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를 맞아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할 6가지 이슈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 의견을 전달해드립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6호’
2023년 하반기가 시작됐습니다. 올 상반기 업태별 성장률을 살펴보니 눈에 띄는 것이 있었어요. 온라인쇼핑몰 성장률이 2021년 13.6%에서 지난해 4.6%로 뚝 떨어지더니, 올 상반기에는 3.8% 성장에 그쳤어요(1~5월 기준). 백화점(7.9%)과 대형마트(4.4%)보다 낮은 수치에요. 이커머스도 이제 더이상 고성장 채널이 아니에요. 새로운 포맷의 태동부터 성숙기에 이르는 소매 라이프사이클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요. 성장보다 내실 강화, 수익개선에 힘쓸 때입니다.
2023년 하반기, 대내외적으로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죠. 소매기업과 소비재 기업이라면 꼭 짚어봐야 할 핵심 이슈들을 정리했어요. 새로운 구독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미국 유통업체 사례들도 꼭 살펴보세요~ |
🆕 리테일톡 6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2023년 하반기 주목해야 할 6가지 소매업계 이슈 2. 건강관리로 구독료 받는 미국 유통기업들 3. 지난 한주 유통가 소식 Top 5 4. 도전! 유통관리사 ⑥프로슈머 & 크리슈머 |
🔎 Issue 하반기 주목해야 할 6가지 소매업계 이슈 |
2023 하반기 소매업계 화두는 ‘디지털’ ‘비용절감’ ‘챗GPT’ |
- 2023년 상반기 소매 전체시장 약 3.5% 성장 - 하반기 화두는 '디지털', '비용관리', '생성형AI', 'PB' -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충전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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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윤은영 책임에디터
엔데믹과 함께 맞이한 올해 상반기는 고금리, 고물가 속에 전체 소매시장이 전년대비 3.5% 성장했어요(1~5월 통계청 기준). 수치만 보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4%를 웃돌았던 평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그리 긍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다행히 고공행진하던 소비자물가가 6월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심리지수도 13개월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들려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
지난 6월 28~30일까지 코엑스에서 유통산업연합회가 주최하는 ‘제11회 유통산업주간’이 개최됐어요.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올 하반기 유통산업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세미나도 함께 진행됐는데요. 커니, BCG코리아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비롯해 업계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최근 유통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리였어요.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 주요 이슈 중심으로 전달해 드릴게요. |
기조강연 연사로 참석한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엔데믹시대 유통시장의 변화와 대응전략'에 대해 발표했어요. |
1. 엔데믹 시대, 달라진 소비패턴에 대응하라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달라진 소비패턴은 엔데믹 이후 고착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따라서 어떤 변화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엔데믹 시대의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로 다음 6가지를 꼽았어요.
첫째, '플렉스'를 외치던 가심비 소비에서 가격대비 실제 사용 빈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가실비'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가실비' 소비는 가격이 다소 높아도 효용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면 거리낌 없이 비용을 지출하는 걸 말해요. 70만원이 넘는 다이슨 에어랩이 인기있는 이유에요. 둘째, '한정판', '오픈런'으로 대변되는 '득템'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스토리에 열광해 해당 브랜드의 한정판을 구입하고, 명품보다는 희소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입니다. 셋째,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은 그 시간이 주는 안락함을 알게 됐고, 불필요한 대화나 관계를 기피하게 됐죠. 이로 인해 택시 서비스에는 '조용히 가주세요'라는 옵션이 생겼고, 무인매장도 급격히 늘고 있어요. 넷째,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어요.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여가시간을 확보한 소비자들은 와인, 골프, 여행, 미술 등 하나의 취미활동에 깊이 빠졌고, 자연스럽게 취미활동에 지출하는 비용도 늘어났어요. 다섯 번째, 새로운 공간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어요. 집 안에만 오래 머물던 소비자들은 이제 집 밖을 나서 새로운 공간, 새로운 체험을 찾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온라인 기업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죠. 마지막 여섯 번째는 나이보다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브랜드나 디자인, 패키지를 선호하는 '네버랜드 신드롬(Neverland Syndrome)'입니다. 405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아모레 설화수가 광고모델로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발탁한 것도 네버랜드 신드롬 소비성향을 반영한 마케팅이에요.
이 여섯 가지 소비 트렌드가 갑자기 등장한 현상은 아니지만, 갈수록 강해지면서 올 하반기 유통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이므로 상품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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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지털, 실패하고 있다면 판을 새로 짜라
코로나 기간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로 가파르게 이동한 것입니다. 2018~2020년 사이 오프라인 결제 건수는 7%가 감소한 데 비해 온라인 채널의 결제 건수는 102%나 증가했어요. 온라인 채널이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1%로, 전문소매점 시장을 제외하면 가장 높아요(그림 1, 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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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 온-오프라인 결제 건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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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제이션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업이고 유통과 제조업계의 전통 강자들이 그동안 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기대만큼 성공률을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첫째, 고객들에게 그 앱이나 서비스를 꼭 써야만 하는 이유를 주지 못했어요. 공인인증 단계를 없앤 '토스'나 동네 직거래 기능을 도입한 '당근마켓'과 같이 기존 업체가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어야 고객은 움직이거든요. 둘째,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기 때문이에요. 앱이나 커머스를 론칭하고 나면, 앱 다운로드 수나 월별 방문자 수 같은 단기 지표에만 연연해 정말로 중요한 고객유지(retention) 관리 지표는 제대로 분석하지 않죠. 세 번째는 온-오프 조직간의 갈등입니다.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면서 매출 실적이 어디로 잡히느냐를 비롯해 갈등 유발 소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 부분을 조직적으로 잘 융합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죠. 마지막은 기업 자체에 디지털 DNA가 부족한 데서 오는 문제였어요. 디지털 채널은 기획, 콘텐츠, 마케팅 방향 등 모든 것이 기존 오프라인과 다른 패러다임으로 움직이는데 그 부분을 간과한 기업들이 많았죠.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가장 선도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오프라인 기업으로 올리브영을 꼽았어요. 올리브영이 옴니채널 고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오프라인 담당 조직간의 적극적인 협업, 리뷰 콘텐츠 강화 등 디지털 속성 이해, 입점 브랜드에 대한 디지털 마케팅 지원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었어요. 그 결과 2018년 8%에 불과했던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이 2021년에는 21%까지 늘어났어요. 매출액 규모로 보면 54.3%가 증가했어요.
기존의 오프라인 업태들이 일제히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디지털 전략을 다시 세우는 것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에요. 더불어 데이터 기반의 분석작업이나 디지털 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온-오프를 아우르는 MD체계 고도화를 통해 리테일의 본원적 역량인 상품 경쟁력을 제고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
3. 'Chat GPT'를 정복하라
하반기 주요 이슈로 모든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생성형 AI'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이미 유통업계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었지만, 생성형 AI는 지금까지와는 한차원 다른 활용방안들을 제시해주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손쉬운 방식으로요. 특히 온라인 채널들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대응, 상품 추천,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고객만족 제고와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꾀하고 있죠.
영국의 패션 온라인쇼핑몰 '잘란도(Zalando)'는 고객경험을 높이기 위해 챗GPT를 가장 발빠르게 적용한 기업이에요. 지난 4월 잘란도는 챗GPT와 연동되는 '가상 패션 비서(virtual fashion assistant)'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이 서비스는 고객이 정형화된 단어가 아닌, 자신만의 패션용어로 질문하거나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질문해도 그에 맞는 정보탐색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7월에 산토리니에서 야외 결혼식이 열리는데 무엇을 입고 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면 생성형 AI 가상 비서가 산토리니의 7월 날씨 상태까지 감안해 TPO에 맞는 옷과 함께 코디하기 좋은 액세서리를 추천해주는 식이죠. 평소 그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스타일, 사이즈가 모두 결합되어 개인 니즈에 딱 맞는 제안을 해요. 구매전환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
지난 4월, 영국 온라인 패션기업 ‘잘란도’는 챗GPT를 결합한 가상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어요. |
챗GPT가 더욱 강력해진 이유 중 하나는 플러그인 기능 때문이에요. 플러그인 기능이란 사용자가 챗GPT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은 뒤 API로 연결된 타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해요. 즉, 챗GPT 안에서 검색부터 쇼핑,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거에요. 익스피디아, 인스타카트, 쇼피파이 등 이미 약 80여 개 기업들이 챗GPT와 플러그인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에요. |
4. 비용구조를 혁신하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해진 덕목은 바로 '체력'입니다. 즉, 유동성 확보와 변동비 절감을 통해 어떤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에요.
비용절감 측면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마케팅 영역입니다.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마케팅비 절감을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작업은 성과가 측정되지 않는 광고나 마케팅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성과형 광고들의 진단을 통해 비효율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강조했어요. 이어 "실제 기업이 지향하는 타깃이나 마케팅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대상에 광고비를 지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으로 새고 있는 마케팅 비용만 없애도 전체적으로 20%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이런 과정을 통해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코스트 구조를 정립한 경우 매출도 소폭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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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유통기업들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이니셔티브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마존은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효율이 나지 않는 '아마존고(Amazon Go)' 매장 8개점을 폐점했어요. 또 연초 1만 8천 명을 감원한 데 이어 추가로 9천 명을 해고할 방침임을 알렸죠.
그런가 하면, 자체적인 운영 혁신을 통해 획기적으로 비용절감을 이뤄낸 사례도 있어요. 글로벌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Electrolux)는 제품 모듈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어요. 매스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의 모듈 디자인을 통해 생산 밸류 체인을 단축시킨 결과였죠. 이 외에도 일렉트로룩스는 디지털 제조 및 공급망 통합과 같은 노력을 통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변동비를 연평균 3% 줄일 수 있었습니다. |
5. 가치소비의 시대, PB 비중 더 커진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 이어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PB(Private Brand : 자사 브랜드)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소비시장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그로서리 부문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15% 수준이에요(그림 5 참고). 영국 50%, 네덜란드 43%, 포르투갈 38%, 프랑스 35%와 같이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곧 그만큼 잠재 성장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자료 : Statista(2020년 그로서리 기준) |
PB는 경제사이클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즉,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죠. 경제가 성장기에 있는 이머징 국가 경우 여전히 NB를 선호하는 과시형 소비가 우세하지만, 이미 오래 전 저성장기에 접어든 유럽 국가에서는 합리적 소비패턴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PB상품 비중이 높아요. 알디 경우 PB 매출 비중이 70%를 넘죠. BCG코리아 김연희 대표는 "이제 우리나라도 PB를 단순 저가상품이 아니라 고객들의 프리미엄 니즈까지 충족시키며 타사와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PB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NB 만큼의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전제돼야 할 것은 PB제조사와의 협업입니다. 김연희 대표는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효율을 달성한 알디의 사례를 소개했어요. 알디는 협력사 여러 곳이 동일한 원재료를 필요로 할 때 이를 공동 소싱해주기도 하고, 협력사들이 알디 매장에 최적화된 패키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세세한 정보를 모두 제공합니다. 판매 데이터나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투자도 하죠. 한 마디로 알디는 보기 드물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은' 유통사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연희 대표는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 PB는 아직 성장 여지가 많지만, 협력사와의 상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없이는 시장의 리더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more |
🌏 Global 건강관리로 구독료 받는 미국 유통업계 |
- 미 슈퍼마켓, '하이비' 헬스케어 구독 서비스 도입 - 수익 다변화 위해 아마존, 월마트도 헬스케어 사업 진출 - 높은 접근성 및 상품 전문성, '일상 속 건강케어'로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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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
국내 소매업계에 멤버십 경쟁이 한창이죠. 멤버십 제도를 통해 고객을 락인하고, 충성도를 높여 지속성장을 꾀하는 전략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유통업계 공통된 흐름이에요.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이 배송과 할인혜택에 초점을 둔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유통업계에는 다양한 회원제 유형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건강&웰니스'를 콘셉트로 한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
미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 업체 ‘하이비(Hy-Vee)’는 지난 5월 ‘건강&웰니스’ 구독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정기구독 서비스 명칭은 ‘헬시유(Healthy You)'. 고객은 매달 99달러(약 13만원)를 내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어요. |
미국 슈퍼마켓 'Hy-Vee'는 건강관리 구독서비스 '헬시유’ 서비스를 론칭했어요(사진:Hy-Vee). |
연 2회 건강검진을 가까운 매장에서
하이비 헬시유에 가입한 고객들은 매월 2회 개인맞춤식 영양 상담, 피트니스 영상 구독, 냉동용 식사준비를 위한 가상수업 등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표 1 참고). 가장 강력한 혜택은 연 2회 제공되는 건강검진 서비스예요. 고객들은 굳이 멀리 있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가까운 하이비 매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어요.
회원 가입에는 몇 가지 제약조건이 있어요.
첫째, 건강 서비스의 특성상, 연속성을 위해 고객은 최소 3개월 가입을 보증해야 해요. 둘째, 개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요. 넷플릭스처럼 가구 단위로 가입해 여러 명이 혜택을 공유할 수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일리노이, 미네소타, 칸사스 등 하이비 매장이 있는 8개 주에서 제공되며, 18세 이상 성인만 가입할 수 있어요. |
표 1 : 하이비의 'Healthy You' 서비스 |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
하이비가 건강관리 정기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갑작스러운 시도가 아니에요. 설립된 지 올해로 94년된 하이비는 '고객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이라는 확고한 지향점을 갖고 있어요. 하이비 매장을 구성하는 큰 축도 식품과 약국이에요. 점포 외관에는 Hy-Vee를 중앙에 두고 ‘Food’와 ‘Pharmacy’ 배너가 양 옆에 나란히 붙어 있죠. 매장 내 서비스와 상품전략도 이러한 목표 아래 움직여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약 70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강클리닉' 코너입니다. 매장에 약사와 영양사가 상주하면서 고객의 건강 및 영양상담을 해주고, 그에 맞는 상품 구입도 도와줘요. 2013년부터는 지역사회에 직접 찾아가는 '하이비 헬시유 모바일(Hy-Vee Healthy You Mobile)’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차량을 이용해 주로 지역 축제나 학교 행사, 건강 박람회 등을 방문하는데 하이비의 영양사 및 약사가 동행해 지역민들의 건강검진, 독감 예방접종, 영양정보 제공, 요리 시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지난해에는 헬스&웰니스를 콘셉트로 하는 온라인쇼핑몰 '홀로타굿(WholeLotta Good)'을 론칭하고 약 5천 개의 엄선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이비는 새로운 건강 구독제를 론칭하면서 이렇게 밝혔어요. "하이비는 그동안 고객들의 건강과 웰빙에 초점을 맞춰왔고, 강력한 약국도 함께 운영해 왔습니다. 고객들이 하이비를 단순히 식료품을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객을 위한 건강 및 웰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
지역사회에 직접 찾아가는 '하이비 헬시유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사진:Hy-Vee). |
아마존, 월마트도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
하이비 외에도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헬스&웰니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소매기업은 아마존입니다. 2020년에 온라인 약국 '필팩(Pill Pack)'을 인수한 아마존은 올해 초 39억 달러(약 5조 원)를 들여 '원 메디컬(One medical)' 인수를 완료했어요. 원메디컬은 미국에 200여 개 지점을 갖고있는 1차 의료시설 서비스인데요. 이 회사의 수익모델 중 하나가 바로 헬스케어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월 16.59달러, 연 199달러를 지불하면, 의료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크로거와 합병한 알버트슨(Albertson)은 디지털 건강 및 웰니스 플랫폼인 '신시어리 헬스(Sincerely Health)'를 출시했어요. 고객들은 앱을 통해 영양, 운동, 수면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리워드를 받게 되는데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이 리워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월마트도 2019년에 론칭해 현재 32개 지점을 운영 중인 월마트 헬스센터(Walmart Health Center)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죠. |
월마트는 2019년부터 '월마트 헬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사진:월마트). |
소매업체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수익 다변화 차원입니다. 더 이상 상품 판매만으로는 추가 성장이 어려워진 소매기업들이 최근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헬스케어 서비스도 그중 하나에요. 의료 서비스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건강기기 등 헬스케어 상품은 대표적인 고마진 품목이죠. 제대로 시장에 포지셔닝하면 식품대비 월등한 고수익 사업을 확보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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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FMI (미국 식품산업 협회) 주 : 미국 27개 식품 소매업체 대상으로 2021년 조사 |
🔖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5
1️⃣ 소비심리, 13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나타나 ▶️간만에 소비시장 관련 지수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5.2%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달 조금씩 둔화되다가 6월에는 2.7%로 21개월만에 처음 2%대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0.7로 전월에 비해 2.7P 상승했어요. 긍정적인 신호들이 실물경제에 그대로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홈플러스, 상반기 키워드 ‘리바운드’ 선정▶️대형마트 업체 홈플러스가 상반기 키워드로 'REBOUND'를 선정했어요. 리바운드는 ‘점포 리뉴얼(Renewal)’, ‘최적가(Best Price)’, ‘신선식품 강화(Origin)’, ‘이색상품 출시(Unique product)’, ‘테넌트 공간(Differentiated)’ 등을 의미합니다. 현재 대형마트와 중대형 슈퍼마켓 업체들이 지향하는 주요 전략들을 잘 담아낸 키워드 선정입니다.
3️⃣ 리셀시장에 대한 ‘나이키’의 제재, 흔들리는 리셀시장 ▶️최근 '크림(KREAM)' 등 리셀 플랫폼에서 고가에 거래되던 품목에 대해 나이키가 물량을 대량으로 풀면서 가격이 급락한 일이 있었어요. 리셀에 대한 견제인지 단순 재고처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명품업계를 중심으로 리셀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맞아요. 리셀에 대한 부작용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적자를 못 벗어난 리셀 업계에 악재가 겹쳤네요. 4️⃣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이어 11번가 인수설 도는 큐텐▶️ 큐텐은 대체 어디까지 사들이려는 걸까요. 지난 3일, 큐텐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11번가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큐텐이 SK스퀘어측을 접촉해 11번가 경영권 인수의사를 드러냈다는 꽤나 구체적인 기사였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큐텐이 쿠팡과 네이버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5️⃣넷플릭스 따라 미 코스트코도 멤버십공유 단속강화 ▶️ 회원제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가 계산시 본인확인을 강화하기 시작했어요. 최근 비회원들이 타인의 카드로 셀프체크아웃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데에 따른 조치라고는 하지만, 최근 수익압박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는 시선도 있어요. 이에 앞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단속한 뒤 구독자가 급증했다고 하죠. |
🗒️ 도전! 유통관리사
이번 주도 지난 주에 이어, ‘유통마케팅’ 과목에 출제가 된 마케팅 용어를 하나 더 소개해보려고 하는데요. ‘프로슈머’와 ‘크리슈머’ 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프로슈머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무려 40여전에 미래학자 앤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에 처음 등장한 용어인데요. 시장이 발전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에서,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 전략으로 넘어가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기업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변할 것으로 예견한 것입니다. 그 예견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제품 기획부터 생산, 홍보, 판매, 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제품이나 마케팅 활동에 반영하지 않고서는 경쟁적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 크리슈머 크리슈머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창조적인)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 개발에 직접 관여하는 프로슈머에서 더 발전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프로슈머가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부분이 강조된 개념이라면, 크리슈머는 “창조적 소비”에 포커스를 맞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슈머는 단순히 구매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당초 개발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고 개인적인 창의성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의 배경화면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하고, “비비빅 컵빙수”, “팔도비빔면 꿀조합 레시피”처럼 다른 재료로 조합을 하거나, 조리 방식을 새롭게 변형해서 전혀 다른 메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즉, 크리슈머는 제품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특정 제품에 덧붙일 만한 '가치적 속성'을 만들어내는 것, 더 나아가 '나와 타인의 삶에 의미 부여하기'를 더 중시한다는 점에서 프로슈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슈머나 크리슈머 모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에서 “소비자”라는 요소가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마케팅 용어들입니다. 인터넷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SNS가 성행하면서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소비자와의 소통을 잘 하는 기업, 소비자의 의견과 제품 피드백에 귀를 열고 제품 생산과 마케팅 전략에 능숙하게 반영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프로슈머나 크리슈머가 기업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아님..
🏅 그동안 출제된 문제에서는 프로슈머와 크리슈머를 하나의 큰 줄기로써, 두 개념 모두, 기업의 신상품 개발과 디자인, 판매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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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업태별 성장률을 살펴보니 눈에 띄는 것이 있었어요.
이커머스도 이제 더이상 고성장 채널이 아니에요. 새로운 포맷의 태동부터 성숙기에 이르는 소매 라이프사이클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요.
정리 : 윤은영 책임에디터
엔데믹과 함께 맞이한 올해 상반기는 고금리, 고물가 속에 전체 소매시장이 전년대비 3.5% 성장했어요(1~5월 통계청 기준). 수치만 보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4%를 웃돌았던 평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그리 긍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다행히 고공행진하던 소비자물가가 6월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심리지수도 13개월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들려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커니, BCG코리아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비롯해 업계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최근 유통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리였어요.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 주요 이슈 중심으로 전달해 드릴게요.
1. 엔데믹 시대, 달라진 소비패턴에 대응하라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달라진 소비패턴은 엔데믹 이후 고착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따라서 어떤 변화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엔데믹 시대의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로 다음 6가지를 꼽았어요.
첫째, '플렉스'를 외치던 가심비 소비에서 가격대비 실제 사용 빈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가실비'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가실비' 소비는 가격이 다소 높아도 효용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면 거리낌 없이 비용을 지출하는 걸 말해요. 70만원이 넘는 다이슨 에어랩이 인기있는 이유에요.
둘째, '한정판', '오픈런'으로 대변되는 '득템'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스토리에 열광해 해당 브랜드의 한정판을 구입하고, 명품보다는 희소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입니다.
셋째,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은 그 시간이 주는 안락함을 알게 됐고, 불필요한 대화나 관계를 기피하게 됐죠. 이로 인해 택시 서비스에는 '조용히 가주세요'라는 옵션이 생겼고, 무인매장도 급격히 늘고 있어요.
넷째,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어요.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여가시간을 확보한 소비자들은 와인, 골프, 여행, 미술 등 하나의 취미활동에 깊이 빠졌고, 자연스럽게 취미활동에 지출하는 비용도 늘어났어요.
다섯 번째, 새로운 공간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어요. 집 안에만 오래 머물던 소비자들은 이제 집 밖을 나서 새로운 공간, 새로운 체험을 찾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온라인 기업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죠.
마지막 여섯 번째는 나이보다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브랜드나 디자인, 패키지를 선호하는 '네버랜드 신드롬(Neverland Syndrome)'입니다. 405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아모레 설화수가 광고모델로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발탁한 것도 네버랜드 신드롬 소비성향을 반영한 마케팅이에요.
이 여섯 가지 소비 트렌드가 갑자기 등장한 현상은 아니지만, 갈수록 강해지면서 올 하반기 유통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이므로 상품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참고하세요.
2. 디지털, 실패하고 있다면 판을 새로 짜라
코로나 기간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로 가파르게 이동한 것입니다.
2018~2020년 사이 오프라인 결제 건수는 7%가 감소한 데 비해 온라인 채널의 결제 건수는 102%나 증가했어요. 온라인 채널이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1%로, 전문소매점 시장을 제외하면 가장 높아요(그림 1, 2 참고).
첫째, 고객들에게 그 앱이나 서비스를 꼭 써야만 하는 이유를 주지 못했어요. 공인인증 단계를 없앤 '토스'나 동네 직거래 기능을 도입한 '당근마켓'과 같이 기존 업체가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어야 고객은 움직이거든요.
둘째,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기 때문이에요. 앱이나 커머스를 론칭하고 나면, 앱 다운로드 수나 월별 방문자 수 같은 단기 지표에만 연연해 정말로 중요한 고객유지(retention) 관리 지표는 제대로 분석하지 않죠.
세 번째는 온-오프 조직간의 갈등입니다.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면서 매출 실적이 어디로 잡히느냐를 비롯해 갈등 유발 소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 부분을 조직적으로 잘 융합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죠.
마지막은 기업 자체에 디지털 DNA가 부족한 데서 오는 문제였어요. 디지털 채널은 기획, 콘텐츠, 마케팅 방향 등 모든 것이 기존 오프라인과 다른 패러다임으로 움직이는데 그 부분을 간과한 기업들이 많았죠.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가장 선도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오프라인 기업으로 올리브영을 꼽았어요. 올리브영이 옴니채널 고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오프라인 담당 조직간의 적극적인 협업, 리뷰 콘텐츠 강화 등 디지털 속성 이해, 입점 브랜드에 대한 디지털 마케팅 지원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었어요. 그 결과 2018년 8%에 불과했던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이 2021년에는 21%까지 늘어났어요. 매출액 규모로 보면 54.3%가 증가했어요.
기존의 오프라인 업태들이 일제히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디지털 전략을 다시 세우는 것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에요. 더불어 데이터 기반의 분석작업이나 디지털 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온-오프를 아우르는 MD체계 고도화를 통해 리테일의 본원적 역량인 상품 경쟁력을 제고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3. 'Chat GPT'를 정복하라
하반기 주요 이슈로 모든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생성형 AI'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이미 유통업계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었지만, 생성형 AI는 지금까지와는 한차원 다른 활용방안들을 제시해주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손쉬운 방식으로요.
특히 온라인 채널들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대응, 상품 추천,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고객만족 제고와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꾀하고 있죠.
영국의 패션 온라인쇼핑몰 '잘란도(Zalando)'는 고객경험을 높이기 위해 챗GPT를 가장 발빠르게 적용한 기업이에요.
지난 4월 잘란도는 챗GPT와 연동되는 '가상 패션 비서(virtual fashion assistant)'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이 서비스는 고객이 정형화된 단어가 아닌, 자신만의 패션용어로 질문하거나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질문해도 그에 맞는 정보탐색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7월에 산토리니에서 야외 결혼식이 열리는데 무엇을 입고 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면 생성형 AI 가상 비서가 산토리니의 7월 날씨 상태까지 감안해 TPO에 맞는 옷과 함께 코디하기 좋은 액세서리를 추천해주는 식이죠.
평소 그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스타일, 사이즈가 모두 결합되어 개인 니즈에 딱 맞는 제안을 해요. 구매전환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4. 비용구조를 혁신하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해진 덕목은 바로 '체력'입니다. 즉, 유동성 확보와 변동비 절감을 통해 어떤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에요.
비용절감 측면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마케팅 영역입니다.
커니 안태희 파트너는 "마케팅비 절감을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작업은 성과가 측정되지 않는 광고나 마케팅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성과형 광고들의 진단을 통해 비효율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강조했어요.
이어 "실제 기업이 지향하는 타깃이나 마케팅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대상에 광고비를 지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으로 새고 있는 마케팅 비용만 없애도 전체적으로 20%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이런 과정을 통해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코스트 구조를 정립한 경우 매출도 소폭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림 4 : 해외 글로벌 유통기업 비용절감 사례
아마존은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효율이 나지 않는 '아마존고(Amazon Go)' 매장 8개점을 폐점했어요. 또 연초 1만 8천 명을 감원한 데 이어 추가로 9천 명을 해고할 방침임을 알렸죠.
그런가 하면, 자체적인 운영 혁신을 통해 획기적으로 비용절감을 이뤄낸 사례도 있어요.
글로벌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Electrolux)는 제품 모듈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어요. 매스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의 모듈 디자인을 통해 생산 밸류 체인을 단축시킨 결과였죠.
이 외에도 일렉트로룩스는 디지털 제조 및 공급망 통합과 같은 노력을 통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변동비를 연평균 3% 줄일 수 있었습니다.
5. 가치소비의 시대, PB 비중 더 커진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 이어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PB(Private Brand : 자사 브랜드)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소비시장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그로서리 부문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15% 수준이에요(그림 5 참고). 영국 50%, 네덜란드 43%, 포르투갈 38%, 프랑스 35%와 같이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곧 그만큼 잠재 성장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BCG코리아 김연희 대표는 "이제 우리나라도 PB를 단순 저가상품이 아니라 고객들의 프리미엄 니즈까지 충족시키며 타사와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PB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NB 만큼의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김연희 대표는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효율을 달성한 알디의 사례를 소개했어요.
알디는 협력사 여러 곳이 동일한 원재료를 필요로 할 때 이를 공동 소싱해주기도 하고, 협력사들이 알디 매장에 최적화된 패키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세세한 정보를 모두 제공합니다. 판매 데이터나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투자도 하죠. 한 마디로 알디는 보기 드물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은' 유통사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연희 대표는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 PB는 아직 성장 여지가 많지만, 협력사와의 상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없이는 시장의 리더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more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
국내 소매업계에 멤버십 경쟁이 한창이죠.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이 배송과 할인혜택에 초점을 둔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유통업계에는 다양한 회원제 유형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건강&웰니스'를 콘셉트로 한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미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 업체 ‘하이비(Hy-Vee)’는 지난 5월 ‘건강&웰니스’ 구독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정기구독 서비스 명칭은 ‘헬시유(Healthy You)'.
고객은 매달 99달러(약 13만원)를 내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어요.
연 2회 건강검진을 가까운 매장에서
하이비 헬시유에 가입한 고객들은 매월 2회 개인맞춤식 영양 상담, 피트니스 영상 구독, 냉동용 식사준비를 위한 가상수업 등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표 1 참고).
가장 강력한 혜택은 연 2회 제공되는 건강검진 서비스예요. 고객들은 굳이 멀리 있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가까운 하이비 매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어요.
회원 가입에는 몇 가지 제약조건이 있어요.
첫째, 건강 서비스의 특성상, 연속성을 위해 고객은 최소 3개월 가입을 보증해야 해요.
둘째, 개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요.
넷플릭스처럼 가구 단위로 가입해 여러 명이 혜택을 공유할 수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일리노이, 미네소타, 칸사스 등 하이비 매장이 있는 8개 주에서 제공되며, 18세 이상 성인만 가입할 수 있어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
하이비가 건강관리 정기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갑작스러운 시도가 아니에요.
설립된 지 올해로 94년된 하이비는 '고객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이라는 확고한 지향점을 갖고 있어요.
하이비 매장을 구성하는 큰 축도 식품과 약국이에요. 점포 외관에는 Hy-Vee를 중앙에 두고 ‘Food’와 ‘Pharmacy’ 배너가 양 옆에 나란히 붙어 있죠. 매장 내 서비스와 상품전략도 이러한 목표 아래 움직여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약 70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강클리닉' 코너입니다. 매장에 약사와 영양사가 상주하면서 고객의 건강 및 영양상담을 해주고, 그에 맞는 상품 구입도 도와줘요.
2013년부터는 지역사회에 직접 찾아가는 '하이비 헬시유 모바일(Hy-Vee Healthy You Mobile)’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차량을 이용해 주로 지역 축제나 학교 행사, 건강 박람회 등을 방문하는데 하이비의 영양사 및 약사가 동행해 지역민들의 건강검진, 독감 예방접종, 영양정보 제공, 요리 시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지난해에는 헬스&웰니스를 콘셉트로 하는 온라인쇼핑몰 '홀로타굿(WholeLotta Good)'을 론칭하고 약 5천 개의 엄선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이비는 새로운 건강 구독제를 론칭하면서 이렇게 밝혔어요.
"하이비는 그동안 고객들의 건강과 웰빙에 초점을 맞춰왔고, 강력한 약국도 함께 운영해 왔습니다. 고객들이 하이비를 단순히 식료품을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객을 위한 건강 및 웰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마존, 월마트도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
하이비 외에도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헬스&웰니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소매기업은 아마존입니다.
2020년에 온라인 약국 '필팩(Pill Pack)'을 인수한 아마존은 올해 초 39억 달러(약 5조 원)를 들여 '원 메디컬(One medical)' 인수를 완료했어요. 원메디컬은 미국에 200여 개 지점을 갖고있는 1차 의료시설 서비스인데요.
이 회사의 수익모델 중 하나가 바로 헬스케어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월 16.59달러, 연 199달러를 지불하면, 의료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크로거와 합병한 알버트슨(Albertson)은 디지털 건강 및 웰니스 플랫폼인 '신시어리 헬스(Sincerely Health)'를 출시했어요. 고객들은 앱을 통해 영양, 운동, 수면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리워드를 받게 되는데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이 리워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월마트도 2019년에 론칭해 현재 32개 지점을 운영 중인 월마트 헬스센터(Walmart Health Center)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죠.
소매업체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수익 다변화 차원입니다. 더 이상 상품 판매만으로는 추가 성장이 어려워진 소매기업들이 최근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헬스케어 서비스도 그중 하나에요.
의료 서비스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건강기기 등 헬스케어 상품은 대표적인 고마진 품목이죠. 제대로 시장에 포지셔닝하면 식품대비 월등한 고수익 사업을 확보하게 돼요.
주 : 미국 27개 식품 소매업체 대상으로 2021년 조사
게다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더욱 높아졌어요. 고령화 추세로 자연스럽게 건강관리 니즈가 높아진 것과 더불어 이제 젊은 세대들도 건강에 관심이 많죠.
소매업계에 더 기회가 될 수 있는 지점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빠른’ 건강관리를 원한다는 거에요. 병원에 굳이 가지 않아도 접근성 높은 곳에서 일상적으로 건강을 관리받고 싶어하죠. 최근 헬스케어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 해요.
건강관리는 반복성과 정기성이라는 속성을 갖고 있어요. 이 때문에 기업과 고객이 ‘건강’으로 연결될 경우 고객 충성도는 배가 되죠....👉 more
리바운드는 ‘점포 리뉴얼(Renewal)’, ‘최적가(Best Price)’, ‘신선식품 강화(Origin)’, ‘이색상품 출시(Unique product)’, ‘테넌트 공간(Differentiated)’ 등을 의미합니다. 현재 대형마트와 중대형 슈퍼마켓 업체들이 지향하는 주요 전략들을 잘 담아낸 키워드 선정입니다.
⑥ 프로슈머 & 크리슈머
이번 주도 지난 주에 이어, ‘유통마케팅’ 과목에 출제가 된 마케팅 용어를 하나 더 소개해보려고 하는데요. ‘프로슈머’와 ‘크리슈머’ 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무려 40여전에 미래학자 앤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에 처음 등장한 용어인데요. 시장이 발전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에서,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 전략으로 넘어가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기업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변할 것으로 예견한 것입니다.
그 예견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제품 기획부터 생산, 홍보, 판매, 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제품이나 마케팅 활동에 반영하지 않고서는 경쟁적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크리슈머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창조적인)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 개발에 직접 관여하는 프로슈머에서 더 발전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프로슈머가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부분이 강조된 개념이라면, 크리슈머는 “창조적 소비”에 포커스를 맞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슈머는 단순히 구매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당초 개발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고 개인적인 창의성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의 배경화면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하고, “비비빅 컵빙수”, “팔도비빔면 꿀조합 레시피”처럼 다른 재료로 조합을 하거나, 조리 방식을 새롭게 변형해서 전혀 다른 메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즉, 크리슈머는 제품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특정 제품에 덧붙일 만한 '가치적 속성'을 만들어내는 것, 더 나아가 '나와 타인의 삶에 의미 부여하기'를 더 중시한다는 점에서 프로슈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슈머나 크리슈머 모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에서 “소비자”라는 요소가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마케팅 용어들입니다. 인터넷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SNS가 성행하면서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소비자와의 소통을 잘 하는 기업, 소비자의 의견과 제품 피드백에 귀를 열고 제품 생산과 마케팅 전략에 능숙하게 반영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프로슈머나 크리슈머가 기업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