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만으로는 생존이 불확실한 시대, 돌파구는 무엇일까요?
글로벌 1위 유통기업 월마트 사례를 통해 그 해법을...
2023. 08. 16ㅣ 9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월마트가 매장 밖에서
수익을 만드는 5가지 방법
- 소매매출 정체, 추가 성장 위한 새로운 수익모델 절실
- 광고, 데이터, 로컬 배송 등 B2B 사업 다각화
- 아마존, 소매 외 사업이 매출의 절반 차지
더 이상 상품 판매만으로는 소매업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어요.
치열한 가격경쟁 및 운영비 상승으로 매년 영업이익은 하락하고,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자들은 쇼핑횟수와 구매수량을 줄이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소비재 기업들까지 자사몰(D2C) 확대를 통해 소매 채널 의존도를 줄이면서 소매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아마존(Amazon)은 일찌감치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워왔어요.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소매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도 채 되지 않죠. 이렇게 여러 개 바구니에 나눠 담은 안정된 수익원천을 기반으로 소매사업에 재투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마트(Walmart) 역시 부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B2B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죠. 글로벌 1위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 구조를 들여다 보면 소매업의 미래 생존 전략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주 : 2023년 회계연도 기준(2023년 1월 말)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세계 1위 소매기업은 월마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월마트는 2014년 이래 모든 산업을 통틀어 세계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이에요.
2022년 월마트 전체 수입은 6,113억 달러로 전년보다 6.7% 성장했어요. 2022년 1사분기에 영국과 일본사업을 매각한 사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률입니다. 참고로 아마존은 지난해 5,139억 달러 매출을 올려 인도의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에 이어 세계 매출 순위 3위를 차지했어요.
하지만, 이런 월마트도 이제 부업이 필요한 시대가 됐어요.
- 그림 1 : 월마트 최근 3년간 매출 및 성장률 추이
주 : 2023년 회계연도 기준(2023년 1월 말)
소매시장 정체와 아마존 추격에
고민 깊은 월마트
1962년 샘월튼이 회사를 창업한 이래로 월마트의 최대 강점은 매장이었어요.
한국과 영국, 일본 등에 진출했다 철수한 쓰라린 과거가 있긴 하지만, 월마트는 여전히 전세계 각지에 1만여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월마트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K마트와 시어즈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과 비교해 월마트는 흔들림 없는 강자로 군림해왔죠.
시장조사 기관 마켓 포스 인포메이션(Market Force Information)이 지난 2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 및 생활용품 구입을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유통매장은 월마트였어요. 2위인 크로거(Kroger)와 3위인 알디(Aldi)의 약 두 배 수치입니다.
월마트는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쇼핑장소에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쇼핑장소를 선택할 때 가격과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늘면서 월마트는 앞으로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 그림 2 : 미국 소매자들이 애용하는 식품 소매매장
자료 : Market Force Information (2022년 조사)
하지만 가격과 구색, 배송 편의성을 내세운 이커머스의 공략으로 오프라인 채널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어요.
월마트 역시 수년 전부터 플랫폼 기업들을 사들이고 옴니채널 전략을 본격화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이커머스 공룡기업인 아마존의 무서운 기세는 월마트가 수십 년간 지켜온 소매업 1위 자리를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어요.
이제 단순히 소매업에 머물러서는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즉, 본격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 원천(revenue stream)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생겼어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2030년에 이르면 소매업체들은 전통적인 상품 판매가 아닌 다른 사업에서 이익의 절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 그림 3 : 월마트 오프라인 vs 온라인 매출
월마트가 대부분 매출을 소매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반면, 아마존은 소매 인프라와 기술 결합을 통해 얼마나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는지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기업이죠. AWS(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FBA(풀필먼트 서비스), 광고서비스 영역에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확보하고 있는 아마존은 더 이상 소매기업으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아마존 스스로도 '우리는 이커머스 기업이 아니라 테크기업'이라고 정의합니다.
아마존에 자극받은 월마트 역시 수년 전부터 새로운 사업모델을 착실히 개발해 왔어요.
월마트 차세대 수익모델 5가지
월마트의 새로운 수익원의 동력은 지금까지 월마트가 착실히 쌓아온 거대한 소매자산입니다.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탄탄한 수익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를 장악한 아마존이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돈 좀 벌어볼까' 하는 전략이라면, 월마트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지금까지 월마트가 고객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열심히 키우고 있는 5가지 신 성장동력들을 살펴볼게요.
① 월마트 커넥트 – 광고 서비스
월마트는 2021년 1월, 기존 월마트 미디어 그룹을 확장해 '월마트 커넥트'라는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를 선보였어요.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는 쉽게 말해 광고사업이에요.
소매기업들이 진행하는 광고사업을 리테일 미디어라고 하며, 리테일톡 5호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죠(참고 :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리테일미디어).
아마존이 2012년 자체 광고 플랫폼인 ‘아마존 광고(Amazon Advertising)’를 론칭하면서 리테일미디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어요. 소매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매장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광고 수입을 벌어들였지만, 이커머스의 확장으로 더욱 고도화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리테일 미디어는 더욱 강력한 광고 플랫폼이 됐어요.
특히 코로나19 발발 초기 이커머스 채널 매출이 급증하면서 제조사들의 광고니즈도 증가했고, 소매업체들은 앞다퉈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를 구축하고 광고주를 모시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광고 사업을 하기에 월마트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 가운데 90%가 월마트 매장이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합니다. 주당 1억 5천만 명이 방문하죠. 4,500개 월마트 매장에는 디지털 광고가 가능한 TV스크린과 셀프체크시스템이 설치돼 있어요.
월마트가 광고사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2021년 '세스 댈레어(Seth Dallaire)'를 영입한 사실을 통해 짐작할 수 있어요.
월마트의 부사장 겸 최고 수익 책임자로 합류한 세스 댈레어는 아마존, 인스타카트, 야후, 마이크로 소프트 등 내로라 하는 테크기업마다 영업팀을 이끌었던 인물이에요.
아마존에서는 글로벌 광고 영업 부사장을 맡았었고, 그의 재임시절에 아마존이 광고 사업을 시작했으니 지금의 리테일미디어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현재 월마트에서도 월마트 커넥트, 월마트 플러스, 월마트 데이터 벤처 등 신규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소매 부문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모두 그가 책임지고 있죠. 세스 댈레어는 월마트에 합류하자마자, 광고사업을 원점에서 재구축하고 2,500여 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월마트 광고 플랫폼 명칭은 2014년 월마트 익스체인지(Walmart Exchange)로 시작해 그 후 몇 차례 변경과정을 거쳤어요. 2021년 초 세스 댈레어의 진두지휘 아래 광고 플랫폼 리브랜딩 작업을 실시했고, 사업도 확장했어요.
이러한 움직임 덕분에 월마트 커넥트는 월마트 사업에서 현재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 웹사이트에는 'Sponsored Product' 광고 제품들을 우선 노출시킵니다. 월마트 광고사업은 지난 2분기 30% 성장했어요.
- 매장의 모든 고객 접점이 리테일 미디어의 도구가 됩니다.
월마트 광고 부문은 2022년에 전년 대비 30% 증가한 27억 달러 매출을 올렸어요. 올 1사분기, 2사분기에도 연속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죠. 이는 광고 플랫폼을 '2차 가격 경매 모델(second price auction model)'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인 광고 유치 정책을 핀 덕입니다. 2차 가격 경매 모델은 고객이 제품 카테고리나 키워드 검색을 했을 경우 자사의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광고입찰 경쟁에서 최고가로 낙찰 받았더라도 차순위 낙찰가보다 1페니만 더 지불하는 방식이에요. 광고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시한 금액보다 항상 낮은 가격에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로나19을 기점으로 리테일 미디어는 기업들의 광고 미디어 믹스전략에 필수로 포함되는 채널이 되었습니다.
월마트는 향후 약 4년간 40% 성장이 예상되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 자사 광고 인프라를 더 확대하기 위해 틱톡, 스냅챗, 로쿠, 파이어워크 등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② 월마트 루미네이트 - 데이터 분석 서비스
데이터 수익화 플랫폼인 '월마트 루미네이트(Walmart Luminate)'는 2021년 10월에 출시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어요.
월마트 측에서 구체적인 매출액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22년 2분기 기준 루미네이트 매출이 전분기보다 75%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어요.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월마트 루미네이트 사업은 '월마트 데이터 벤처스(Walmart Data Ventures)'가 맡고 있어요.
월마트 협력사들은 루미네이트 플랫폼을 통해 월마트가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들을 볼 수 있어요. 즉, 데이터 기반의 고객중심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툴을 제공하는 것이 월마트 루미네이트 사업의 핵심입니다.
"Exceed your customer's expectations.
If you do, they'll come back over and over.
Give them what they want - and a little more.”
- 고객의 기대치를 뛰어넘으세요. 그렇게 하면 고객들은 계속 당신을 찾을 겁니다. 늘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조금씩 더 드리세요.
월마트 창업자 샘월튼이 한 말입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겠죠.
뉴스 와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빅데이터 시장은 2029년이 되면 6,555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월마트는 갈수록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자사의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서 사업 기회를 읽었어요.
월마트 루미네이트 서비스는 3가지 모듈로 구성돼 있어요.
변화하는 고객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고객 트렌드 분석 솔루션 '고객행동(Shopper Behavior)', 충성도와 매출 제고에 도움을 주는 채널별 성과분석 솔루션 '채널성과(Channel Performance)',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고객인지(Customer Perception)'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사는 신상품 론칭시 제품 타깃에 맞는 월마트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의 컨셉, 패키지, 가격, 프로모션 등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어요.
월마트 루미네이트는 온라인과 매장에서의 데이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옴니뷰 (Omni-View)'를 지원합니다.
- 월마트 협력사들은 루미네이트 플랫폼을 통해 월마트가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들을 볼 수 있어요
월마트는 무료 접근이 가능한 '루미네이트 베이직'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구독료를 내고 유료 가입 프로그램 차터(Charter)에 가입해야 해요.
월마트는 루미네이트가 협력업체들에게 고객 인사이트를 빠르게 전달하는 에코시스템 일환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월마트 수익 개선에 기여도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인이 가장 애용하는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시장 지표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채널인 건 확실해요.
월마트는 루미네이트와 월마트 커넥트의 결합, 즉 광고 생태계에 데이터를 적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사업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③ WFS - 풀필먼트 서비스
2020년 2월에 론칭한 'WFS(월마트 풀필먼트 서비스)'는 제품 보관부터 주문처리, 포장, 배송, 추적까지 월마트가 구축한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을 판매자들에게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서비스에요.
풀필먼트 서비스는 무려 2006년에 아마존이 처음 시작했고, 아마존에서 꽃을 피웠어요. WFS는 FBA의 월마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WFS를 이용하면 포장부터 배송완료까지(성수기인 9월~1월 제외) 미국 인접 지역 어디든 이틀 만에 배송이 완료됩니다.
월마트는 그동안 판매자 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썼고 그 결과 2022년 가을 기준, 약 20만 셀러가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올렸어요. 2021년 여름과 비교했을 때 약 2배 수준입니다.
물론 200만 개가 넘는 아마존 업체 수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 수준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날로 늘어나고 있는 판매자 풀은 광고, 데이터 사업, 풀필먼트 서비스 등 월마트 차세대 수익원의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아마존 플랫폼 판매자뿐 아니라 타사와 거래하는 업체들에게도 제공하면서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월마트 역시 아마존과 같이 소매사업과는 별도의 사업으로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④ 월마트 플러스 - 멤버십 제도
월마트는 2019년 유료 회원제 '월마트 플러스(Walmart+)'를 도입했어요.
고객들에게 정기 회비를 받는 회원제 운영은 소매업체가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안정적인 접근법입니다.
하지만 접근이 쉽다고 해서 성공률도 높은 것은 아닙니다.
회원제 소매기업의 교과서인 코스트코(Costco)가 연간 3~4만 원의 회비를 받고 제공하는 상품의 품질과 가격이 얼마나 독보적인지, 아마존 유료회원인 프라임(Prime)의 혜택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파격적인 수준인지를 떠올려 보면 가늠이 됩니다.
고객들은 기대 이상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돼야 연회비를 지불합니다.
특정 기업에 회비를 지불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입의 의미를 넘어 고객 스스로 그 회사에 락인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심적인 허들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연 352억 달러(2022년 회계연도 기준) 수익을 회비로 벌어들이고 있는 아마존 수익구조가 월마트는 꽤나 불편하면서도 부러웠을 겁니다. 더욱이 코로나 기간 아마존 구독료 수입은 거의 40%나 늘었죠.
월마트 플러스 이전에도 월마트는 2015년 '쉬핑패스(Shipping pass)'라는 회원제도를 도입했어요.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을 노린 것으로, 연회비 50달러를 내면 3일 이내 배송을 약속하는 무제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였죠.
당시 고객들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결국 2년 후에는 회비를 35달러로 내리고 이틀 이내 무료배송으로 전환하는 등 시행착오를 반복했어요.
그리고 2019년 제대로 세팅된 회원제 월마트 플러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월마트 멤버십 회비 수익은 26억 달러로 전년대비 18% 증가했어요. 2021년에는 회비 수익 증가율이 30%에 육박하기도 했어요.
월마트는 회원가입 안내를 통해 회비 월회비 12.95달러(연 110달러)를 내면 연간 1,3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회원 혜택에는 주문금액 조건없이 무료배송(16만개 제품), 엑손, 모빌 등 제휴 주유소 이용시 1갤런당 10센트 할인, 파라마운트사와 제휴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등이 있고, 처방전과 안경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스팟성 혜택들이 제공돼요.
모든 멤버십은 추가 비용 없이 배우자나 가족용 카드 발급이 가능합니다.
지난 7월, 월마트는 익스피디아 그룹과 제휴를 통해 월마트 플러스 회원을 위한 여행 상품 '월마트 플러스 트래블'을 출시했어요.
월마트 플러스 회원은 90만 개의 숙박시설, 500개 항공사, 100개 이상의 렌터카 회사를 이용할 수 있어요.
회원이 월마트플러스트래블닷컴(WalmartPlusTravel.com)을 통해 여행상품을 예약할 경우 항공 예약금의 2%, 호텔 및 자동차 렌탈비의 5%에 해당하는 현금도 지급합니다. 현금은 여행이 끝나고 30일 후에 회원의 월마트 지갑으로 입금되며,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인출할 수도 있어요.
- 월마트는 플러스 회원을 위한 여행 상품 '월마트 플러스 트래블'을 출시했어요.
최근 소매업에서 10~20%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는 신규 사업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세계 2억 명에 이르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이 현재 아마존 성장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듯이 월마트 역시 회원제 기반의 탄탄한 수익모델 구축을 위해 플러스 회원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⑤ 월마트 고로컬 – 지역기반 배송대행 서비스
월마트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 1만 3천 명의 배송기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월마트 프라이빗 플릿(Walmart Private Fleet)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차량을 이용한 배송기사들도 활용하고 있죠.
이렇게 구축된 배송시스템을 지역 내 다른 사업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고로컬(GoLocal)' 비즈니스입니다.
월마트 배송기사가 월마트 주문상품을 배달하며, 지역 내 다른 사업자들의 물품도 함께 배송하는 방식으로 배송 작업의 밀도를 높여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죠.
고로컬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8월에 시작됐어요. 당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며 배송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업자들에게 월마트 고로컬은 안정적으로 배송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고객사를 늘려 나갔어요.
특히 배송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지 않은 지역의 독립 매장 상인들에게 어필했죠.
론칭 1년만에 배달 건수가 100만 건이 넘었고, 2022년 말 기준, 5천 개 사업자가 넘었습니다.
월마트 고로컬의 첫 번째 소매고객은 홈임프루브먼트 홈디포(Home Depot)였어요.
고로컬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한 월마트의 전략적 행보였죠. 농촌 및 교외지역 배송 비중이 높은 홈디포에게도 윈윈이었어요.
홈디포 고객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가구나 주택보수용품을 주만할 때 배송 옵션에서 월마트 고로컬을 선택하면 당일 또는 다음날 제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월마트는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업체들의 배송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월마트 고로컬 플랫폼은 규모에 상관없이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고, 고객 브랜드가 노출되는 '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방식입니다.
월마트 고로컬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촘촘히 인프라를 구축해 온 배송 인프라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리버리(Express Delivery)가 있기 때문이에요. 월마트는 2020년부터 주문 후 2시간 이내 문앞 배송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 왔어요.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러버리는 미국 전역의 3천 개가 넘는 매장에서 16만 개 품목을 처리하고 미국 인구 70%를 커버합니다.
월마트 고로컬 서비스는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리버리와 동일한 수준의 배송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월마트 고로컬 사업 론칭으로 월마트는 도어대쉬(DoorDash), 인스타카트(Instacart), 우버잇츠(Uber Eats)와도 경쟁구도가 됐어요. 소매-제조-물류의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전통 소매기업에서 테크기업으로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소매업 외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습니다. 월마트가 진입하기 어려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외하더라도 37%가 넘죠.
- 그림 7 : 아마존 매출 구조(2022년 기준)
월마트는 풀필먼트, 회원제, 광고 서비스 등 아마존이 앞서 닦아놓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오프라인 사업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상황인 만큼 월마트와 아마존은 앞으로도 서로의 영역을 벤치마킹하며 소매산업을 넘어 에코시스템 기반의 수익모델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장악에 이어 오프라인 영역을 테스트 중인 아마존과 오프라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월마트의 새로운 대결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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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16ㅣ 9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월마트가 매장 밖에서
수익을 만드는 5가지 방법
더 이상 상품 판매만으로는 소매업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어요.
치열한 가격경쟁 및 운영비 상승으로 매년 영업이익은 하락하고,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자들은 쇼핑횟수와 구매수량을 줄이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소비재 기업들까지 자사몰(D2C) 확대를 통해 소매 채널 의존도를 줄이면서 소매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아마존(Amazon)은 일찌감치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워왔어요.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소매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도 채 되지 않죠. 이렇게 여러 개 바구니에 나눠 담은 안정된 수익원천을 기반으로 소매사업에 재투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마트(Walmart) 역시 부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B2B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죠. 글로벌 1위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 구조를 들여다 보면 소매업의 미래 생존 전략을 읽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세계 1위 소매기업은 월마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월마트는 2014년 이래 모든 산업을 통틀어 세계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이에요.
2022년 월마트 전체 수입은 6,113억 달러로 전년보다 6.7% 성장했어요. 2022년 1사분기에 영국과 일본사업을 매각한 사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률입니다. 참고로 아마존은 지난해 5,139억 달러 매출을 올려 인도의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에 이어 세계 매출 순위 3위를 차지했어요.
하지만, 이런 월마트도 이제 부업이 필요한 시대가 됐어요.
주 : 2023년 회계연도 기준(2023년 1월 말)
소매시장 정체와 아마존 추격에
고민 깊은 월마트
1962년 샘월튼이 회사를 창업한 이래로 월마트의 최대 강점은 매장이었어요.
한국과 영국, 일본 등에 진출했다 철수한 쓰라린 과거가 있긴 하지만, 월마트는 여전히 전세계 각지에 1만여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월마트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K마트와 시어즈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과 비교해 월마트는 흔들림 없는 강자로 군림해왔죠.
시장조사 기관 마켓 포스 인포메이션(Market Force Information)이 지난 2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 및 생활용품 구입을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유통매장은 월마트였어요. 2위인 크로거(Kroger)와 3위인 알디(Aldi)의 약 두 배 수치입니다.
월마트는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쇼핑장소에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쇼핑장소를 선택할 때 가격과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늘면서 월마트는 앞으로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 Market Force Information (2022년 조사)
하지만 가격과 구색, 배송 편의성을 내세운 이커머스의 공략으로 오프라인 채널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어요.
월마트 역시 수년 전부터 플랫폼 기업들을 사들이고 옴니채널 전략을 본격화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이커머스 공룡기업인 아마존의 무서운 기세는 월마트가 수십 년간 지켜온 소매업 1위 자리를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어요.
이제 단순히 소매업에 머물러서는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즉, 본격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 원천(revenue stream)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생겼어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2030년에 이르면 소매업체들은 전통적인 상품 판매가 아닌 다른 사업에서 이익의 절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월마트가 대부분 매출을 소매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반면, 아마존은 소매 인프라와 기술 결합을 통해 얼마나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는지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기업이죠. AWS(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FBA(풀필먼트 서비스), 광고서비스 영역에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확보하고 있는 아마존은 더 이상 소매기업으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아마존 스스로도 '우리는 이커머스 기업이 아니라 테크기업'이라고 정의합니다.
아마존에 자극받은 월마트 역시 수년 전부터 새로운 사업모델을 착실히 개발해 왔어요.
월마트 차세대 수익모델 5가지
월마트의 새로운 수익원의 동력은 지금까지 월마트가 착실히 쌓아온 거대한 소매자산입니다.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탄탄한 수익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를 장악한 아마존이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돈 좀 벌어볼까' 하는 전략이라면, 월마트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지금까지 월마트가 고객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열심히 키우고 있는 5가지 신 성장동력들을 살펴볼게요.
① 월마트 커넥트 – 광고 서비스
월마트는 2021년 1월, 기존 월마트 미디어 그룹을 확장해 '월마트 커넥트'라는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를 선보였어요.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는 쉽게 말해 광고사업이에요.
소매기업들이 진행하는 광고사업을 리테일 미디어라고 하며, 리테일톡 5호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죠(참고 :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리테일미디어).
아마존이 2012년 자체 광고 플랫폼인 ‘아마존 광고(Amazon Advertising)’를 론칭하면서 리테일미디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어요. 소매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매장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광고 수입을 벌어들였지만, 이커머스의 확장으로 더욱 고도화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리테일 미디어는 더욱 강력한 광고 플랫폼이 됐어요.
특히 코로나19 발발 초기 이커머스 채널 매출이 급증하면서 제조사들의 광고니즈도 증가했고, 소매업체들은 앞다퉈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를 구축하고 광고주를 모시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광고 사업을 하기에 월마트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 가운데 90%가 월마트 매장이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합니다. 주당 1억 5천만 명이 방문하죠. 4,500개 월마트 매장에는 디지털 광고가 가능한 TV스크린과 셀프체크시스템이 설치돼 있어요.
월마트가 광고사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2021년 '세스 댈레어(Seth Dallaire)'를 영입한 사실을 통해 짐작할 수 있어요.
월마트의 부사장 겸 최고 수익 책임자로 합류한 세스 댈레어는 아마존, 인스타카트, 야후, 마이크로 소프트 등 내로라 하는 테크기업마다 영업팀을 이끌었던 인물이에요.
아마존에서는 글로벌 광고 영업 부사장을 맡았었고, 그의 재임시절에 아마존이 광고 사업을 시작했으니 지금의 리테일미디어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현재 월마트에서도 월마트 커넥트, 월마트 플러스, 월마트 데이터 벤처 등 신규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소매 부문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모두 그가 책임지고 있죠. 세스 댈레어는 월마트에 합류하자마자, 광고사업을 원점에서 재구축하고 2,500여 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월마트 광고 플랫폼 명칭은 2014년 월마트 익스체인지(Walmart Exchange)로 시작해 그 후 몇 차례 변경과정을 거쳤어요. 2021년 초 세스 댈레어의 진두지휘 아래 광고 플랫폼 리브랜딩 작업을 실시했고, 사업도 확장했어요.
이러한 움직임 덕분에 월마트 커넥트는 월마트 사업에서 현재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월마트 광고 부문은 2022년에 전년 대비 30% 증가한 27억 달러 매출을 올렸어요. 올 1사분기, 2사분기에도 연속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죠. 이는 광고 플랫폼을 '2차 가격 경매 모델(second price auction model)'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인 광고 유치 정책을 핀 덕입니다. 2차 가격 경매 모델은 고객이 제품 카테고리나 키워드 검색을 했을 경우 자사의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광고입찰 경쟁에서 최고가로 낙찰 받았더라도 차순위 낙찰가보다 1페니만 더 지불하는 방식이에요. 광고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시한 금액보다 항상 낮은 가격에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로나19을 기점으로 리테일 미디어는 기업들의 광고 미디어 믹스전략에 필수로 포함되는 채널이 되었습니다.
월마트는 향후 약 4년간 40% 성장이 예상되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 자사 광고 인프라를 더 확대하기 위해 틱톡, 스냅챗, 로쿠, 파이어워크 등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② 월마트 루미네이트 - 데이터 분석 서비스
데이터 수익화 플랫폼인 '월마트 루미네이트(Walmart Luminate)'는 2021년 10월에 출시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어요.
월마트 측에서 구체적인 매출액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22년 2분기 기준 루미네이트 매출이 전분기보다 75%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어요.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월마트 루미네이트 사업은 '월마트 데이터 벤처스(Walmart Data Ventures)'가 맡고 있어요.
월마트 협력사들은 루미네이트 플랫폼을 통해 월마트가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들을 볼 수 있어요. 즉, 데이터 기반의 고객중심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툴을 제공하는 것이 월마트 루미네이트 사업의 핵심입니다.
"Exceed your customer's expectations.
If you do, they'll come back over and over.
Give them what they want - and a little more.”
- 고객의 기대치를 뛰어넘으세요. 그렇게 하면 고객들은 계속 당신을 찾을 겁니다. 늘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조금씩 더 드리세요.
월마트 창업자 샘월튼이 한 말입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겠죠.
뉴스 와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빅데이터 시장은 2029년이 되면 6,555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월마트는 갈수록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자사의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서 사업 기회를 읽었어요.
월마트 루미네이트 서비스는 3가지 모듈로 구성돼 있어요.
변화하는 고객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고객 트렌드 분석 솔루션 '고객행동(Shopper Behavior)', 충성도와 매출 제고에 도움을 주는 채널별 성과분석 솔루션 '채널성과(Channel Performance)',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고객인지(Customer Perception)'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사는 신상품 론칭시 제품 타깃에 맞는 월마트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의 컨셉, 패키지, 가격, 프로모션 등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어요.
월마트 루미네이트는 온라인과 매장에서의 데이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옴니뷰 (Omni-View)'를 지원합니다.
월마트는 무료 접근이 가능한 '루미네이트 베이직'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구독료를 내고 유료 가입 프로그램 차터(Charter)에 가입해야 해요.
월마트는 루미네이트가 협력업체들에게 고객 인사이트를 빠르게 전달하는 에코시스템 일환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월마트 수익 개선에 기여도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인이 가장 애용하는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시장 지표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채널인 건 확실해요.
월마트는 루미네이트와 월마트 커넥트의 결합, 즉 광고 생태계에 데이터를 적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사업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③ WFS - 풀필먼트 서비스
2020년 2월에 론칭한 'WFS(월마트 풀필먼트 서비스)'는 제품 보관부터 주문처리, 포장, 배송, 추적까지 월마트가 구축한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을 판매자들에게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서비스에요.
풀필먼트 서비스는 무려 2006년에 아마존이 처음 시작했고, 아마존에서 꽃을 피웠어요. WFS는 FBA의 월마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WFS를 이용하면 포장부터 배송완료까지(성수기인 9월~1월 제외) 미국 인접 지역 어디든 이틀 만에 배송이 완료됩니다.
월마트는 그동안 판매자 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썼고 그 결과 2022년 가을 기준, 약 20만 셀러가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올렸어요. 2021년 여름과 비교했을 때 약 2배 수준입니다.
물론 200만 개가 넘는 아마존 업체 수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 수준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날로 늘어나고 있는 판매자 풀은 광고, 데이터 사업, 풀필먼트 서비스 등 월마트 차세대 수익원의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아마존 플랫폼 판매자뿐 아니라 타사와 거래하는 업체들에게도 제공하면서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월마트 역시 아마존과 같이 소매사업과는 별도의 사업으로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④ 월마트 플러스 - 멤버십 제도
월마트는 2019년 유료 회원제 '월마트 플러스(Walmart+)'를 도입했어요.
고객들에게 정기 회비를 받는 회원제 운영은 소매업체가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안정적인 접근법입니다.
하지만 접근이 쉽다고 해서 성공률도 높은 것은 아닙니다.
회원제 소매기업의 교과서인 코스트코(Costco)가 연간 3~4만 원의 회비를 받고 제공하는 상품의 품질과 가격이 얼마나 독보적인지, 아마존 유료회원인 프라임(Prime)의 혜택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파격적인 수준인지를 떠올려 보면 가늠이 됩니다.
고객들은 기대 이상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돼야 연회비를 지불합니다.
특정 기업에 회비를 지불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입의 의미를 넘어 고객 스스로 그 회사에 락인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심적인 허들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연 352억 달러(2022년 회계연도 기준) 수익을 회비로 벌어들이고 있는 아마존 수익구조가 월마트는 꽤나 불편하면서도 부러웠을 겁니다. 더욱이 코로나 기간 아마존 구독료 수입은 거의 40%나 늘었죠.
월마트 플러스 이전에도 월마트는 2015년 '쉬핑패스(Shipping pass)'라는 회원제도를 도입했어요.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을 노린 것으로, 연회비 50달러를 내면 3일 이내 배송을 약속하는 무제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였죠.
당시 고객들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결국 2년 후에는 회비를 35달러로 내리고 이틀 이내 무료배송으로 전환하는 등 시행착오를 반복했어요.
그리고 2019년 제대로 세팅된 회원제 월마트 플러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월마트 멤버십 회비 수익은 26억 달러로 전년대비 18% 증가했어요. 2021년에는 회비 수익 증가율이 30%에 육박하기도 했어요.
월마트는 회원가입 안내를 통해 회비 월회비 12.95달러(연 110달러)를 내면 연간 1,3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회원 혜택에는 주문금액 조건없이 무료배송(16만개 제품), 엑손, 모빌 등 제휴 주유소 이용시 1갤런당 10센트 할인, 파라마운트사와 제휴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등이 있고, 처방전과 안경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스팟성 혜택들이 제공돼요.
모든 멤버십은 추가 비용 없이 배우자나 가족용 카드 발급이 가능합니다.
지난 7월, 월마트는 익스피디아 그룹과 제휴를 통해 월마트 플러스 회원을 위한 여행 상품 '월마트 플러스 트래블'을 출시했어요.
월마트 플러스 회원은 90만 개의 숙박시설, 500개 항공사, 100개 이상의 렌터카 회사를 이용할 수 있어요.
회원이 월마트플러스트래블닷컴(WalmartPlusTravel.com)을 통해 여행상품을 예약할 경우 항공 예약금의 2%, 호텔 및 자동차 렌탈비의 5%에 해당하는 현금도 지급합니다. 현금은 여행이 끝나고 30일 후에 회원의 월마트 지갑으로 입금되며,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인출할 수도 있어요.
최근 소매업에서 10~20%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는 신규 사업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세계 2억 명에 이르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이 현재 아마존 성장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듯이 월마트 역시 회원제 기반의 탄탄한 수익모델 구축을 위해 플러스 회원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⑤ 월마트 고로컬 – 지역기반 배송대행 서비스
월마트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 1만 3천 명의 배송기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월마트 프라이빗 플릿(Walmart Private Fleet)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차량을 이용한 배송기사들도 활용하고 있죠.
이렇게 구축된 배송시스템을 지역 내 다른 사업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고로컬(GoLocal)' 비즈니스입니다.
월마트 배송기사가 월마트 주문상품을 배달하며, 지역 내 다른 사업자들의 물품도 함께 배송하는 방식으로 배송 작업의 밀도를 높여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죠.
고로컬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8월에 시작됐어요. 당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며 배송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업자들에게 월마트 고로컬은 안정적으로 배송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고객사를 늘려 나갔어요.
특히 배송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지 않은 지역의 독립 매장 상인들에게 어필했죠.
론칭 1년만에 배달 건수가 100만 건이 넘었고, 2022년 말 기준, 5천 개 사업자가 넘었습니다.
월마트 고로컬의 첫 번째 소매고객은 홈임프루브먼트 홈디포(Home Depot)였어요.
고로컬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한 월마트의 전략적 행보였죠. 농촌 및 교외지역 배송 비중이 높은 홈디포에게도 윈윈이었어요.
홈디포 고객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가구나 주택보수용품을 주만할 때 배송 옵션에서 월마트 고로컬을 선택하면 당일 또는 다음날 제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월마트 고로컬 플랫폼은 규모에 상관없이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고, 고객 브랜드가 노출되는 '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방식입니다.
월마트 고로컬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촘촘히 인프라를 구축해 온 배송 인프라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리버리(Express Delivery)가 있기 때문이에요. 월마트는 2020년부터 주문 후 2시간 이내 문앞 배송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 왔어요.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러버리는 미국 전역의 3천 개가 넘는 매장에서 16만 개 품목을 처리하고 미국 인구 70%를 커버합니다.
월마트 고로컬 서비스는 월마트 익스프레스 딜리버리와 동일한 수준의 배송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월마트 고로컬 사업 론칭으로 월마트는 도어대쉬(DoorDash), 인스타카트(Instacart), 우버잇츠(Uber Eats)와도 경쟁구도가 됐어요. 소매-제조-물류의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전통 소매기업에서 테크기업으로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소매업 외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습니다. 월마트가 진입하기 어려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외하더라도 37%가 넘죠.
월마트는 풀필먼트, 회원제, 광고 서비스 등 아마존이 앞서 닦아놓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오프라인 사업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상황인 만큼 월마트와 아마존은 앞으로도 서로의 영역을 벤치마킹하며 소매산업을 넘어 에코시스템 기반의 수익모델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장악에 이어 오프라인 영역을 테스트 중인 아마존과 오프라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월마트의 새로운 대결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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