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이 주최한 유통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경영학과 김병규 교수가 불황기 극복을 위한 유통업계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요.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드립니다.......

Strategy | 불황기 극복을 위한 유통업계 성공전략 |
2025. 3. 12ㅣ 3 min read
정리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스파이크' 일으킬
'브랜드에센스'를 구축하라

- '경제위기' 아닌 '경쟁력 위기의 시대'
- '선망집단' 타깃으로 '스파이크' 효과 노려라
지난 3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이 주최한 유통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경영학과 김병규 교수가 '불황기 극복을 위한 유통업계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요.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드립니다.
거시경제학 관점에서 '불황'이라고 진단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의견은 학자마다 시각이 다양한데 '경기침체가 아닌 경기확장 국면'이라고 진단하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현재 경기상황이 위축 국면인지 확장 국면인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학자도 있습니다. 경기 사이클을 기준으로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현대 경제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실제 최근 유통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올리브영 같은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리브영뿐 아니라 소위 '올다아무'라 불리는 다이소, 아트박스, 무신사 역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경기침체나 불황 등 거시적 관점의 위기 시대라기보다 '경쟁력 위기의 시대'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특히 산업 구조가 바뀌고 시장이 달라졌는데도 기존의 성공 방정식이나 마케팅 방식 혹은 조직 구조를 고집하고 있는 기업들은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는 시대죠.
경쟁력 위기의 시대,
브랜드에 가치 부여해야
지금은 같은 경쟁력 위기 시대에 유효한 유통의 성공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가치 부여'라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재화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발생시키는 능력, 이 가치 부여 능력이 지금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의 가치는 '품질'과 '성능'이었습니다. 품질이나 성능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죠. 하지만 지금 잘 팔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품질이나 성능이 월등해서 더 비싸게, 더 잘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례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프라이탁(FREITAG)'은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입니다. 버려지는 재료들로 만들지만 판매가가 30만 원대이고, 매년 30만 개 이상이 팔립니다. 캠핑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peak) 역시 의자 하나가 30만 원대, 머그컵 하나가 5만 원대 고가이지만 캠핑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이들 브랜드처럼 어떻게 하면 같은 제품, 같은 서비스, 같은 공간에 더 큰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마케팅 시대에서 브랜딩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실제 요즘 신생 기업들은 기존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브랜드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합니다. 다른 기업과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떻게 가치를 만들지에 대해 처음부터 고민을 하죠.
마케팅이 단기 매출을 중시한다면, 브랜딩은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익률을 높이는 데 더 주력합니다. 가치를 만들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죠. 그리고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SKU를 급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취급 품목 수가 늘어날수록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선망집단' 타깃으로 '스파이크'를 일으켜라
다이소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이 성장의 이유라면 싸게 파는 모든 채널이 성장해야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이소의 성공 요인은 따로 있어요.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젊은층인데 이들이 쇼핑할 만한 오프라인 채널이 지금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그 빈 자리를 다이소가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소는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젊은층이 이용하는 '힙한' 공간으로 이미지가 형성됐죠.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브랜딩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트레이더 조(Trader Joe's)'라는 미국의 슈퍼마켓입니다. 취급 제품의 80%가 PB 제품이죠.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질이 월등히 좋은 편이 아니지만 미국 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늘 1위를 차지하고, 단위면적당 매출도 가장 높은 기업, 즉 팬이 많은 기업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초기에 해당 브랜드에 열광하는 특정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저는 그 집단을 '선망성 집단'이라고 부릅니다. 사회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닮고 싶어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집단을 '선망성 집단'이라고 하는데요. 이 선망성 집단에서 가장 먼저 강력한 팬층이 형성되면 나머지가 따라가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스파이크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특정 집단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발생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스파이크 이론의 핵심입니다.

지금은 '스파이크 이론'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이며, 실제로 많은 인디 브랜드들이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부여하고 브랜드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장 환경에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이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브랜드에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고, 선망성 집단을 공략하여 강력한 스파이크를 만드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2025. 3. 12ㅣ 3 min read
정리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스파이크' 일으킬
'브랜드에센스'를 구축하라
지난 3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이 주최한 유통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경영학과 김병규 교수가 '불황기 극복을 위한 유통업계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요.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드립니다.
거시경제학 관점에서 '불황'이라고 진단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의견은 학자마다 시각이 다양한데 '경기침체가 아닌 경기확장 국면'이라고 진단하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현재 경기상황이 위축 국면인지 확장 국면인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학자도 있습니다. 경기 사이클을 기준으로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현대 경제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실제 최근 유통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올리브영 같은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리브영뿐 아니라 소위 '올다아무'라 불리는 다이소, 아트박스, 무신사 역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경기침체나 불황 등 거시적 관점의 위기 시대라기보다 '경쟁력 위기의 시대'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특히 산업 구조가 바뀌고 시장이 달라졌는데도 기존의 성공 방정식이나 마케팅 방식 혹은 조직 구조를 고집하고 있는 기업들은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는 시대죠.
경쟁력 위기의 시대,
브랜드에 가치 부여해야
지금은 같은 경쟁력 위기 시대에 유효한 유통의 성공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가치 부여'라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재화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발생시키는 능력, 이 가치 부여 능력이 지금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의 가치는 '품질'과 '성능'이었습니다. 품질이나 성능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죠. 하지만 지금 잘 팔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품질이나 성능이 월등해서 더 비싸게, 더 잘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례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프라이탁(FREITAG)'은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입니다. 버려지는 재료들로 만들지만 판매가가 30만 원대이고, 매년 30만 개 이상이 팔립니다. 캠핑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peak) 역시 의자 하나가 30만 원대, 머그컵 하나가 5만 원대 고가이지만 캠핑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이들 브랜드처럼 어떻게 하면 같은 제품, 같은 서비스, 같은 공간에 더 큰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마케팅 시대에서 브랜딩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실제 요즘 신생 기업들은 기존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브랜드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합니다. 다른 기업과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떻게 가치를 만들지에 대해 처음부터 고민을 하죠.
마케팅이 단기 매출을 중시한다면, 브랜딩은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익률을 높이는 데 더 주력합니다. 가치를 만들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죠. 그리고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SKU를 급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취급 품목 수가 늘어날수록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선망집단' 타깃으로 '스파이크'를 일으켜라
다이소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이 성장의 이유라면 싸게 파는 모든 채널이 성장해야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이소의 성공 요인은 따로 있어요.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젊은층인데 이들이 쇼핑할 만한 오프라인 채널이 지금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그 빈 자리를 다이소가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소는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젊은층이 이용하는 '힙한' 공간으로 이미지가 형성됐죠.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브랜딩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트레이더 조(Trader Joe's)'라는 미국의 슈퍼마켓입니다. 취급 제품의 80%가 PB 제품이죠.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질이 월등히 좋은 편이 아니지만 미국 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늘 1위를 차지하고, 단위면적당 매출도 가장 높은 기업, 즉 팬이 많은 기업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초기에 해당 브랜드에 열광하는 특정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저는 그 집단을 '선망성 집단'이라고 부릅니다. 사회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닮고 싶어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집단을 '선망성 집단'이라고 하는데요. 이 선망성 집단에서 가장 먼저 강력한 팬층이 형성되면 나머지가 따라가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스파이크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특정 집단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발생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스파이크 이론의 핵심입니다.
지금은 '스파이크 이론'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이며, 실제로 많은 인디 브랜드들이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부여하고 브랜드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장 환경에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이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브랜드에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고, 선망성 집단을 공략하여 강력한 스파이크를 만드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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