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 GMS인 이토요카도뿐 아니라 로프트, 아카짱혼포의 자원까지 활용, 훼미리층과 고령자까지 흡수할...
Store | 일본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포맷 'SIP' |
2024. 03. 27ㅣ 7 min read
글 : 권윤정 일본유통 전문기자
제철생선부터 아기분유까지...
슈퍼마켓을 완벽히 대체하는
세븐일레븐의 ‘SIP’ 포맷
- 세븐&아이홀딩스 그룹사 MD 총집결
- 기존점 대비 면적 1.8배, 카운터도 대폭 확대
- 고령층, 주부 등 모든 고객층 확보가 목표
일본 편의점 시장 1위 기업 ‘세븐일레븐’이 지난 2월 29일 ‘SIP’ 포맷이라는 새로운 컨셉 스토어를 선보였습니다.
SIP는 세븐일레븐이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맷인데요.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일본 편의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세븐일레븐이 제시한 해법은 무엇일까요?
권윤정 일본유통 전문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달해 드립니다.
시대상 변화 반영한
슈퍼+편의점+생활용품점 포맷
“곧 일본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인 시기가 온다. 이들은 자녀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의무로부터 해방되는 ‘요리 은퇴’을 맞게 된다. 동시에 사회진출이 늘어난 젊은 여성들은 요리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시간 효율’을 갈수록 중시한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환경과 니즈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미래 모습도 바뀌어야 한다.”
세븐일레븐 재팬 나가마츠 후미히코 사장이 지난 2월 29일 ‘SIP 스토어’라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한 말입니다.
‘SIP 스토어’에서 ‘SIP’는 세븐&아이홀딩스 산하의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재팬(S)과 GMS(종합 슈퍼)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토요카도(I)의 파트너십(P)을 말합니다. 즉, SIP스토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슈퍼마켓 이토요카도의 결합형 포맷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븐&아이홀딩스의 이사카 류이치 사장은 ‘SIP스토어’라는 새로운 컨셉을 선보인 배경에 대해 ‘원 포맷 모델로부터의 탈피’라고 밝혔어요. 즉 기존의 획일화된 편의점 포맷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포맷 다변화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점의 경쟁 상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동종 기업인 훼미리마트나 로손뿐 아니라, 드럭스토어, 슈퍼마켓 등 다양한 업태들이 타 업태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편의점 업태를 위협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온리테일은 미니 슈퍼마켓 포맷인 ‘마이 바스켓’ 매장을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2005년 처음 선보인 마이 바스켓의 매장면적은 130~330㎡ 정도로 편의점과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합니다.
이처럼 편의점 시장의 경쟁 양상이 바뀌면서 세븐일레븐만의 독자성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한 수’가 필요했어요. 그 고민의 답이 바로 SIP 스토어입니다.
자료 : Statista
주 : 2023년 1월 기준
그룹 계열사 역량 총집결
일본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은 세븐&아이홀딩스입니다. 세븐&아이홀딩스라는 거대 유통그룹에는 많은 계열사가 있죠.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유사한 포맷인 ‘이토요카도’ 외에도 백화점 ‘소고 세이부(Sogo & Seibu), 생활용품 전문점 로프트(Loft)와 프랑프랑(Francfranc) 등이 있습니다.
성장이 멈추고, 유통경쟁 환경이 치열해지면서 세븐&아이홀딩스는 보유한 유통 계열사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오랜기간 고민했어요.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토요카도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SIP는 2023년부터 상품, 서비스, 판촉, 인력, 데이터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진행됐어요.
이번에 개점한 SIP 스토어는 그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림 2 : 세븐&아이홀딩스의 'SIP' 프로젝트
자료 : 세븐일레븐 공시자료 기반 리테일톡 재작성
SIP스토어는 마이 바스켓과 달리 도심부 상권을 타깃으로 개발된 포맷은 아닙니다. 도심부 공략은 기존의 세븐일레븐이 맡고, SIP스토어가 공략하는 지역은 주로 교외의 주택지에요. 편의점에서 살 수 없는 품목이어서 슈퍼마켓에 가야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불편할 때 이용하는 매장, 그리고 나가마츠 사장이 언급한 고령자나 젊은층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주는 매장을 목표로 하죠.
물론 편의점이 신선식품 MD를 강화하면서 슈퍼형 편의점 포맷을 선보인 지는 오래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SIP' 포맷은 슈퍼마켓을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의 MD 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 : 세븐일레븐 공시자료 기반 리테일톡 재작성
40%가 완전히 새로운 상품
SIP 스토어 1호점인 ‘도키와다이라역점’이 들어선 지역은 지바현 마츠도시 주택가입니다.
매장면적은 약 290㎡로, 기존 세븐일레븐 매장과 비교해 약 1.8배 크고, 취급 상품 수도 약 5,300SKU로 기존 편의점보다 많습니다. 이 중 3,300SKU는 세븐일레븐 기존점에서 판매하던 상품이지만, 나머지 2천SKU는 이번 SIP스토어 개발에 맞춰 새롭게 투입된 상품군이에요.
바로 그 2천 개 신규 아이템이 SIP 스토어 상품전략의 핵심입니다. 새로 도입된 상품들의 대부분은 현재 이토요카도에서 취급하고 있는 청과, 정육, 선어 등 신선식품과 일배, 냉동식품, 가공식품입니다.
정육 코너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슬라이스와 갈은 고기, 양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 판매하고, 선어는 제철 어류로 압축하되 마찬가지로 토막 생선과 말린 생선, 회로 다양한 형태로 판매합니다.
정육, 선어 모두 대용량 팩이 아닌 한 번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중량 단위로 상품화했어요. 가격 정책도 보통 중량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는 일반 슈퍼마켓과 달라요. SIP 스토어의 정육과 선어 상품은 중량 단위가 아닌 상품별로 가격을 고정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산 닭다리’는 4개들이 200엔, ‘일본산 돼지고기 돈가츠용’은 1개들이 300엔 등 식이죠.
- 정육 코너는 슬라이스와 갈은 고기, 양념육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해 선택권을 넓혔어요.
- 선어는 제철상품으로 압축해 토막 생선과 말린 생선, 회 등을 판매합니다.
이토요카도 MD로
식품 경쟁력 끌어올려
냉동식품 구색도 대폭 늘렸어요. 기존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약 80개 아이템을 취급했던 냉동식품을 도키와다이라역점에서는 260SKU로 3배 넘게 늘렸습니다.
기존점에서 취급하던 ‘세븐 프리미엄’ 등 PB는 물론 인기 브랜드 상품도 적극 도입했어요. 가격대가 다소 높은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스위츠’ 등도 취급합니다. 일부 품목만 취급하던 이토요카도의 냉동식품 PB ‘이지업’ 상품도 도키와다이라역점에서는 풀 라인업으로 전개합니다.
- 이토요카도의 냉동식품 PB인 ‘이지업’을 풀 라인업으로 들여왔어요.
카운터FF(편의점 계산대 부근에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메뉴를 확대하면서 계산대 라인도 길어졌어요.
도키와다이라역점의 전체 카운터 길이는 14.5m로, 기존 점포에 비해 5m 정도가 더 늘어났어요. 늘어난 공간에는 커피 머신, 스무디 머신과 함께 다양한 카운터 FF 메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인기 아이템인 오뎅이나 치킨 등의 튀김류, 매장에서 튀겨 만든 메론빵, 크로와상 등을 판매하고 주문을 받은 후 즉석에서 조리하는 마르게리타 피자, 데리야키 치킨과 같은 메뉴도 있어요.
계산대 맞은편에는 너츠와 바나나칩스, 젤리 등을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 코너를 운영해요. 원하는 양 만큼 담아 비치된 저울에 무게를 재면 바코드 라벨이 발행되는 셀프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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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트와 아카짱혼포 MD 투입
아기 기저귀와 분유도 판매
비식품 카테고리는 세븐&아이홀딩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생활용품 전문점 ‘로프트’와 유아용품 전문점 ‘아카짱혼포’ 상품으로 차별화했어요.
도키와다이라역점 주변에는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MD 방향이었죠. 로프트 코너는 페이셜 마스크, 화장수, 아이라이너, 네일 스티커 등 여성용 아이템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아카짱혼포 코너에는 분유나 이유식, 기저귀, 유아용 칫솔 등 유아용품 중에서도 구매 빈도가 높은 아이템을 주력으로 갖췄어요.
이처럼 SIP스토어는 세븐일레븐과 이토요카도라는 두 개사의 파트너십을 넘어 로프트나 아카짱혼포의 상품까지 도입하면서 세븐&아이 계열사들의 노하우가 총 결집된 점포예요. 세븐&아이홀딩스가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모든 고객층을 아우르는 포맷의 확립’입니다.
최근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아래와 같은 의미심장한 얘길 했어요.
“세븐일레븐은 십 년 넘게 ‘가깝고도 편리한 매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왔지만, 여기에는 주어가 빠져 있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층의 지지도, 그렇다고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남녀 비율에서도 대부분 매장에서 여성고객 비중이 남성고객 비중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어느 고객층도 완벽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말입니다.
- 로프트 코너에는 여성용 아이템 중심으로 진열돼 있어요.
- 아카짱혼포 코너에는 아기 기저귀, 분유 등 유아용품을 전개합니다.
고른 고객층 흡수가 목표,
성공 포맷으로 자리잡을까?
세븐일레븐의 평균 일매출은 최근 20년간 70만 엔대를 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걸음 상태입니다.
일본 인구는 2010년부터 매년 줄고 있어요. 그 영향으로 일본 편의점 점포 수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죠. 2023년 말 기준 일본 편의점 점포 수는 5년 전인 2018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렇듯 점포 수 증가를 통한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는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는데요.
세븐일레븐이 이번에 선보인 SIP 포맷 역시 편의점 구색의 한계를 넘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SIP 스토어를 통해 기존점의 장점은 극대화하되, 이토요카도를 중심으로 로프트, 아카짱혼포의 자원을 활용, 지금까지 흡수하지 못했던 니즈를 끌어안으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룹의 자산을 한 곳에 결집, 기존 편의점 구색을 뛰어넘는 원스톱 쇼핑을 제공함으로써 젊은층과 여성은 물론, 가족단위 쇼핑색까지 포섭하겠다는 계획이죠. 고객층 확대에서 더 나아가 로열티 향상까지 꾀한다는 것이 SIP스토어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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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3. 27ㅣ 7 min read
글 : 권윤정 일본유통 전문기자
제철생선부터 아기분유까지...
슈퍼마켓을 완벽히 대체하는
세븐일레븐의 ‘SIP’ 포맷
일본 편의점 시장 1위 기업 ‘세븐일레븐’이 지난 2월 29일 ‘SIP’ 포맷이라는 새로운 컨셉 스토어를 선보였습니다.
SIP는 세븐일레븐이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맷인데요.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일본 편의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세븐일레븐이 제시한 해법은 무엇일까요?
권윤정 일본유통 전문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달해 드립니다.
시대상 변화 반영한
슈퍼+편의점+생활용품점 포맷
“곧 일본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인 시기가 온다. 이들은 자녀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의무로부터 해방되는 ‘요리 은퇴’을 맞게 된다. 동시에 사회진출이 늘어난 젊은 여성들은 요리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시간 효율’을 갈수록 중시한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환경과 니즈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미래 모습도 바뀌어야 한다.”
세븐일레븐 재팬 나가마츠 후미히코 사장이 지난 2월 29일 ‘SIP 스토어’라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한 말입니다.
‘SIP 스토어’에서 ‘SIP’는 세븐&아이홀딩스 산하의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재팬(S)과 GMS(종합 슈퍼)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토요카도(I)의 파트너십(P)을 말합니다. 즉, SIP스토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슈퍼마켓 이토요카도의 결합형 포맷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븐&아이홀딩스의 이사카 류이치 사장은 ‘SIP스토어’라는 새로운 컨셉을 선보인 배경에 대해 ‘원 포맷 모델로부터의 탈피’라고 밝혔어요. 즉 기존의 획일화된 편의점 포맷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포맷 다변화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점의 경쟁 상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동종 기업인 훼미리마트나 로손뿐 아니라, 드럭스토어, 슈퍼마켓 등 다양한 업태들이 타 업태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편의점 업태를 위협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온리테일은 미니 슈퍼마켓 포맷인 ‘마이 바스켓’ 매장을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2005년 처음 선보인 마이 바스켓의 매장면적은 130~330㎡ 정도로 편의점과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합니다.
이처럼 편의점 시장의 경쟁 양상이 바뀌면서 세븐일레븐만의 독자성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한 수’가 필요했어요. 그 고민의 답이 바로 SIP 스토어입니다.
주 : 2023년 1월 기준
그룹 계열사 역량 총집결
일본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은 세븐&아이홀딩스입니다. 세븐&아이홀딩스라는 거대 유통그룹에는 많은 계열사가 있죠.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유사한 포맷인 ‘이토요카도’ 외에도 백화점 ‘소고 세이부(Sogo & Seibu), 생활용품 전문점 로프트(Loft)와 프랑프랑(Francfranc) 등이 있습니다.
성장이 멈추고, 유통경쟁 환경이 치열해지면서 세븐&아이홀딩스는 보유한 유통 계열사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오랜기간 고민했어요.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토요카도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SIP는 2023년부터 상품, 서비스, 판촉, 인력, 데이터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진행됐어요.
이번에 개점한 SIP 스토어는 그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료 : 세븐일레븐 공시자료 기반 리테일톡 재작성
SIP스토어는 마이 바스켓과 달리 도심부 상권을 타깃으로 개발된 포맷은 아닙니다. 도심부 공략은 기존의 세븐일레븐이 맡고, SIP스토어가 공략하는 지역은 주로 교외의 주택지에요. 편의점에서 살 수 없는 품목이어서 슈퍼마켓에 가야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불편할 때 이용하는 매장, 그리고 나가마츠 사장이 언급한 고령자나 젊은층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주는 매장을 목표로 하죠.
물론 편의점이 신선식품 MD를 강화하면서 슈퍼형 편의점 포맷을 선보인 지는 오래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SIP' 포맷은 슈퍼마켓을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의 MD 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 : 세븐일레븐 공시자료 기반 리테일톡 재작성
40%가 완전히 새로운 상품
SIP 스토어 1호점인 ‘도키와다이라역점’이 들어선 지역은 지바현 마츠도시 주택가입니다.
매장면적은 약 290㎡로, 기존 세븐일레븐 매장과 비교해 약 1.8배 크고, 취급 상품 수도 약 5,300SKU로 기존 편의점보다 많습니다. 이 중 3,300SKU는 세븐일레븐 기존점에서 판매하던 상품이지만, 나머지 2천SKU는 이번 SIP스토어 개발에 맞춰 새롭게 투입된 상품군이에요.
바로 그 2천 개 신규 아이템이 SIP 스토어 상품전략의 핵심입니다. 새로 도입된 상품들의 대부분은 현재 이토요카도에서 취급하고 있는 청과, 정육, 선어 등 신선식품과 일배, 냉동식품, 가공식품입니다.
정육 코너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슬라이스와 갈은 고기, 양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 판매하고, 선어는 제철 어류로 압축하되 마찬가지로 토막 생선과 말린 생선, 회로 다양한 형태로 판매합니다.
정육, 선어 모두 대용량 팩이 아닌 한 번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중량 단위로 상품화했어요. 가격 정책도 보통 중량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는 일반 슈퍼마켓과 달라요. SIP 스토어의 정육과 선어 상품은 중량 단위가 아닌 상품별로 가격을 고정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산 닭다리’는 4개들이 200엔, ‘일본산 돼지고기 돈가츠용’은 1개들이 300엔 등 식이죠.
이토요카도 MD로
식품 경쟁력 끌어올려
냉동식품 구색도 대폭 늘렸어요. 기존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약 80개 아이템을 취급했던 냉동식품을 도키와다이라역점에서는 260SKU로 3배 넘게 늘렸습니다.
기존점에서 취급하던 ‘세븐 프리미엄’ 등 PB는 물론 인기 브랜드 상품도 적극 도입했어요. 가격대가 다소 높은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스위츠’ 등도 취급합니다. 일부 품목만 취급하던 이토요카도의 냉동식품 PB ‘이지업’ 상품도 도키와다이라역점에서는 풀 라인업으로 전개합니다.
카운터FF(편의점 계산대 부근에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메뉴를 확대하면서 계산대 라인도 길어졌어요.
도키와다이라역점의 전체 카운터 길이는 14.5m로, 기존 점포에 비해 5m 정도가 더 늘어났어요. 늘어난 공간에는 커피 머신, 스무디 머신과 함께 다양한 카운터 FF 메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인기 아이템인 오뎅이나 치킨 등의 튀김류, 매장에서 튀겨 만든 메론빵, 크로와상 등을 판매하고 주문을 받은 후 즉석에서 조리하는 마르게리타 피자, 데리야키 치킨과 같은 메뉴도 있어요.
계산대 맞은편에는 너츠와 바나나칩스, 젤리 등을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 코너를 운영해요. 원하는 양 만큼 담아 비치된 저울에 무게를 재면 바코드 라벨이 발행되는 셀프 방식입니다.
로프트와 아카짱혼포 MD 투입
아기 기저귀와 분유도 판매
비식품 카테고리는 세븐&아이홀딩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생활용품 전문점 ‘로프트’와 유아용품 전문점 ‘아카짱혼포’ 상품으로 차별화했어요.
도키와다이라역점 주변에는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MD 방향이었죠. 로프트 코너는 페이셜 마스크, 화장수, 아이라이너, 네일 스티커 등 여성용 아이템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아카짱혼포 코너에는 분유나 이유식, 기저귀, 유아용 칫솔 등 유아용품 중에서도 구매 빈도가 높은 아이템을 주력으로 갖췄어요.
이처럼 SIP스토어는 세븐일레븐과 이토요카도라는 두 개사의 파트너십을 넘어 로프트나 아카짱혼포의 상품까지 도입하면서 세븐&아이 계열사들의 노하우가 총 결집된 점포예요. 세븐&아이홀딩스가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모든 고객층을 아우르는 포맷의 확립’입니다.
최근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아래와 같은 의미심장한 얘길 했어요.
“세븐일레븐은 십 년 넘게 ‘가깝고도 편리한 매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왔지만, 여기에는 주어가 빠져 있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층의 지지도, 그렇다고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남녀 비율에서도 대부분 매장에서 여성고객 비중이 남성고객 비중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어느 고객층도 완벽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말입니다.
고른 고객층 흡수가 목표,
성공 포맷으로 자리잡을까?
세븐일레븐의 평균 일매출은 최근 20년간 70만 엔대를 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걸음 상태입니다.
일본 인구는 2010년부터 매년 줄고 있어요. 그 영향으로 일본 편의점 점포 수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죠. 2023년 말 기준 일본 편의점 점포 수는 5년 전인 2018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렇듯 점포 수 증가를 통한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는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는데요.
세븐일레븐이 이번에 선보인 SIP 포맷 역시 편의점 구색의 한계를 넘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SIP 스토어를 통해 기존점의 장점은 극대화하되, 이토요카도를 중심으로 로프트, 아카짱혼포의 자원을 활용, 지금까지 흡수하지 못했던 니즈를 끌어안으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룹의 자산을 한 곳에 결집, 기존 편의점 구색을 뛰어넘는 원스톱 쇼핑을 제공함으로써 젊은층과 여성은 물론, 가족단위 쇼핑색까지 포섭하겠다는 계획이죠. 고객층 확대에서 더 나아가 로열티 향상까지 꾀한다는 것이 SIP스토어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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