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2024 가장 혁신적인 10대 리테일러를 소개합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39호’
2019년 5,154원이었던 자장면은 2023년 7,069원으로, 2,408원이었던 김밥은 3,323원으로 두 품목 모두 가격이 30% 넘게 뛰었습니다. 이렇듯 외식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식 소비패턴에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들을 짚어봤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기업인 월마트가 '2024 가장 혁신적인 소매기업' 리스트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외에도 어떤 소매기업들이 혁신성을 인정받았는지 살펴봤어요.
* 다음주 수요일은 총선일을 맞아 리테일톡도 한주 쉬어갈께요. 4월 17일에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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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톡 39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고물가 시대 맞아 외식소비도 양극화 2. '2024 가장 혁신적인 소매기업'은? 3. 한주간 유통가소식 Top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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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외식소비도 양극화 편의점에서 때우거나, 뷔페에서 제대로 즐기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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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식 횟수는 줄여도 경험에는 돈 쓴다 - 메뉴 다양한 뷔페 레스토랑 다시 인기 - 카페에서 디저트 경험 즐기는 10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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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이후 외식에 대한 니즈는 늘었지만, 가파르게 상승한 외식비는 소비자들을 다시 움츠러들게 했어요. 코로나 이후 4년간 전체 외식시장 규모는 연평균 0.9% 소폭 성장했지만, 거래량은 2.2%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식 소비패턴은 편의점에서 싸고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실속파'와 만원 더 주고 뷔페에서 제대로 즐기겠다는 '경험파'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 외식시장에서 감지되는 트렌드 변화를 유로모니터가 분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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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어 고물가로 외식횟수 감소
2023년 국내 외식시장 규모는 1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 직후인 2020년 10.5%나 역신장한 국내 외식시장은 2022년 8.1%, 2023년 8.9% 연이어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어요(그림 1 참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23년 전체 시장은 3.7% 성장했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외식비 상승분을 걷어내면 아직 코로나 이전으로 시장 상황이 회복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외식비 가격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5,154원이었던 자장면은 2023년 말 기준 7,069원으로, 2,408원이었던 김밥은 3,323원으로 올랐어요. 두 품목 모두 37% 가격이 뛰었습니다. 국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 가격도 4년 사이 20% 가까이 올랐어요(서울 기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외식업체 이용객들의 객단가를 봐도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13.7%나 뛰었습니다. 이렇듯 가파른 외식비 상승은 외식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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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모니터가 코로나 전후 4년간의 외식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장 규모에 있어서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그림 2 참고). 하지만, 거래량 면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2019~2023년 국내 외식시장 거래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이전 4년간에 비해 2.2% 역신장했습니다. 이는 최근 외식시장의 규모 확대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외식소비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메뉴 가격 인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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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 코로나 전후 국내 외식시장 연평균 성장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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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돈 쓴다' 전 연령대에서 증가
외식비 부담으로 외식 횟수는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니즈를 잘 공략해 성장하는 외식 카테고리도 있습니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가운데 외식 소비 트렌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 요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 특성과 서비스의 질까지 고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외식 메뉴를 선택한다는 점이에요. 유로모니터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험을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국내 소비자들의 비율이 2023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어요.
2022년 조사결과에서는 경험적 요소에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전체 8.5% 소비자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지만 지난해에는 13.2%로 응답률이 크게 늘었습니다(그림 3 참고).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전 연령대에서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아졌어요. 특히 경험소비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던 40대 이상 소비자들의 응답률이 2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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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 경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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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보이스오브컨슈머 : 라이프스타일 서베이 2019~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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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다양한 뷔페, 합리적 옵션으로 재인식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알아챈 외식업체들은 발 빠르게 대중성 있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합리적 가격'이라는 기본요소 외에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카테고리가 뷔페형 레스토랑입니다. 뷔페형 레스토랑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대표적인 외식 카테고리였죠.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애슐리, 빕스, 아웃백 등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서양식(Chained North American Full-Service Restaurants) 레스토랑 매출은 2020년 약 20%나 역신장했어요. 매장 수 역시 빠르게 감소해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16%나 감소했습니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폭넓게 인기를 끌었던 한식 뷔페 브랜드는 코로나 기간 대부분 폐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시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어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 및 무한리필 샐러드바 형태의 외식 카테고리는 지난해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외식산업의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고물가로 외식을 줄인다는데 단가도 높은 뷔페형 식당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외식 메뉴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뷔페 이용료가 합리적인 선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피자, 치킨, 중식 등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꼽히는 메뉴들의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습니다. 이들 메뉴의 객단가가 만 원 중후반대로 형성되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었어요. 오히려 다채로운 고급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디저트까지 만족스럽게 해결되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합리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거죠.
뷔페형 레스토랑의 자구 노력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기, 큰 위기를 겪었던 뷔페 레스토랑 업체들은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통해 고객들의 경험적 요소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전달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빕스는 매장 단장과 함께 와인&페어링 존을 도입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채택했고, 애슐리 역시 메뉴를 대폭 보강하고 매장 환경을 개선했어요. 무한리필 돼지갈비 브랜드인 ‘명륜진사갈비’는 샐러드바뿐 아니라 프렌치랙, 삼겹살, 닭갈비 등 메뉴를 추가해 고기 뷔페 형태로 포맷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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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편의점 음식, 고물가 속 외식 메뉴로 자리매김
유로모니터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편의점이라는 유통채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는 데 큰 동인이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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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직장인들의 점심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편의점 즉석식품들(사진 : CU 올림픽광장점, 리테일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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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편의점은 단순한 상품 판매 채널을 넘어 다양한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강력한 생활밀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죠. 여기에 저렴하지만 한끼 식사로 손색 없는 외식 메뉴들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편의점은 외식산업 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포만감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데다 유명 식당과의 협업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메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최근에는 품질 측면에서도 편의점 메뉴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외식메뉴 시장은 코로나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2년부터는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그림 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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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주 : 편의점에서 발생되는 외식 수요 총액은 원두커피, 삼각김밥, 샐러드, 도시락, 핫바/어묵, 치킨 등 신선 및 편의식품과 즉석섭취식품 일부 항목을 집계한 것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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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편의점에서 점심해결 1020, 카페에서 ‘작은 사치’
편의점이 지출을 줄이려는 3040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점메추(점심메뉴추천)’ 메뉴를 제공하는 요긴한 채널이라면, 1020 세대들에게 커피 전문점은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외식 채널입니다. 커피 전문점은 용돈은 아끼고 싶지만,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고 싶어하는 1020세대 외식 소비의 중심에 있어요. 한국은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카페가 많고 1인당 커피 소비량도 많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2% 감소하며 잠시 주춤했던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다시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커피 소비가 그만큼 늘었다기보다 업체들의 디저트 메뉴 강화와 베이커리형 카페 증가 등이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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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니얼'이 인기를 끌었던 22~23년에는 약과를 활용한 각종 케이크, 파이 등이 커피 전문점에 등장하더니, 이제는 제철과일을 활용한 음료나 과일 디저트가 커피 전문점의 시즌 메뉴로 자리잡았습니다. 커피 한 잔과 디저트 한 조각의 가격은 한 끼 식사 비용과 맞먹지만,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경험적 요소는 이들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들의 빠른 확산은 이러한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의 거래당 지출 금액은 2023년 기준 약 7,650원입니다. 대표적인 저가 커피 전문점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1인 메뉴세트(샌드위치+음료)가 5천~6천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접근성까지 좋은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식사하는 외식 문화는 이미 1020 세대에게 익숙해 보입니다......👉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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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2024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소매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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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가장 거대한 기업 '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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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컴퍼니 '2024 혁신 소매기업' 발표 - 월마트, 전통 소매기업 중 유일 - 지속가능성 추구하는 기업 다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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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기업이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이변을 월마트가 만들어냈어요. 월마트는 전통 소매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그것도 1위로 '가장 혁신적인 10대 소매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제 '회사가 커져서 혁신이 쉽지 않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미국의 경영전문 매체인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2024년 가장 혁신적인 10대 소매기업(The Top 10 Most Innovative Retail Companies of 2024)'을 발표했습니다.1995년 창간된 패스트컴퍼니는 매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분야별로 발표하고 있는데요. 목록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사업모델이나 성과들을 살펴보면 전세계 소매업계의 혁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월마트 외에도 전세계 구석구석에 쌓이는 옷감 재고를 필요한 기업과 매칭시켜주는 '퀸오브로(Queen of Raw)', 개인맞춤형 주얼리를 제작 판매하는 '앙가라(Angara)' 등이 혁신적인 소매기업으로 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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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대 소매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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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패스트컴퍼니 발표자료 기반, 리테일톡 재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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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기업에서 옴니채널 기업으로 완벽한 변신
월마트(Walmart)는 수십년간 장악해온 전세계 소매시장 주도권을 아마존에 빼앗긴 후 절치부심 끝에 판세를 뒤엎는데 성공했어요. 6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한 월마트는 2023년 매출 6,4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월마트 혁신의 방점은 옴니채널 이용객들을 위한 편의성과 고객경험 향상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마존이 먼저 도입한 성공전략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에도 머뭇거림이 없었죠. 월마트가 가장 부러워했던 아마존의 '프라임'을 벤치마킹한 유료 회원제 '월마트플러스'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안착했고, 월마트가 지속적으로 소구해왔던 '매일 저가격'과 '롤백' 정책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중산층 고객까지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월마트는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 성공요소이자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반품경험 향상으로 보고 지난해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앞서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전개했습니다. '아무 걱정 없는(No Concerns)'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전개한 새로운 반품정책은 3가지였어요. 휴일을 고려해 반품가능 기한을 연장해주고, 차량에 머문 채 반품할 수 있는 '커브사이드 리턴'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집에서 예약을 통해 반품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습니다. 고객은 별도의 박스 포장이나 택배 라벨 작업도 할 필요 없이 집으로 방문한 배송기사에게 제품만 전달하면 되는, 매우 편리한 반품 방식이죠. 월마트는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혁신 부분에서도 점수를 땄습니다. 지난 2년간 7개 주, 37개 허브에서 초고속 배송 드론을 테스트 해 온 월마트는 올해 말까지 댈러스 포트워스의 75% 지역을 드론 배송으로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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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반품 경험을 개선하는 등 옴니채널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전개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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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스캔으로 간편해진 중고거래
아카이브(Archive)는 노스페이스, 뉴발란스, 마리메코 등 고가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리세일(resale) 플랫폼입니다. '리셀(Resell)'이 중고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면, 리세일은 좀 더 가치를 높여 판매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리세일, 혹은 리셀 플랫폼은 중고 의류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난 10년간 꾸준히 소매업계 화두에 오른 분야예요. 유명 리셀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U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2022년에 28% 성장한 데 이어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두 배로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중고품 판매 플랫폼은 운영이 다소 복잡하고, 예기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단 공급량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운영상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요. 이 때문에 기존의 가격책정이나 판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좋은 중고품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카이브는 이러한 중고 거래 사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브랜드사, 유통사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아카이브에서는 세 가지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요. 개인과 개인간 거래, 검증된 리셀 판매자를 통한 거래,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직접 재고를 올려 판매하는 방식이 있고, 각 거래별로 제품 추적, 품목 식별, 상태 설명, 권장 가격, 배송 지원, 다양한 지불방식 등을 제공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 ID 전문업체인 이온(Eon), 의류 브랜드인 판가이아(Pangaia)와 협력해 QR코드를 활용한 리세일 방식을 도입했어요. 판가이아 의류에 부착된 QR코드 스캔을 통해 중고 거래 및 제품 추적이 더욱 간편해졌습니다. 2021년에 사업을 시작한 아카이브는 현재 4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으며, 7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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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는 다양한 형태의 중고 거래를 지원하는 리세일 플랫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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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하나로 스타 된 프리미엄 유기농 식료품점
에레혼(Erewhon)은 미국의 친환경 고급 식료품 업체예요. 캘리포니아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에레혼이 혁신적인 기업 3위로 꼽힌 이유는 '스무디' 음료 하나 때문입니다. 2022년 에레혼은 유명 패션모델 '헤일리비버(Hailey Bieber)'와 협업해 '딸기 스킨 글레이즈 스무디'라는 제품을 출시했어요. 가격은 무려 19달러, 취향대로 이것저것 옵션을 추가하면 25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주 재료인 딸기는 물론, 아몬드밀크, 바나나, 유기농 아보카도, 대추, 메이플시럽, 코코넛크림까지 스무디에 들어가는 대부분 원료가 유기농이예요. 건강한 재료로 만든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스무디 하나에 약 3만 원이라는 가격은 꽤 부담스러운데요. 이 값비싼 스무디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협업 파트너인 헤일리비버는 종종 이 스무디를 마시며 거리를 다녔고, SNS에 인증샷을 올렸어요. 그녀의 팔로워들은 이런 모습을 따라했고, 급속히 확산됐죠. 이 단일 아이템 덕분에 에레혼은 지난해 단 10개 매장에서 1억 7,1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어요. 지금도 이 음료는 한 달에 4만 개가 팔리고 있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으로 단맛을 본 에레혼은 이후로도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 유명 헤어 스타일리스트 크리스 애플턴(Chris Appleton) 등과 함께 협업한 스무디를 연이어 출시하며 스무디를 하나의 문화 척도로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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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로 붐비는 에레혼 매장(좌)과 에레혼과 협업해 출시한 스무디를 마시고 있는 모델 헤일리비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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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을 위한 매장지원 솔루션
글로스 지니어스(Gloss Genius)는 미용실과 피부관리숍 등 작은 매장의 운영을 지원하는 기업입니다.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예약, 결제 기능은 물론 고객 관리와 마케팅 툴도 지원받을 수 있어요. 한 마디로 '뷰티업계의 쇼피파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로스 지니어스의 수익창구는 회원들의 구독료와 결제 수수료입니다. 회원은 주로 비용과 인력 문제로 자체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로, 현재 약 6만 개 업체가 가입돼 있어요. 미국에 있는 스타벅스 점포 수보다 많습니다.
지난해 글로스 지니어스는 소상공인들의 매장운영 개선을 위해 '보증금(deposit)'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어요. 미용실과 피부관리숍은 예약시간 직전에 취소하거나 아예 오지 않는 노쇼(No Show) 고객들이 많은데요. 보증금 제도는 예약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받고,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락 없이 오지 않을 경우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기능입니다. 고객에게는 미리 이에 대한 서명을 받고 이러한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약 알림' 기능도 제공하죠. 글로스 지니어스는 보증금 기능 도입 후 예약 취소 및 노쇼가 42% 줄었다고 밝혔어요. ......👉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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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 5
1️⃣ 잡히지 않는 사과·배 가격, 두달 연속 3%대 상승▶️치솟은 물가가 좀처럼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3.1% 상승했어요. 2월(3.1%)에 이어 3월까지 두달 연속 3%대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는 일본이나 유럽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사과, 배를 포함한 과일 등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어 문제입니다.
2️⃣ 버티컬 커머스, W컨셉·무신사 매출 '껑충'▶️패션 버티컬 커머스 업체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달 진행한 '스프링 페스타'에서 브랜드 매출이 2배 뛰었다고 밝혔어요. 무신사 역시 지난달 선보인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몰 수원점에 오픈 첫 주말새 3만 명이 방문하는 등 흥행하고 있습니다. 알리, 티무, 쉬인의 공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버티컬 패션기업들이 입지를 단단히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 SSG닷컴, 소상공인 위한 '비즈 전문관' 론칭▶️SSG닷컴이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사업자 회원을 위한 '비즈 전문관'을 오픈했습니다. 비즈 전문관은 사업자 회원 수요가 높은 식품, 사무용품 등을 한데 모아 8개 테마별로 추천하는데요. 예를 들어 요식업 테마에서는 카페 운영에 필요한 베이커리나 우유를, 탕비실 테마에서는 과자와 간식, 커피·차 등의 제품을 각각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SSG닷컴은 비즈전문관을 통해 사업자 회원에게 차별화된 쇼핑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 당근, 창립 8년만에 첫 흑자 달성▶️온라인플랫폼 기업들의 흑자전환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인 당근마켓이 창립 8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는 뉴스입니다. 당근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천276억 원으로 전년(499억 원)보다 156% 증가했다고 밝혔어요. 영업이익은 173억 원을 기록해 2022년 46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5️⃣ '홍콩, 아시아 물류허브'는 옛말▶️아시아 물류 허브로서의 홍콩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글로벌 해운 분석업체 드류리 통계에 따르면 홍콩항의 작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보다 14% 줄어든 1천430만TEU로 나타났으며, 감소 폭이 세계 주요 항구 가운데 가장 컸어요. 특히 과거 아시아 물류 허브로 통했던 홍콩의 물동량 순위가 2012년 3위에서 2023년 10위로 떨어졌다고 하네요. 중국 본토와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 항구의 부상이 그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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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톡 39호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 수요일인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일입니다. 일찍 투표 끝내시고,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바랄께요. 리테일톡도 한주 쉬고, 4월 17일 수요일 아침에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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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톡 39호 어떠셨나요? 더 나은 뉴스레터를 위해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의견 모두 꼼꼼히 읽고 반영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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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때우거나,
뷔페에서 제대로 즐기거나
이런 가운데 외식 소비패턴은 편의점에서 싸고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실속파'와 만원 더 주고 뷔페에서 제대로 즐기겠다는 '경험파'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 외식시장에서 감지되는 트렌드 변화를 유로모니터가 분석했습니다.
글: 유로모니터 한승우 선임연구원
코로나 이어 고물가로 외식횟수 감소
2023년 국내 외식시장 규모는 1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 직후인 2020년 10.5%나 역신장한 국내 외식시장은 2022년 8.1%, 2023년 8.9% 연이어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어요(그림 1 참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23년 전체 시장은 3.7% 성장했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외식비 상승분을 걷어내면 아직 코로나 이전으로 시장 상황이 회복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외식비 가격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5,154원이었던 자장면은 2023년 말 기준 7,069원으로, 2,408원이었던 김밥은 3,323원으로 올랐어요. 두 품목 모두 37% 가격이 뛰었습니다. 국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 가격도 4년 사이 20% 가까이 올랐어요(서울 기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외식업체 이용객들의 객단가를 봐도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13.7%나 뛰었습니다.
이렇듯 가파른 외식비 상승은 외식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량 면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2019~2023년 국내 외식시장 거래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이전 4년간에 비해 2.2% 역신장했습니다. 이는 최근 외식시장의 규모 확대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외식소비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메뉴 가격 인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험에 돈 쓴다'
전 연령대에서 증가
외식비 부담으로 외식 횟수는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니즈를 잘 공략해 성장하는 외식 카테고리도 있습니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가운데 외식 소비 트렌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 요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 특성과 서비스의 질까지 고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외식 메뉴를 선택한다는 점이에요.
유로모니터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험을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국내 소비자들의 비율이 2023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어요.
2022년 조사결과에서는 경험적 요소에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전체 8.5% 소비자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지만 지난해에는 13.2%로 응답률이 크게 늘었습니다(그림 3 참고).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전 연령대에서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아졌어요.
특히 경험소비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던 40대 이상 소비자들의 응답률이 2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메뉴 다양한 뷔페,
합리적 옵션으로 재인식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알아챈 외식업체들은 발 빠르게 대중성 있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합리적 가격'이라는 기본요소 외에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카테고리가 뷔페형 레스토랑입니다. 뷔페형 레스토랑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대표적인 외식 카테고리였죠.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애슐리, 빕스, 아웃백 등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서양식(Chained North American Full-Service Restaurants) 레스토랑 매출은 2020년 약 20%나 역신장했어요. 매장 수 역시 빠르게 감소해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16%나 감소했습니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폭넓게 인기를 끌었던 한식 뷔페 브랜드는 코로나 기간 대부분 폐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시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어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 및 무한리필 샐러드바 형태의 외식 카테고리는 지난해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외식산업의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고물가로 외식을 줄인다는데 단가도 높은 뷔페형 식당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외식 메뉴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뷔페 이용료가 합리적인 선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피자, 치킨, 중식 등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꼽히는 메뉴들의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습니다. 이들 메뉴의 객단가가 만 원 중후반대로 형성되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었어요. 오히려 다채로운 고급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디저트까지 만족스럽게 해결되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합리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거죠.
뷔페형 레스토랑의 자구 노력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기, 큰 위기를 겪었던 뷔페 레스토랑 업체들은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통해 고객들의 경험적 요소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전달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빕스는 매장 단장과 함께 와인&페어링 존을 도입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채택했고, 애슐리 역시 메뉴를 대폭 보강하고 매장 환경을 개선했어요. 무한리필 돼지갈비 브랜드인 ‘명륜진사갈비’는 샐러드바뿐 아니라 프렌치랙, 삼겹살, 닭갈비 등 메뉴를 추가해 고기 뷔페 형태로 포맷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실패 없는 편의점 음식,
고물가 속 외식 메뉴로 자리매김
유로모니터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편의점이라는 유통채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는 데 큰 동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편의점은 단순한 상품 판매 채널을 넘어 다양한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강력한 생활밀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죠.
여기에 저렴하지만 한끼 식사로 손색 없는 외식 메뉴들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편의점은 외식산업 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포만감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데다 유명 식당과의 협업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메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최근에는 품질 측면에서도 편의점 메뉴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외식메뉴 시장은 코로나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2년부터는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그림 4 참고).
주 : 편의점에서 발생되는 외식 수요 총액은 원두커피, 삼각김밥, 샐러드, 도시락, 핫바/어묵, 치킨 등 신선 및 편의식품과 즉석섭취식품 일부 항목을 집계한 것임.
3040, 편의점에서 점심해결
1020, 카페에서 ‘작은 사치’
편의점이 지출을 줄이려는 3040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점메추(점심메뉴추천)’ 메뉴를 제공하는 요긴한 채널이라면, 1020 세대들에게 커피 전문점은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외식 채널입니다. 커피 전문점은 용돈은 아끼고 싶지만,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고 싶어하는 1020세대 외식 소비의 중심에 있어요.
한국은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카페가 많고 1인당 커피 소비량도 많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2% 감소하며 잠시 주춤했던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다시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커피 소비가 그만큼 늘었다기보다 업체들의 디저트 메뉴 강화와 베이커리형 카페 증가 등이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할매니얼'이 인기를 끌었던 22~23년에는 약과를 활용한 각종 케이크, 파이 등이 커피 전문점에 등장하더니, 이제는 제철과일을 활용한 음료나 과일 디저트가 커피 전문점의 시즌 메뉴로 자리잡았습니다.
커피 한 잔과 디저트 한 조각의 가격은 한 끼 식사 비용과 맞먹지만,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경험적 요소는 이들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들의 빠른 확산은 이러한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의 거래당 지출 금액은 2023년 기준 약 7,650원입니다. 대표적인 저가 커피 전문점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1인 메뉴세트(샌드위치+음료)가 5천~6천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접근성까지 좋은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식사하는 외식 문화는 이미 1020 세대에게 익숙해 보입니다......👉 more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가장 거대한 기업 '월마트'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기업이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이변을 월마트가 만들어냈어요. 월마트는 전통 소매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그것도 1위로 '가장 혁신적인 10대 소매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제 '회사가 커져서 혁신이 쉽지 않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미국의 경영전문 매체인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2024년 가장 혁신적인 10대 소매기업(The Top 10 Most Innovative Retail Companies of 2024)'을 발표했습니다.1995년 창간된 패스트컴퍼니는 매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분야별로 발표하고 있는데요. 목록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사업모델이나 성과들을 살펴보면 전세계 소매업계의 혁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월마트 외에도 전세계 구석구석에 쌓이는 옷감 재고를 필요한 기업과 매칭시켜주는 '퀸오브로(Queen of Raw)', 개인맞춤형 주얼리를 제작 판매하는 '앙가라(Angara)' 등이 혁신적인 소매기업으로 꼽혔습니다.
전통기업에서 옴니채널 기업으로
완벽한 변신
월마트(Walmart)는 수십년간 장악해온 전세계 소매시장 주도권을 아마존에 빼앗긴 후 절치부심 끝에 판세를 뒤엎는데 성공했어요. 6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한 월마트는 2023년 매출 6,4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월마트 혁신의 방점은 옴니채널 이용객들을 위한 편의성과 고객경험 향상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마존이 먼저 도입한 성공전략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에도 머뭇거림이 없었죠. 월마트가 가장 부러워했던 아마존의 '프라임'을 벤치마킹한 유료 회원제 '월마트플러스'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안착했고, 월마트가 지속적으로 소구해왔던 '매일 저가격'과 '롤백' 정책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중산층 고객까지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월마트는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 성공요소이자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반품경험 향상으로 보고 지난해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앞서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전개했습니다.
'아무 걱정 없는(No Concerns)'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전개한 새로운 반품정책은 3가지였어요. 휴일을 고려해 반품가능 기한을 연장해주고, 차량에 머문 채 반품할 수 있는 '커브사이드 리턴'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집에서 예약을 통해 반품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습니다. 고객은 별도의 박스 포장이나 택배 라벨 작업도 할 필요 없이 집으로 방문한 배송기사에게 제품만 전달하면 되는, 매우 편리한 반품 방식이죠.
월마트는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혁신 부분에서도 점수를 땄습니다. 지난 2년간 7개 주, 37개 허브에서 초고속 배송 드론을 테스트 해 온 월마트는 올해 말까지 댈러스 포트워스의 75% 지역을 드론 배송으로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QR스캔으로 간편해진 중고거래
아카이브(Archive)는 노스페이스, 뉴발란스, 마리메코 등 고가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리세일(resale) 플랫폼입니다. '리셀(Resell)'이 중고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면, 리세일은 좀 더 가치를 높여 판매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리세일, 혹은 리셀 플랫폼은 중고 의류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난 10년간 꾸준히 소매업계 화두에 오른 분야예요. 유명 리셀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U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2022년에 28% 성장한 데 이어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두 배로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중고품 판매 플랫폼은 운영이 다소 복잡하고, 예기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단 공급량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운영상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요. 이 때문에 기존의 가격책정이나 판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좋은 중고품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카이브는 이러한 중고 거래 사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브랜드사, 유통사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아카이브에서는 세 가지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요. 개인과 개인간 거래, 검증된 리셀 판매자를 통한 거래,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직접 재고를 올려 판매하는 방식이 있고, 각 거래별로 제품 추적, 품목 식별, 상태 설명, 권장 가격, 배송 지원, 다양한 지불방식 등을 제공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 ID 전문업체인 이온(Eon), 의류 브랜드인 판가이아(Pangaia)와 협력해 QR코드를 활용한 리세일 방식을 도입했어요. 판가이아 의류에 부착된 QR코드 스캔을 통해 중고 거래 및 제품 추적이 더욱 간편해졌습니다.
2021년에 사업을 시작한 아카이브는 현재 4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으며, 7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유기농 식료품점
에레혼(Erewhon)은 미국의 친환경 고급 식료품 업체예요. 캘리포니아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에레혼이 혁신적인 기업 3위로 꼽힌 이유는 '스무디' 음료 하나 때문입니다.
2022년 에레혼은 유명 패션모델 '헤일리비버(Hailey Bieber)'와 협업해 '딸기 스킨 글레이즈 스무디'라는 제품을 출시했어요. 가격은 무려 19달러, 취향대로 이것저것 옵션을 추가하면 25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주 재료인 딸기는 물론, 아몬드밀크, 바나나, 유기농 아보카도, 대추, 메이플시럽, 코코넛크림까지 스무디에 들어가는 대부분 원료가 유기농이예요.
건강한 재료로 만든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스무디 하나에 약 3만 원이라는 가격은 꽤 부담스러운데요. 이 값비싼 스무디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협업 파트너인 헤일리비버는 종종 이 스무디를 마시며 거리를 다녔고, SNS에 인증샷을 올렸어요. 그녀의 팔로워들은 이런 모습을 따라했고, 급속히 확산됐죠.
이 단일 아이템 덕분에 에레혼은 지난해 단 10개 매장에서 1억 7,1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어요. 지금도 이 음료는 한 달에 4만 개가 팔리고 있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으로 단맛을 본 에레혼은 이후로도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 유명 헤어 스타일리스트 크리스 애플턴(Chris Appleton) 등과 함께 협업한 스무디를 연이어 출시하며 스무디를 하나의 문화 척도로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매장지원 솔루션
글로스 지니어스(Gloss Genius)는 미용실과 피부관리숍 등 작은 매장의 운영을 지원하는 기업입니다.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예약, 결제 기능은 물론 고객 관리와 마케팅 툴도 지원받을 수 있어요. 한 마디로 '뷰티업계의 쇼피파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로스 지니어스의 수익창구는 회원들의 구독료와 결제 수수료입니다. 회원은 주로 비용과 인력 문제로 자체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로, 현재 약 6만 개 업체가 가입돼 있어요. 미국에 있는 스타벅스 점포 수보다 많습니다.
지난해 글로스 지니어스는 소상공인들의 매장운영 개선을 위해 '보증금(deposit)'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어요. 미용실과 피부관리숍은 예약시간 직전에 취소하거나 아예 오지 않는 노쇼(No Show) 고객들이 많은데요. 보증금 제도는 예약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받고,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락 없이 오지 않을 경우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기능입니다. 고객에게는 미리 이에 대한 서명을 받고 이러한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약 알림' 기능도 제공하죠. 글로스 지니어스는 보증금 기능 도입 후 예약 취소 및 노쇼가 42% 줄었다고 밝혔어요.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