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다가올 미래의 소비자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소비패턴을 분석했습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7호’
미래 소비층이 'MZ세대'에서 '잘파(Zalpha)세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키운 '알파세대'의 소비성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2만 명이 관람했다는 '컬리 푸드페스타'에도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얘기들을 전달해드립니다. |
🆕 리테일톡 7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전통적인 소비공식 거부하는 'Zalpha' 세대 분석 2. 첫 오프라인 행사 개최한 '컬리(Kurly)'의 행보 3. 지난 한주 유통가 소식 Top 5 4. 도전! 유통관리사 ⑦ 제품믹스 |
🔎 Trend 미래 소비자 ‘잘파 세대’를 잡아라 |
정해진 공식을 거부한다. ‘Zalpha 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소비공식 |
- 소비력 낮아도 ‘꽂히면’ 아낌없이 지출 - 사회적 통념보다 자신만의 가치 중시 - 밀레니얼 세대 가치관 물려받은 알파세대 |
글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문경선 총괄매니저
연령대,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기준으로 소비자를 그룹화하고 공략하는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이어 미래의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는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는 역대 그 어떤 세대보다 공식에 없던 소비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층이죠. 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이자 마켓 인텔리전스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가 잘파세대 소비패턴을 분석했습니다. |
유로모니터는 매년 ‘글로벌 10대 소비 트렌드’를 발표하는데요. 올해 발표된 10가지 트렌드 중 절반인 5개가 Z세대 소비 패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 소비시장에 미치는 Z세대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거침없이 돈을 쓰는 Z세대와 이러한 현상이 더 강하게 포착되는 알파세대.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이들에 대한 예측과 대응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몇 가지 분명히 드러나는 소비 패턴을 통해 작은 팁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짠테크’ 소비자
2022년은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한 해였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불황 상황 속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짠테크’ 소비경향을 강하게 보였죠. 유로모니터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소비자들 가운데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감소한 반면,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증가했습니다. 반면, 국내 소비자 경우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요(그림 1, 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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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 소비패턴이 잘 드러나는 곳은 편의점입니다. 유로모니터 외식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외식메뉴* 구입을 위해 지출하는 1인당 평균금액은 2020년 3만 3,243원에서 2023년 4만 3,270원으로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최근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하나의 유행이 된 편의점 외식 문화는 다양한 메뉴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소소한 ‘편의점 플렉스’를 선사하며, 올해 편의점 내 외식메뉴 상품의 객단가 역시 전년대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 편의점 외식메뉴 : 편의점 내에서 취식할 수 있는 음식을 말하며, 주로 도시락, 끓여먹는 라면, 즉석 핫푸드, 테이크아웃 커피 등을 포함합니다. ** 런치플레이션 : 물가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늘어난 상황을 말해요. 런치플레이션 영향으로 직장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는 이들이 확연히 증가했어요.
짠테크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또다른 예로 중고거래 시장의 급성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고시장 확대에는 Z세대가 큰 영향을 미쳤어요. 특히 ‘취향 거래’를 강조한 번개장터 경우 Z세대의 중고거래 소비 패턴을 잘 파악해 성공한 사업모델로 꼽히죠. Z세대 소비자가 중고 거래를 많이 하는 이유는 지출을 아끼면서 그린(Green) 소비에도 동참할 수 있는, 매우 스마트한 소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중고거래는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구업체인 한샘리바트는 지난 3월 중고가구 플랫폼 ‘오구가구’를 론칭하고, 기존가구 철거, 배송, 설치 서비스를 본사 서비스센터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어요. 새 제품 구입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리셀 소비에 민감한 명품 브랜드들도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멀버리는 중고품을 매장에서 수거해 복원한 뒤 재판매하고 있고, 알렉산더 맥퀸은 중고품을 반환한 고객에게 신상품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
‘갓생을 사는 나’를 위해 돈을 쓴다
Z세대 소비자가 중고거래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아이템과 타이밍에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유로모니터가 ‘선호하는 쇼핑 패턴’을 조사한 결과 ‘제품 구입보다 경험 활동에 더 많이 소비할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국내와 글로벌 모두 2016년에 비해 증가했어요. 반면, ‘종종 나를 위한 선물을 산다, 나는 그런 그럴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글로벌은 감소한 반면, 국내 소비자는 증가했어요(그림 3 참고). Z세대가 종종 과감성을 보이는 소비패턴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갓생***’을 살고 있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즉, ‘가치 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중고거래는 그 가치 소비의 범위를 스몰 럭셔리 굿즈에서 나아가 고가의 한정판 제품 및 다양한 서비스로 넓혀가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 ‘갓’(God)과 ‘인생(生)’을 합친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을 지향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The voice of Consumer : Lifestyle’ |
갓생을 사는 Z세대의 ‘나를 위한 소비 패턴’은 최근 급변하는 주류 트렌드에서도 감지됩니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으로 소소하게 럭셔리를 누리는 그들의 혼술 문화는 서민 주류를 대표하는 소주의 개념도 프리미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원소주는 출시 10개월 만에 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위스키 및 칵테일 베이스 주류들은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Z세대가 즐기는 하이볼의 베이스로 사용되는 토닉워터는 지난해 무려 47%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알코올 드링크 소프트드링크 2023’ |
Z세대 가치관 반영한 상품, 속속 출시
Z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행어로 ‘조용한 퇴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에게 워커홀릭은 부정적 단어로 인식됩니다. 이들의 가치관은 기성 세대에도 영향을 미쳐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글로벌 소비자 38%가 ‘앞으로 지금보다 일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Z세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근무환경과 조건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에 재택근무 증가로 업무와 퇴근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오히려 업무량이 더 늘어났다는 불만들이 나오기도 했죠. 이러한 현상에 주목해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인 사례가 있습니다. 글로벌 맥주기업 하이네켄은 지난해 6월, 블루투스 맥주 오프너 ‘더 클로저(The Closer)’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습니다. 오프너와 랩탑이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오프너로 맥주 뚜껑을 따면, 자동으로 랩탑이 꺼지도록 했죠. 완전히 업무를 끝내고 맥주 한잔과 함께 ‘진정한 휴식’을 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
하이네켄은 지난해 오프너와 랩탑이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오프너로 맥주 뚜껑을 따면, 자동으로 랩탑이 꺼지도록 하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사진 : 하이네켄). |
Z세대는 갓생의 삶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번아웃되지 않기 위해 워라밸을 맞춰가며 다양한 경험들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소비자가 직접 주도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기업에게 더욱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Z세대에 이어 불과 5년 후, 소매시장의 주소비층으로 떠오르게 될 알파세대는 ‘워라밸을 중시한다’는 개념을 넘어 일(Work)과 삶(Life)이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아예 허락하지 않는 세대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떠한 소비 패턴을 만들어 낼지가 기업에게는 미래의 난제이기도 합니다.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생으로 대표되는 알파세대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기보다 단기간에 많은 수입을 확보해 가능한 한 빨리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희망 직업과 진정으로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가 완전히 별개인 셈입니다. 단적인 예로 웹툰작가나 음악가가 되어 돈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 우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전문직 타이틀을 갖겠다는 초등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알파세대 소비패턴은 경제적 자유 속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 필요한 소비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때로는 통 크게 지출하는, 스스로에게 관대한 소비 트렌드가 현재 Z세대보다 더욱 심화된 버전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없이 자란 알파세대, ‘랜덤’ 소비 즐겨
랜덤소비는 알파세대의 성향을 잘 반영한 트렌드입니다. 제조사나 유통사가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만들어낸 ‘랜덤(random)‘은 소소하게 사치를 즐기는 요즘 알파세대에게 효율성을 극대화한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소비 패턴입니다. 알파세대의 교육환경은 기성세대와는 많이 다릅니다. 경쟁보다는 각기 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서로 어울려 지내는 교육환경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죠. 그들은 소위 ‘인싸’가 되기 위해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 하는 것보다 희소성 있는 랜덤 아이템으로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착순이나 점수보다 추첨방식을 통해 기회를 제공하는 지금의 교육환경에서 자란 알파세대는 '랜덤'이라는 문화에 매우 익숙하며, 그것이 공정한 방식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랜덤 구매를 통해 인기 캐릭터를 확보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죠.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정보는 얻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입니다. 터치와 스크롤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이 인지발달과 함께 내재화되어 있죠. 원하는 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입니다.
이런 알파세대는 학습부터 결혼, 육아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두고 있습니다. 책과 미디어를 통해 습득된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육아에 임하는 밀레니얼 부모는 공감하고 소통하며, 아이를 인정해주는 육아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육아방식은 사회 통념상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미래보다 자신이 행복하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 모두 소비 패턴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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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컬리페스타'를 통해 본 컬리의 행보 |
- 설립 8년 만의 첫 오프라인 행사 - 카테고리, 상품 수 확장하며 외형 확대 본격화 - 데이터 서비스 등 B2B 사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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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윤은영 책임에디터
지난주 온라인 쇼핑몰 '컬리(KURLY)'가 창립 8년 만에 첫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습니다. 컬리 측에 따르면, 7월 6~9일까지 4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컬리 푸드페스타'에 약 2만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단 85개 업체, 그것도 대부분 중소 제조사가 참여한 행사 규모를 감안하면 흥행에 대성공한 셈입니다. 컬리 푸드페스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전달해 드립니다. |
유통업계 이슈 메이커 '컬리' 컬리는 확실히 유통업계 이슈 메이커입니다. 새벽배송으로 온라인 식품시장의 배송 패러다임을 바꿔 놓더니 전지현에 이어 뷰티컬리 광고모델로 최정상의 셀럽 제니를 발탁하며, 담대한 행보를 보였죠. 이번 페스타 역시 연일 밀려드는 관람객과 언론 보도로 화제몰이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 철회로 자칫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었던 컬리는 이렇게 다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
지난주 개최된 컬리 푸드페스타에는 4일간 2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
컬리가 기획한 오프라인 행사, 무엇이 달랐나
1. Branding + Design사실 규모 면에서 보면 참가업체 수만 수백 개에 이르는 다른 식품전과 비교해 매우 작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CJ제일제당, 풀무원, 청정원 등 몇 개 업체를 제외하면 90% 이상이 중소 제조사입니다. 대부분 고객 인지도가 낮아 회사 이름과 제품만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죠. 그런데 컬리 푸드페스타에서는 거의 모든 업체의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컬리는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딩과 디자인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도 얼마든지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부스별로 각사의 브랜딩을 입히되 전체적으로 컬리의 디자인과 컬러톤을 녹인 전시공간은 고객들에게 몰입감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
2. instagramable & engagement컬리는 현대 소비자들의 욕망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론칭 초기, ‘강남주부가 쓰는 식품 전문몰’로 버즈 마케팅을 하고,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그러한 욕망을 읽는 눈이 있기 때문이죠. 오프라인 채널에서 고객들이 욕망하는 것은 ‘경험’과 ‘과시’, 그리고 ‘참여’입니다. 컬리는 곳곳에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적합한) 공간을 만들어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켰습니다.
감각적으로 세팅된 공간에서 광고모델처럼 포즈를 취하며 인증컷을 찍는 경험, 고객들은 컬리의 ‘세련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영하며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부스마다 진행된 시음, 시식행사들도 고객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했죠. 고객들은 기꺼이 줄을 서 행사에 참여했고, 이러한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
3. Kurly Only
컬리 푸드페스타는 ‘컬리 베스트 존’과 ‘컬리 온리 존’으로 구분됐습니다. 베스트 존에는 CJ제일제당, 청정원, 하겐다즈, 조선호텔 김치, 풀무원, 존쿡델리미트 등 컬리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53개로 채워졌고, 컬리 온리 존은 미자언니네, 외할머니댁, 최현석의 쵸이닷, 그릭데이, 강남면옥, 넥스트키친 등 PB인 ‘컬리스(Kurly’s)’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 업체 35개 사를 모아놨습니다. 다른 유통사들과 마찬가지로 컬리 역시 향후 PB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컬리 온리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신뢰를 심어주는 작업은 컬리의 성장과 직결된 일인 것입니다. 지역 맛집과 생산 장인들을 발굴해 상품화한 것도 경쟁사들에 비해 구색이 부족한 컬리가 선택한 차별화 전략이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슬아 대표는 “맛은 90% 살리고, 가격은 70%대로 판매한다는 원칙 아래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죠. 이런 기준으로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최현성의 쵸이닷’과 ‘강남면옥’입니다. |
컬리의 3가지 전략 변화
이번 컬리 푸드페스타는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B2C 관점의 목적 외에 컬리의 파트너사나 입점 희망업체들에게 컬리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컬리 푸드페스타 옆에서는 파트너사를 포함,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 컨퍼런스가 함께 개최됐습니다.
컨퍼런스에는 CJ제일제당 최자은 마케팅본부장,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와 같은 외부인사도 있었지만, 김슬아 대표, 류형규 최고기술책임자, 서귀생 커머스 본부장 등 컬리의 임직원, 그리고 샐러드판다 김성학 대표,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 등 컬리 파트너사들이 연사로 나섰습니다. 컬리의 임직원들은 컬리가 내세우는 가치, 경쟁력,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는데요. 이를 통해 현재 컬리가 준비하고 있는 정책이나 전략도 미리 엿볼 수 있었습니다.
1. ‘컨티뉴어티’와 ‘익스텐션’으로 배송 유연성 확보 컬리의 새벽배송 정책은 단순 명료합니다.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달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1-7' 전략을 강하게 고수하다 보니 놓치는 수요가 발생했죠. 예를 들어 11시 전에 재고가 품절되는 경우 컬리는 주문하려는 고객에게 "제품이 품절되었습니다. 11시에 다시 주문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주문을 거절당한 고객 중 다시 오는 비율은 현저히 낮았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방침을 바꿔 "주문하시는 제품은 내일 새벽이 아닌, 모레 새벽에 배송됩니다. 그래도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컨티뉴어티(continuity), 즉 주문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언뜻 보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주문율이 훨씬 높아진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입니다. 곧 도입 예정인 익스텐션(extension)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특정 지역에 차량과 배송인력이 충분히 확보된 경우 해당 지역 고객에게 "11시가 넘었지만, 지금 주문해도 내일 아침 7시 전에 받으실 수 있습니다.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보내 주문을 유도하는 전략이죠. 이렇게 추가 주문을 통해 주문시간대를 확장함으로써 비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컬리는 컨티뉴어티와 익스텐션, 이 두 개의 전략 보완으로 배송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2. 데이터 서비스 등 B2B 사업모델 시동 조만간 컬리도 협력업체 대상의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페스타와 함께 열린 컨퍼런스에서 컬리의 류형규 CTO는 컬리가 구축한 수요 예측 시스템과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뒤 "곧 데이터를 토대로 협력사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상품, 판매, 재고, 고객 특성에 대한 데이터 서비스화를 추진한다는 건데요. 아마존, 월마트를 비롯, 많은 유통사들이 판매 데이터와 고객 인사이트를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이는 곧 데이터 기반의 광고모델인 리테일미디어 사업으로 이어집니다.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상품 수가 적은 컬리몰에서 리테일미디어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상품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컬리 역시 데이터 서비스에 이어 리테일미디어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알고리즘 개선 통해 큐레이션 고도화 그동안 컬리가 소위 '엣지'있는 프리미엄 식품몰로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취급상품 수가 현저히 적었기 때문입니다. 적은 상품에 집중해 패키징과 상세 페이지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였죠. 하지만, 몇 백 개에서 시작한 컬리 취급상품 수는 이제 3만 개가 넘어갑니다. SKU가 수천 개일 때까지만 해도 메인 화면만 잘 구성해서 제안하면, 그 안에서 판매가 잘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상품 수가 늘면서 메인 화면에 노출된 상품 구입률이 하락하고, 검색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습니다. 메인 화면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의미죠. 류형규 CTO에 따르면 조만간 컬리 메인 화면은 새로운 알고리즘이 적용된 개인별 맞춤 페이지가 제공됩니다. 과거 메인화면은 엠디의 추천을 포함해 고객 모두에게 동일한 상품이 제안됐다면 이제 새로운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 선호도가 반영된 최적의 화면이 노출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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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의 류형규 최고기술책임자가 컬리의 새로운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
IPO 철회한 컬리의 복안은?
일각에서는 이번 컬리의 첫 오프라인 행사가 고객과 파트너사, 그리고 투자자 모두에게 컬리의 건재함을 알리는 한편, B2B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수익개선이 시급한 상황이기도 하죠. 코로나 기간, 폭주하는 주문량에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을 맞기도 한 컬리는 덕분에 회사 규모도 급성장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255억 원이었던 컬리 매출액은 지난해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4년간 378% 성장한 수치입니다(그림 1 참고). 문제는 그 만큼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 1천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289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자금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는 시장여건상 보류한 상태입니다. 대신 추가 투자금 약 1,200억 원을 수혈받았지만, 컬리의 재정을 보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외부 투자가 늘며, 컬리의 상징과도 같은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리스크입니다. |
컬리가 국내 온라인쇼핑몰 시장의 대표적인 혁신주자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먹을거리에 있어 컬리가 보여준 뚝심과 철학,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한 거침없는 성장세는 기존 식품 유통업계 전통강자들을 당황케 했죠. 하지만, 컬리가 지금까지 내세운 철학과 가치가 지속가능하려면 지금의 적자 구조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번 페스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컬리에게는 충성도 높은 고객과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브랜드 자산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500만 명이었던 컬리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00만 명으로 증가했고(그림 2 참고),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도 76%가 넘습니다(그림 3 참고). 한번 유입된 고객을 락인하는 힘이 그 어느 업체보다 강하죠. |
자료 : 컬리 제공 주 : 2019년 9월, 2020년 4월, 2021년 2022년 초 기준, 그외 연말 기준 |
컬리는 지난해 11월 객단가와 마진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화장품몰인 ‘뷰티컬리’를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론칭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글로벌 뷰티 1, 2위 사업자인 에스티로더(Estee Lauder)와 로레알(Loreal) 그룹 그리고 국내 1위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Sulwhasoo)가 모두 입점한 것은 컬리가 가진 고객층 때문입니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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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5
1️⃣ 3분기 소매경기 기대감 소폭 상승, 소비회복은 '아직'▶️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분기마다 발표하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2분기 연속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87→93), 편의점(80→86), 슈퍼마켓(58→71), 온라인쇼핑(66→71)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반면, 백화점(94→79)은 유일하게 전망치가 낮아졌습니다. 2️⃣ 올리브영, 스타벅스 등 유통가 '스레드' SNS 마케팅 시동▶️새로운 SNS가 또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지난 7월 6일 론칭한 SNS '스레드(Threads)'가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MZ세대가 주요고객인 올리브영, 스타벅스는 발빠르게 계정을 만들어 마케팅채널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다른 유통업체들도 뒤따르는 모습입니다.
3️⃣ 유통업계, 국내 첫 '협력사 ESG 공유 플랫폼' 구축▶️대한상공회의소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11개 유통사와 함께 유통산업에 특화된 공급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매뉴얼을 개발하고 협력사의 ESG 정보를 공동 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유통사간 ESG정보 공유가 한층 확대될 전망입니다.
4️⃣커지는 펫시장, 유통 및 제조업체 연이은 출사표▶️ 펫(Pet) 시장이 성장 카테고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연평균 14.5%씩 성장했다고 하네요. 이마트는 이미 반려동물 전문 '몰리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쿠팡은 수의사 답변 서비스 ‘로켓펫닥터’를 론칭했습니다. 대상, 코스맥스 등 제조업계도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펫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5️⃣TV홈쇼핑 방송매출 비중 사상 첫 50% 하회 ▶️ TV홈쇼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TV 시청자는 급감하고, 이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입니다. 방송 매출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방송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나고 있어 홈쇼핑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 도전! 유통관리사
마케팅 용어에는 '믹스(mix)'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떤 것을 비즈니스 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따져봐야 할 여러 요소들을 ‘섞는다’, ‘배합한다’, ‘적절히 조합한다’ 정도의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이번 주는 ‘제품’을 한번 섞어볼게요~ 제품믹스를 얘기할 때는 먼저 아래 두 가지 개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① 제품계열(product line) :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제품들의 집합, 제품 카테고리와 유사한 개념 ② 제품품목(product item) : 규격, 형태 등 속성과 가격이 다른 개별 제품단위
제품믹스는 폭/너비(width), 깊이(depth), 길이(length)라는 기준을 통해 평가되며, 여기에 일관성(consistency)까지 추가되기도 하는데요. 폭(width)이란 서로 다른 제품계열의 개수이며, 깊이(depth)란 각 제품계열 내 제품품목의 수, 즉 몇 개의 버전이 존재하는지 보는 것이고, 길이(length)는 하나의 제품계열에 포함된 품목들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ABC제과’라는 회사가 있어요. 이 회사는 탄산음료와 제빵류를 취급합니다. 탄산음료 라인에서는 애플사이다, 체리콜라, 레몬에이드 3종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 중 체리콜라는 패트병 1.5L, 패트병 500ml, 캔 350ml 3가지 버전으로 생산해요. 제빵류는 단팥빵과 사과파이 2종을 출시합니다. 이럴 경우 ABC제과의 제품믹스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폭/너비(width) : 탄산음료, 제빵류 (총 2종)
- 길이(length) : 탄산음료 3종, 제빵류 2종 (평균 3종)
- 깊이(depth) : 체리콜라의 경우, 총 3개 품목
이와 같이 제품믹스는 우리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의 현재 상태를 좀 더 체계적으로 보고, 회사의 내외부 비즈니스 환경과 매출액과 수익률을 고려하여, 앞으로 제품의 폭을 넓힐 것인지, 폭은 유지하되 길이를 더 늘릴 것인지, 아니면 제품 품목의 깊이를 더 다양하게 할 것인지 하는 제품 확장 전략을 세우는 수단이 됩니다. 물론 반대로 축소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고요. 끝으로, 제품믹스 중 ‘일관성’이란 요소를 알아보면서 마무리 하려는데요. 사실 제품믹스란 말은 실제 현업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란 말로 많이 사용됩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유사한 종류의 제품들로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다양성을 더 추구할 것인지도 제품믹스를 활용한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제품믹스의 왕’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는 세제류부터, 과자류, 화장품, 배터리, 면도제품까지 무려 6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시장 점유율이 1위인 브랜드가 6개가 넘습니다. 여기에 라코스테, 휴고보스 같은 의류 브랜드까지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니, 제품믹스에서 일관성이란 요소는 무조건 밀접하게 관련된 제품계열을 유지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시험에서 용어나 개념관련 문제는 옳게 설명한 문항이나 옳지 않은 문항을 고르는 유형이 자주 출제가 되고 있으니, 제품믹스 관련해서는 아래와 같이 정리, 암기해 보세요~ - 폭/너비(width) : 제품계열(라인)의 수
- 길이(length) : 제품계열(라인) 내 제품품목의 수
- 깊이(depth) : 하나의 제품품목에서 제품 규격(버전)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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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톡 7호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 수요일 뉴스레터 8호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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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lpha 세대’가 주도하는
- 사회적 통념보다 자신만의 가치 중시
- 밀레니얼 세대 가치관 물려받은 알파세대
글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문경선 총괄매니저
연령대,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기준으로 소비자를 그룹화하고 공략하는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이어 미래의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는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는 역대 그 어떤 세대보다 공식에 없던 소비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층이죠.
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이자 마켓 인텔리전스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가 잘파세대 소비패턴을 분석했습니다.
유로모니터는 매년 ‘글로벌 10대 소비 트렌드’를 발표하는데요. 올해 발표된 10가지 트렌드 중 절반인 5개가 Z세대 소비 패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 소비시장에 미치는 Z세대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거침없이 돈을 쓰는 Z세대와 이러한 현상이 더 강하게 포착되는 알파세대.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이들에 대한 예측과 대응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몇 가지 분명히 드러나는 소비 패턴을 통해 작은 팁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짠테크’ 소비자
2022년은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한 해였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불황 상황 속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짠테크’ 소비경향을 강하게 보였죠.
유로모니터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소비자들 가운데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감소한 반면,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증가했습니다.
반면, 국내 소비자 경우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요(그림 1, 2 참고).
‘짠테크’ 소비패턴이 잘 드러나는 곳은 편의점입니다.
유로모니터 외식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외식메뉴* 구입을 위해 지출하는 1인당 평균금액은 2020년 3만 3,243원에서 2023년 4만 3,270원으로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최근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하나의 유행이 된 편의점 외식 문화는 다양한 메뉴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소소한 ‘편의점 플렉스’를 선사하며, 올해 편의점 내 외식메뉴 상품의 객단가 역시 전년대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 편의점 외식메뉴 : 편의점 내에서 취식할 수 있는 음식을 말하며, 주로 도시락, 끓여먹는 라면, 즉석 핫푸드, 테이크아웃 커피 등을 포함합니다.
** 런치플레이션 : 물가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늘어난 상황을 말해요. 런치플레이션 영향으로 직장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는 이들이 확연히 증가했어요.
짠테크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또다른 예로 중고거래 시장의 급성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고시장 확대에는 Z세대가 큰 영향을 미쳤어요. 특히 ‘취향 거래’를 강조한 번개장터 경우 Z세대의 중고거래 소비 패턴을 잘 파악해 성공한 사업모델로 꼽히죠.
Z세대 소비자가 중고 거래를 많이 하는 이유는 지출을 아끼면서 그린(Green) 소비에도 동참할 수 있는, 매우 스마트한 소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중고거래는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구업체인 한샘리바트는 지난 3월 중고가구 플랫폼 ‘오구가구’를 론칭하고, 기존가구 철거, 배송, 설치 서비스를 본사 서비스센터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어요. 새 제품 구입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리셀 소비에 민감한 명품 브랜드들도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멀버리는 중고품을 매장에서 수거해 복원한 뒤 재판매하고 있고, 알렉산더 맥퀸은 중고품을 반환한 고객에게 신상품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갓생을 사는 나’를 위해 돈을 쓴다
Z세대 소비자가 중고거래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아이템과 타이밍에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유로모니터가 ‘선호하는 쇼핑 패턴’을 조사한 결과 ‘제품 구입보다 경험 활동에 더 많이 소비할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국내와 글로벌 모두 2016년에 비해 증가했어요. 반면, ‘종종 나를 위한 선물을 산다, 나는 그런 그럴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글로벌은 감소한 반면, 국내 소비자는 증가했어요(그림 3 참고). Z세대가 종종 과감성을 보이는 소비패턴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갓생***’을 살고 있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즉, ‘가치 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중고거래는 그 가치 소비의 범위를 스몰 럭셔리 굿즈에서 나아가 고가의 한정판 제품 및 다양한 서비스로 넓혀가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 ‘갓’(God)과 ‘인생(生)’을 합친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을 지향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으로 소소하게 럭셔리를 누리는 그들의 혼술 문화는 서민 주류를 대표하는 소주의 개념도 프리미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원소주는 출시 10개월 만에 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위스키 및 칵테일 베이스 주류들은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Z세대가 즐기는 하이볼의 베이스로 사용되는 토닉워터는 지난해 무려 47%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Z세대 가치관 반영한 상품, 속속 출시
Z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행어로 ‘조용한 퇴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에게 워커홀릭은 부정적 단어로 인식됩니다. 이들의 가치관은 기성 세대에도 영향을 미쳐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글로벌 소비자 38%가 ‘앞으로 지금보다 일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Z세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근무환경과 조건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에 재택근무 증가로 업무와 퇴근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오히려 업무량이 더 늘어났다는 불만들이 나오기도 했죠. 이러한 현상에 주목해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인 사례가 있습니다. 글로벌 맥주기업 하이네켄은 지난해 6월, 블루투스 맥주 오프너 ‘더 클로저(The Closer)’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습니다. 오프너와 랩탑이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오프너로 맥주 뚜껑을 따면, 자동으로 랩탑이 꺼지도록 했죠. 완전히 업무를 끝내고 맥주 한잔과 함께 ‘진정한 휴식’을 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Z세대는 갓생의 삶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번아웃되지 않기 위해 워라밸을 맞춰가며 다양한 경험들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소비자가 직접 주도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기업에게 더욱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Z세대에 이어 불과 5년 후, 소매시장의 주소비층으로 떠오르게 될 알파세대는 ‘워라밸을 중시한다’는 개념을 넘어 일(Work)과 삶(Life)이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아예 허락하지 않는 세대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떠한 소비 패턴을 만들어 낼지가 기업에게는 미래의 난제이기도 합니다.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생으로 대표되는 알파세대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기보다 단기간에 많은 수입을 확보해 가능한 한 빨리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희망 직업과 진정으로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가 완전히 별개인 셈입니다.
단적인 예로 웹툰작가나 음악가가 되어 돈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 우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전문직 타이틀을 갖겠다는 초등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알파세대 소비패턴은 경제적 자유 속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 필요한 소비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때로는 통 크게 지출하는, 스스로에게 관대한 소비 트렌드가 현재 Z세대보다 더욱 심화된 버전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없이 자란 알파세대, ‘랜덤’ 소비 즐겨
랜덤소비는 알파세대의 성향을 잘 반영한 트렌드입니다.
제조사나 유통사가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만들어낸 ‘랜덤(random)‘은 소소하게 사치를 즐기는 요즘 알파세대에게 효율성을 극대화한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소비 패턴입니다.
알파세대의 교육환경은 기성세대와는 많이 다릅니다. 경쟁보다는 각기 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서로 어울려 지내는 교육환경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죠. 그들은 소위 ‘인싸’가 되기 위해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 하는 것보다 희소성 있는 랜덤 아이템으로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착순이나 점수보다 추첨방식을 통해 기회를 제공하는 지금의 교육환경에서 자란 알파세대는 '랜덤'이라는 문화에 매우 익숙하며, 그것이 공정한 방식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랜덤 구매를 통해 인기 캐릭터를 확보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죠.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정보는 얻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입니다. 터치와 스크롤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이 인지발달과 함께 내재화되어 있죠. 원하는 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입니다.
이런 알파세대는 학습부터 결혼, 육아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두고 있습니다. 책과 미디어를 통해 습득된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육아에 임하는 밀레니얼 부모는 공감하고 소통하며, 아이를 인정해주는 육아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육아방식은 사회 통념상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미래보다 자신이 행복하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 모두 소비 패턴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more
영역 넓혀가는 컬리
글, 사진 : 윤은영 책임에디터
지난주 온라인 쇼핑몰 '컬리(KURLY)'가 창립 8년 만에 첫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습니다.
컬리 측에 따르면, 7월 6~9일까지 4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컬리 푸드페스타'에 약 2만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단 85개 업체, 그것도 대부분 중소 제조사가 참여한 행사 규모를 감안하면 흥행에 대성공한 셈입니다.
컬리 푸드페스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전달해 드립니다.
유통업계 이슈 메이커 '컬리'
컬리는 확실히 유통업계 이슈 메이커입니다. 새벽배송으로 온라인 식품시장의 배송 패러다임을 바꿔 놓더니 전지현에 이어 뷰티컬리 광고모델로 최정상의 셀럽 제니를 발탁하며, 담대한 행보를 보였죠. 이번 페스타 역시 연일 밀려드는 관람객과 언론 보도로 화제몰이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 철회로 자칫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었던 컬리는 이렇게 다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컬리가 기획한 오프라인 행사, 무엇이 달랐나
1. Branding + Design
사실 규모 면에서 보면 참가업체 수만 수백 개에 이르는 다른 식품전과 비교해 매우 작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CJ제일제당, 풀무원, 청정원 등 몇 개 업체를 제외하면 90% 이상이 중소 제조사입니다. 대부분 고객 인지도가 낮아 회사 이름과 제품만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죠.
그런데 컬리 푸드페스타에서는 거의 모든 업체의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컬리는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딩과 디자인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도 얼마든지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부스별로 각사의 브랜딩을 입히되 전체적으로 컬리의 디자인과 컬러톤을 녹인 전시공간은 고객들에게 몰입감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2. instagramable & engagement
컬리는 현대 소비자들의 욕망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론칭 초기, ‘강남주부가 쓰는 식품 전문몰’로 버즈 마케팅을 하고,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그러한 욕망을 읽는 눈이 있기 때문이죠.
오프라인 채널에서 고객들이 욕망하는 것은 ‘경험’과 ‘과시’, 그리고 ‘참여’입니다. 컬리는 곳곳에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적합한) 공간을 만들어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켰습니다.
감각적으로 세팅된 공간에서 광고모델처럼 포즈를 취하며 인증컷을 찍는 경험, 고객들은 컬리의 ‘세련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영하며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부스마다 진행된 시음, 시식행사들도 고객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했죠. 고객들은 기꺼이 줄을 서 행사에 참여했고, 이러한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3. Kurly Only
컬리 푸드페스타는 ‘컬리 베스트 존’과 ‘컬리 온리 존’으로 구분됐습니다. 베스트 존에는 CJ제일제당, 청정원, 하겐다즈, 조선호텔 김치, 풀무원, 존쿡델리미트 등 컬리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53개로 채워졌고, 컬리 온리 존은 미자언니네, 외할머니댁, 최현석의 쵸이닷, 그릭데이, 강남면옥, 넥스트키친 등 PB인 ‘컬리스(Kurly’s)’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 업체 35개 사를 모아놨습니다.
다른 유통사들과 마찬가지로 컬리 역시 향후 PB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컬리 온리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신뢰를 심어주는 작업은 컬리의 성장과 직결된 일인 것입니다.
지역 맛집과 생산 장인들을 발굴해 상품화한 것도 경쟁사들에 비해 구색이 부족한 컬리가 선택한 차별화 전략이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슬아 대표는 “맛은 90% 살리고, 가격은 70%대로 판매한다는 원칙 아래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죠. 이런 기준으로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최현성의 쵸이닷’과 ‘강남면옥’입니다.
컬리의 3가지 전략 변화
이번 컬리 푸드페스타는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B2C 관점의 목적 외에 컬리의 파트너사나 입점 희망업체들에게 컬리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컬리 푸드페스타 옆에서는 파트너사를 포함,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 컨퍼런스가 함께 개최됐습니다.
컨퍼런스에는 CJ제일제당 최자은 마케팅본부장,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와 같은 외부인사도 있었지만, 김슬아 대표, 류형규 최고기술책임자, 서귀생 커머스 본부장 등 컬리의 임직원, 그리고 샐러드판다 김성학 대표,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 등 컬리 파트너사들이 연사로 나섰습니다.
컬리의 임직원들은 컬리가 내세우는 가치, 경쟁력,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는데요. 이를 통해 현재 컬리가 준비하고 있는 정책이나 전략도 미리 엿볼 수 있었습니다.
1. ‘컨티뉴어티’와 ‘익스텐션’으로 배송 유연성 확보
컬리의 새벽배송 정책은 단순 명료합니다.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달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1-7' 전략을 강하게 고수하다 보니 놓치는 수요가 발생했죠.
예를 들어 11시 전에 재고가 품절되는 경우 컬리는 주문하려는 고객에게 "제품이 품절되었습니다. 11시에 다시 주문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주문을 거절당한 고객 중 다시 오는 비율은 현저히 낮았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방침을 바꿔 "주문하시는 제품은 내일 새벽이 아닌, 모레 새벽에 배송됩니다. 그래도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컨티뉴어티(continuity), 즉 주문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언뜻 보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주문율이 훨씬 높아진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입니다.
곧 도입 예정인 익스텐션(extension)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특정 지역에 차량과 배송인력이 충분히 확보된 경우 해당 지역 고객에게 "11시가 넘었지만, 지금 주문해도 내일 아침 7시 전에 받으실 수 있습니다.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보내 주문을 유도하는 전략이죠. 이렇게 추가 주문을 통해 주문시간대를 확장함으로써 비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컬리는 컨티뉴어티와 익스텐션, 이 두 개의 전략 보완으로 배송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2. 데이터 서비스 등 B2B 사업모델 시동
조만간 컬리도 협력업체 대상의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페스타와 함께 열린 컨퍼런스에서 컬리의 류형규 CTO는 컬리가 구축한 수요 예측 시스템과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뒤 "곧 데이터를 토대로 협력사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상품, 판매, 재고, 고객 특성에 대한 데이터 서비스화를 추진한다는 건데요.
아마존, 월마트를 비롯, 많은 유통사들이 판매 데이터와 고객 인사이트를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이는 곧 데이터 기반의 광고모델인 리테일미디어 사업으로 이어집니다.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상품 수가 적은 컬리몰에서 리테일미디어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상품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컬리 역시 데이터 서비스에 이어 리테일미디어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알고리즘 개선 통해 큐레이션 고도화
그동안 컬리가 소위 '엣지'있는 프리미엄 식품몰로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취급상품 수가 현저히 적었기 때문입니다. 적은 상품에 집중해 패키징과 상세 페이지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였죠.
하지만, 몇 백 개에서 시작한 컬리 취급상품 수는 이제 3만 개가 넘어갑니다. SKU가 수천 개일 때까지만 해도 메인 화면만 잘 구성해서 제안하면, 그 안에서 판매가 잘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상품 수가 늘면서 메인 화면에 노출된 상품 구입률이 하락하고, 검색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습니다. 메인 화면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의미죠.
류형규 CTO에 따르면 조만간 컬리 메인 화면은 새로운 알고리즘이 적용된 개인별 맞춤 페이지가 제공됩니다. 과거 메인화면은 엠디의 추천을 포함해 고객 모두에게 동일한 상품이 제안됐다면 이제 새로운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 선호도가 반영된 최적의 화면이 노출되는 것이죠.
IPO 철회한 컬리의 복안은?
일각에서는 이번 컬리의 첫 오프라인 행사가 고객과 파트너사, 그리고 투자자 모두에게 컬리의 건재함을 알리는 한편, B2B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수익개선이 시급한 상황이기도 하죠.
코로나 기간, 폭주하는 주문량에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을 맞기도 한 컬리는 덕분에 회사 규모도 급성장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255억 원이었던 컬리 매출액은 지난해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4년간 378% 성장한 수치입니다(그림 1 참고).
문제는 그 만큼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 1천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289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자금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는 시장여건상 보류한 상태입니다. 대신 추가 투자금 약 1,200억 원을 수혈받았지만, 컬리의 재정을 보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외부 투자가 늘며, 컬리의 상징과도 같은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리스크입니다.
컬리가 국내 온라인쇼핑몰 시장의 대표적인 혁신주자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먹을거리에 있어 컬리가 보여준 뚝심과 철학,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한 거침없는 성장세는 기존 식품 유통업계 전통강자들을 당황케 했죠.
하지만, 컬리가 지금까지 내세운 철학과 가치가 지속가능하려면 지금의 적자 구조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번 페스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컬리에게는 충성도 높은 고객과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브랜드 자산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500만 명이었던 컬리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00만 명으로 증가했고(그림 2 참고),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도 76%가 넘습니다(그림 3 참고). 한번 유입된 고객을 락인하는 힘이 그 어느 업체보다 강하죠.
주 : 2019년 9월, 2020년 4월, 2021년 2022년 초 기준, 그외 연말 기준
⑦ 제품믹스
마케팅 용어에는 '믹스(mix)'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떤 것을 비즈니스 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따져봐야 할 여러 요소들을 ‘섞는다’, ‘배합한다’, ‘적절히 조합한다’ 정도의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이번 주는 ‘제품’을 한번 섞어볼게요~
제품믹스를 얘기할 때는 먼저 아래 두 가지 개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① 제품계열(product line) :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제품들의 집합, 제품 카테고리와 유사한 개념
② 제품품목(product item) : 규격, 형태 등 속성과 가격이 다른 개별 제품단위
제품믹스는 폭/너비(width), 깊이(depth), 길이(length)라는 기준을 통해 평가되며, 여기에 일관성(consistency)까지 추가되기도 하는데요.
폭(width)이란 서로 다른 제품계열의 개수이며, 깊이(depth)란 각 제품계열 내 제품품목의 수, 즉 몇 개의 버전이 존재하는지 보는 것이고, 길이(length)는 하나의 제품계열에 포함된 품목들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ABC제과’라는 회사가 있어요. 이 회사는 탄산음료와 제빵류를 취급합니다. 탄산음료 라인에서는 애플사이다, 체리콜라, 레몬에이드 3종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 중 체리콜라는 패트병 1.5L, 패트병 500ml, 캔 350ml 3가지 버전으로 생산해요. 제빵류는 단팥빵과 사과파이 2종을 출시합니다.
이럴 경우 ABC제과의 제품믹스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제품믹스는 우리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의 현재 상태를 좀 더 체계적으로 보고, 회사의 내외부 비즈니스 환경과 매출액과 수익률을 고려하여, 앞으로 제품의 폭을 넓힐 것인지, 폭은 유지하되 길이를 더 늘릴 것인지, 아니면 제품 품목의 깊이를 더 다양하게 할 것인지 하는 제품 확장 전략을 세우는 수단이 됩니다. 물론 반대로 축소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고요.
끝으로, 제품믹스 중 ‘일관성’이란 요소를 알아보면서 마무리 하려는데요. 사실 제품믹스란 말은 실제 현업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란 말로 많이 사용됩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유사한 종류의 제품들로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다양성을 더 추구할 것인지도 제품믹스를 활용한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제품믹스의 왕’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는 세제류부터, 과자류, 화장품, 배터리, 면도제품까지 무려 6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시장 점유율이 1위인 브랜드가 6개가 넘습니다. 여기에 라코스테, 휴고보스 같은 의류 브랜드까지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니, 제품믹스에서 일관성이란 요소는 무조건 밀접하게 관련된 제품계열을 유지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시험에서 용어나 개념관련 문제는 옳게 설명한 문항이나 옳지 않은 문항을 고르는 유형이 자주 출제가 되고 있으니, 제품믹스 관련해서는 아래와 같이 정리, 암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