 레이아웃을 적용했어요. 고객은 양 옆으로 갈라진 계산대 중 원하는 줄에 설 수 있어요. 포장 공간도 여유 있게 확보했죠.
리뉴얼 후 콜니점의 판매면적은 감소했지만, 매출은 더 증가했어요.

지난해 12월 신규 개점한 '배터시 푸드홀(Battersea Foodhall)' 매장 역시 다양한 식품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M&S 모바일 스캔앤숍'과 같은 새로운 체크아웃 방식을 포함, 매장 내에서 다양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지난해 12월 리뉴얼 개점한 런던 콜니점(London Colney) 

식품 공간을 확대하고, 셀프계산대 동선은 말발굽 모양의 레이아웃으로 편의성을 높였습니다(사진:M&S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개최한 IR에서 M&S는 멀티채널 이용 고객들이 단일 채널 이용 고객들보다 4배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온라인 주문량의 65%를 매장에서 처리했다고 했어요. M&S의 목표 중 하나는 이렇게 매장과 온라인을 함께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영국에서 가장 편리한 '클릭 앤 콜렉트(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쇼핑행태)' 시스템을 갖추는 거예요. 매장 전환 프로그램이 완료되면 M&S는 영국 전역에 클릭 앤 콜렉트 접점을 600개 이상 확보하게 됩니다. 


역시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M&S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점포를 약 240개 확보했어요.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는 고객들 흐름에 맞춰 마이크로 풀필먼트 점포들은 배송 및 주문 유연성을 확보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매장들은 빠른 반품 처리는 물론, 반품된 물건을 즉시 허브 매장으로 보내 최대한 빨리 매장 재고로 보충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150여 개 매장에 픽업 및 반품을 위한 '클릭앤콜렉트' 키오스크를 설치했어요.

M&S는 매장과 온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 영국에서 가장 편리한 클릭앤콜렉트 접점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사진:M&S 홈페이지). 



③ 식품MD 재편
가격에 투자, 상시 저가 정책

식품에 있어 최근 M&S의 행보는 '혁신'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습니다.
M&S는 2022년 한해(9월 기준) 동안 무려 2,300개의 새로운 식품을 개발했어요.
가격정책에는 이보다 더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죠. 영국은 경기불황과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극도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M&S는 지난 3년간 총 1억 파운드를 가격책정에 투자해 당장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생필품들의 가격을 내렸어요.
변동없는 상시 저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M&S는 과감히 단기성 프로모션과 원플러스 원과 같은 멀티바이 판촉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습니다.


M&S 가격할인 정책의 중심에는 '리막스에이블 밸류(Re-marks-able Value)' 제품군이 있어요. 

2019년부터 적용해온 'Remarksable Value'는 빵, 우유, 쇠고기, 과일, 채소 등 일상에서 소비 빈도가 높은 생필품 위주로 '품질을 보장하는 선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취지의 가격정책입니다.
쉽게 말해 상품의 품질을 낮추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이죠.
이외에도 용량을 키우고 용량대비 가격을 낮춘 '비거팩베터밸류(Bigger Pack Better Value)' 라인과 4인 가족용 밀키트 '패밀리 다인 인 포 4딜(Family Dine In for 4 Deal)' 등 다양한 상품개발과 함께 가격 혜택을 제공합니다. 패밀리 다인 인 포 4딜은 기존의 다인인포투딜(Dine In for Two Deal) 상품을 발전시킨 것으로 팬데믹 이후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반영한 상품입니다. 


M&S의 'Remarksable Value'는 빵, 우유, 쇠고기, 과일, 채소 등 일상에서 소비빈도가 많은 생필품 위주로 '품질을 보장하는 선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취지의 가격정책입니다(사진:M&S 홈페이지).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1년 4월 기준 3%였던 M&S의 영국 내 식료품 시장 내 점유율은 올해 3월 3.6%로 늘었어요. M&S는 향후 5년 내 식료품 시장 점유율을 현재 3.6%에서 4.6%로 넓히는 동시에 영업이익률 4%대 유지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글로벌 소비시장 분석기업 칸타(Kantar)에 따르면 M&S 소형 포맷은 2022년 9월 기준 시장 점유율 9.7%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풀라인 구색의 대형 포맷 경우 점유율 0.7%로 여전히 미미한 상황입니다.

M&S는 '간편식 전문업체', '편의점 전문업체'라는 고객들의 인식을 바꿔 풀라인을 갖춘 대형 포맷으로도 고객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해요. 따라서 이번 식품 재편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 니즈에 부합하는 대형 매장 포맷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M&S가 지향하는 대형 포맷은 슈퍼마켓의 '효율성'을 실현하면서도 재래시장의 '흥과 분위기(soul)'를 제공하는 모습입니다. 


  • 그림 6 : 막스앤스펜서 식품 부문 매출 추이

자료 : M&S Annual Report
주 : 각 회계연도 4월 1일 기준



④ 고객 생태계 재편
생태계 안에 묶는 고객별 '디지털ID' 구축

M&S가 브랜드 전체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는 3천만 명이 넘습니다. 
2015년부터 '스파크(Sparks)'라는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M&S는 올해 초 사업 부문별 회원들을 모두 묶어 스파크 멤버십을 재론칭했어요. 
기존 스파크 충성도 프로그램 회원, M&S닷컴 회원, M&S 신용카드 및 오카도 회원을 모두 결합해 영국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치있는 고객 데이터를 구축하고 M&S 커넥트(Connect) 부서를 발족했어요.
이 통합된 고객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2023년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재구축(Reshape) 계획의 핵심입니다. 

M&S는 고객별 '싱글 디지털 ID'를 구축해 회사가 구축한 생태계 안에서 모든 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사진:M&S 홈페이지).
 

기존 로열티 제도를 운영하던 스파크 팀은 M&S커넥트 부서로 흡수되어 새로운  로열티 제도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앱을 통한 쇼핑 촉진을 도모하는 일을 합니다.     
매장과 온라인, 은행, 서비스 회원들을 모두 묶은 M&S커넥트 부서의 임무는 고객이 M&S 생태계에 머물면서 쇼핑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별로 '싱글 디지털 ID'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2020년 디지털 방식으로 재론칭한 이후 2022년 말 기준 스파크 회원은 1,620만 명이에요. 이 중 390만 명이 앱 사용자였습니다. 
커넥트팀은 향후 2년 안에 앱 회원을 1천만 명으로 늘리고 고객과의 모든 상호 작용을 개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어요. 여기에는 디지털 채널과 매장과의 상호작용도 포함됩니다. 
M&S는 고객들에게 회사가 지향하는 '최고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매장에서 클릭 앤 콜렉트 주문을 받고, 고객에게 푸시알람을 보내 주문한 물건이 언제 준비되기를 원하는지 묻는 것과 같은 사소한 것들이 시작이에요.

앱 안에 강력한 기능도 추가했어요. M&S는 M&S뱅크와 연결해 회원들에게 온라인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500파운드 현금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회원은 디지털 신용계좌를 추가한 뒤 빌릴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유료 회원인 스파크플러스(Sparks Plus)도 테스트 중이에요. 
M&S는 회원들이 앱을 사용할수록 개인화는 점점 고도화되고 이는 평균 구매금액과 쇼핑빈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S는 올해 내 디지털 채널 내 모든 상호작용의 20~25%를 개인맞춤형으로 서비스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12~18개월 내에 50%를 달성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상반기 실적, 
올해 목표치 상향 조정

이런 다양한 혁신의 노력 결과, M&S의 2021년 매출은 18.7% 성장하고 영업이익률도 4.2%로 개선됐어요. 하지만 연이은 대규모 가격 투자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4%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8월 12일까지 19주 동안의 실적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고, 영국 내 의류 및 가정용품 매출도 6% 성장하면서 수익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는 뉴스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100년 넘게 회사를 키워 온 전통적 성공 법칙에 연연하다 역신장, 적자경영이라는 굴욕을 겪고 나서야 분골쇄신 끝에 보기드문 호실적과 함께 다시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매기업으로 돌아온 막스앤스펜서의 행보는 분명 우리나라 전통기업들에게도 교훈을 주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 걸쳐 가열차게 진행된 막스앤스펜서의 혁신 이니셔티브 속에서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힌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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