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6ㅣ 3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eyyoon@korcham.net)
사진 : 무인양품
무인양품이 나무로 매장을 만든 이유

- 지난 9월, 목조 매장 1, 2호점 연이어 개점
- 자체 에너지로 100% 충당하는 친환경 건물
- 쇠퇴하는 일본 임업 활성화에 기여
본질에 집중하며 제품에 로고나 브랜드명도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무인양품'이 지난 9월, 목조 매장 두 곳을 연이어 선보였어요. 이 두 개 점포는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자체 충당하는 친환경 건물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개점한 무인양품 목조 매장 1호점 카라츠점.
나무로 짓고 자체 에너지로
100% 충당하는 친환경 건물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양품계획'이 지난 9월 6일과 27일, 목조 매장 1호점과 2호점을 연달아 개점했습니다. 1호점은 사가현 카라츠시, 2호점은 오이타현 히타시에 각각 위치해 있는데요. 일본산 삼나무로 지은 건물 외관부터 따뜻하고 환경 친화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카라츠점과 히타점은 양품계획 그룹 내 주택건물 회사인 '무지하우스(MUJI HOUSE)'가 설계했어요. 건물 설계시 내진 성능이 뛰어난 'SE(Super Engineering) 구조법'을 적용하고,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접목해 두 개점 모두 'ZEB(Zero Energy Building)' 인증을 받았습니다.
ZEB는 친환경 건축물을 의미하는 넷제로에너지빌딩(Net Zero Energy Building)의 약자입니다. 일본 ZEB 인증은 모두 네 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ZEB'는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자체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최고 등급을 의미해요.
양품계획 측은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공조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를 활용해 1000% 에너지 자립형 매장을 만들었다"고 밝혔어요.
가라쓰점의 매장면적은 약 1,971㎡, 히타점은 약 2,133㎡. 모두 2천㎡ 내외의 규모인데요. 이 정도로 큰 건물이 ZEB 인증을 받은 사례는 일본에서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매장 내부 집기도 목재를 활용했습니다.

지역민들이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어요.
이번에 개점한 두 개의 목조 매장은 자재 제조부터 시공, 수리,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 전체에서 CO2 배출량을 기존 철골 구조의 무인양품 매장보다 35% 줄일 수 있었습니다.
목조 건물인 만큼 철골 구조를 택한 건물에 비해 매장 내부 기둥이 굵고 기둥 간 간격도 좁은 편이지만, 매장 내 진열대 역시 모두 목재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매우 조화롭고 안정적인 내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목재 기둥을 진열 및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고 있어요.
수요 줄어 쇠퇴하는
일본 임업 살리기
'무인양품(Muji)'은 1980년 일본 유통업체 세이유의 PB(Private Brand)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무인양품은 불필요한 요소들은 제거하고, 제품의 본질에 집중합니다. 좋은 소재, 철저한 공정, 포장 간소화 3가지 기본원칙을 고수하면서 제품에 로고나 브랜드 이름도 드러내지 않습니다. 고객이 제품 자체의 가치만으로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 무인양품의 기본 철학이죠.
지금은 유사한 철학을 내세우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무인양품의 이러한 철학은 전세계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최근 매출도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무인양품이 소매업에 진출하며 1호점을 선보인 것이 1983년. 무인양품은 상품제조의 철학을 매장에도 반영했습니다. 매장을 지을 때 나무나 철, 흙, 돌 등 천연자재를 사용하고, 폐자재를 가구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추구했죠. 이번에 개점한 두 개의 목조 매장도 이러한 무인양품 철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림 1. 양품계획 연도별 매출 및 성장률 | 그림 2. 양품계획 연도별 점포 수 및 성장률
 |
무인양품이 목조 매장을 설립한 또 다른 이유는 점차 쇠퇴해 가는 일본의 임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예요. 일본산 목재 수요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업계 종사자들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방치되는 숲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일본 임업계의 오랜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어요.
양품계획은 앞으로 매장과 주택을 지을 때 일본산 목재 사용을 늘려 '나무 심기, 기르기, 목재 사용, 지속적 관리 및 벌목, 적절한 사용'이라는 지속 가능한 '산림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일본 농림수산성과 목재 사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고, 2028년 3월 말까지 5년간 1만㎡의 일본 목재를 사용해 매년 5개의 목조 매장을 만들겠다고 밝혔어요.
그 출발선을 카라츠점과 히타점이 성공적으로 끊었습니다.
2024. 10. 16ㅣ 3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eyyoon@korcham.net)
사진 : 무인양품
무인양품이 나무로 매장을 만든 이유
본질에 집중하며 제품에 로고나 브랜드명도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무인양품'이 지난 9월, 목조 매장 두 곳을 연이어 선보였어요. 이 두 개 점포는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자체 충당하는 친환경 건물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개점한 무인양품 목조 매장 1호점 카라츠점.
나무로 짓고 자체 에너지로
100% 충당하는 친환경 건물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양품계획'이 지난 9월 6일과 27일, 목조 매장 1호점과 2호점을 연달아 개점했습니다. 1호점은 사가현 카라츠시, 2호점은 오이타현 히타시에 각각 위치해 있는데요. 일본산 삼나무로 지은 건물 외관부터 따뜻하고 환경 친화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카라츠점과 히타점은 양품계획 그룹 내 주택건물 회사인 '무지하우스(MUJI HOUSE)'가 설계했어요. 건물 설계시 내진 성능이 뛰어난 'SE(Super Engineering) 구조법'을 적용하고,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접목해 두 개점 모두 'ZEB(Zero Energy Building)' 인증을 받았습니다.
ZEB는 친환경 건축물을 의미하는 넷제로에너지빌딩(Net Zero Energy Building)의 약자입니다. 일본 ZEB 인증은 모두 네 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ZEB'는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자체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최고 등급을 의미해요.
양품계획 측은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공조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를 활용해 1000% 에너지 자립형 매장을 만들었다"고 밝혔어요.
가라쓰점의 매장면적은 약 1,971㎡, 히타점은 약 2,133㎡. 모두 2천㎡ 내외의 규모인데요. 이 정도로 큰 건물이 ZEB 인증을 받은 사례는 일본에서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매장 내부 집기도 목재를 활용했습니다.
지역민들이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어요.
이번에 개점한 두 개의 목조 매장은 자재 제조부터 시공, 수리,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 전체에서 CO2 배출량을 기존 철골 구조의 무인양품 매장보다 35% 줄일 수 있었습니다.
목조 건물인 만큼 철골 구조를 택한 건물에 비해 매장 내부 기둥이 굵고 기둥 간 간격도 좁은 편이지만, 매장 내 진열대 역시 모두 목재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매우 조화롭고 안정적인 내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목재 기둥을 진열 및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고 있어요.
수요 줄어 쇠퇴하는
일본 임업 살리기
'무인양품(Muji)'은 1980년 일본 유통업체 세이유의 PB(Private Brand)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무인양품은 불필요한 요소들은 제거하고, 제품의 본질에 집중합니다. 좋은 소재, 철저한 공정, 포장 간소화 3가지 기본원칙을 고수하면서 제품에 로고나 브랜드 이름도 드러내지 않습니다. 고객이 제품 자체의 가치만으로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 무인양품의 기본 철학이죠.
지금은 유사한 철학을 내세우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무인양품의 이러한 철학은 전세계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최근 매출도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무인양품이 소매업에 진출하며 1호점을 선보인 것이 1983년. 무인양품은 상품제조의 철학을 매장에도 반영했습니다. 매장을 지을 때 나무나 철, 흙, 돌 등 천연자재를 사용하고, 폐자재를 가구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추구했죠. 이번에 개점한 두 개의 목조 매장도 이러한 무인양품 철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림 1. 양품계획 연도별 매출 및 성장률
그림 2. 양품계획 연도별 점포 수 및 성장률

무인양품이 목조 매장을 설립한 또 다른 이유는 점차 쇠퇴해 가는 일본의 임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예요. 일본산 목재 수요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업계 종사자들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방치되는 숲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일본 임업계의 오랜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어요.
양품계획은 앞으로 매장과 주택을 지을 때 일본산 목재 사용을 늘려 '나무 심기, 기르기, 목재 사용, 지속적 관리 및 벌목, 적절한 사용'이라는 지속 가능한 '산림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일본 농림수산성과 목재 사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고, 2028년 3월 말까지 5년간 1만㎡의 일본 목재를 사용해 매년 5개의 목조 매장을 만들겠다고 밝혔어요.
그 출발선을 카라츠점과 히타점이 성공적으로 끊었습니다.
ⓒ Retail Talk
리테일톡에 게재된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리테일톡과 콘텐츠 제휴사에 있습니다.
무단복제와 무단전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