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 read]세븐일레븐의 차세대 전략상품 '사이클 미'

일본 편의점 기업 세븐일레븐은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맞는 자사 브랜드 상품(Private Brand ; 이하...

Issue세븐일레븐의 차세대 전략상품 '사이클 미'


2023. 11. 29ㅣ 5 min read
글 : 오사카경제대학 백인수 교수


글 : 오사카경제대학 경영학부 백인수 교수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 오사카경제대학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번역서로 「라이프스타일을 팔다」가 있습니다.




시간대별 궁합 맞는
영양식 제안,
세븐일레븐의 새로운 시도



  • 생체시간에 맞춘 영양식 제안
  • 맛, 영양, 가성비로 젊은 고객 흡수
  • 유통-제조사 간 성공 협업모델 제시   




일본 편의점 기업 '세븐일레븐 재팬(Seven Eleven Japan)'은 시대별 트렌드에 맞는 자사 브랜드 상품(Private Brand ; 이하 PB)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성장해 왔어요. 실제 고객 니즈별로 세븐 프리미엄, 세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세븐 프리미엄 골드, 프레시 푸드, 세븐 카페 등 다양한 PB라인을 운영하고 있죠. 
최근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독점 상품을 선보였는데요. 이 제품이 PB 상품 이상으로 고객층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일본 유통 전문가인 오사카경제대학 백인수 교수님이 전해 드립니다.



세븐일레븐 재팬이 최근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선보였어요. 
지난 6월부터 일본 전국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웰빙 식품 브랜드 '사이클 미(Cycle.me)'의 신상품을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상품의 컨셉이 매우 독특합니다.  



생체시간별 궁합맞는 영양소는 따로 있다 

사이클 미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구분해 각각의 시간대에 맞는 영양 섭취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이미 자사몰과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죠. 
이번에 세븐일레븐 매장에 도입된 제품들은 사이클 미를 개발한 브랜드 기업 '미쓰이 물산'과의 제휴를 통해 세븐일레븐 독점판매용으로 개발된 신상품들이예요. 사이클미의 브랜드 정체성은 살리되 세븐일레븐의 요구가 반영된 제품들이죠. 


웰빙 식품 브랜드 사이클 미가 특별한 이유는 ‘시간영양학’에 기반을 두고 개발됐기 때문이에요.
시간영양학이란 ‘무엇’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를 중시하는 기존의 영양학에 ‘언제’라는 시점을 적용한 이론입니다. 우리 몸은 생체시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 리듬에 맞는 영양 성분을 공급해주어야 시너지가 크고 건강한 식생활이 가능하다는 원리죠.

세븐일레븐 독점상품을 공동 개발한 미쓰이 물산의 치넨 CEO는 “같은 영양소라도 섭취하는 시간대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설명해요. 음식과 생체시계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기 때문에 영양을 섭취할 때는 타이밍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죠.

이 같은 브랜드 이념에 기반해 사이클 미는 끼니별로 '최대 효과'를 내면서도 '간단'하고 '맛'있는 영양식을 제안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번에 발표된 사이클 미 신상품은 총 10여 개로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로 구분돼 있어요. 예를 들어 아침용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제로감귤소다', 점심용은 지치기 힘든 오후에 에너지를 주는 '바나나&아사이 젤리', 저녁에는 숙면을 도와주는 '블루베리&크랜베리 젤리'와 같이 시간대별로 필요한 영양소를 고려해 개발됐어요.


  • 사이클 미는 식사 시간대별로 최적의 영양소를 담아 제안합니다.



건강에 특화한 식품인 만큼 세븐일레븐은 기획 단계에서 원료 공급부터 심혈을 기울였어요. 일례로 사이클 미 제품에 사용되는 식이섬유 '웰비 파이버'는 자극이 강하지 않은 수용성 식이섬유로 특별 개발됐습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콩과 식물을 사용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섭취할 수 있는 친환경 식이섬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패키지도 차별화했습니다. 
보통 기능성 식품의 패키지에는 '체지방을 줄인다',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수면 질을 높인다'와 같이 효과나 성분을 크게 표시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기능성을 과도하게 소구할 경우 고객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느껴 선뜻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이런 점을 의식해 패키지 문구는 최소화하고, 밝은 그레이톤의 컬러를 활용해 건강한 원료 이미지를 부각시켰어요. 
이런 방식으로 단순하고 모던하지만, 건강 이미지를 소구하는 패키지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죠.

  • 사이클 미 패키지는 단순하면서도 모던하지만, 건강 이미지를 소구합니다. 


'빵=고칼로리'라는 편견을 부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부터 사이클 미 베이커리 제품도 출시했어요.
일반적으로 빵은 당이 높아 많이 섭취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죠. 사이클 미 베이커리는 바로 이러한 '빵=고칼로리’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깬 상품이에요. 
기존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빵류와 달리 식이섬유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 당질도 억제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어요. 


  • 사이클 미 베이커리는 '빵=고칼로리'라는 편견을 깬 제품입니다. 



팝업 통해 실수요 테스트

세븐일레븐은 사이클 미 신상품 라인을 매장에 정식 론칭하기 전 시부야 지역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6월 16~18일까지 3일간 운영한 사이클 미 팝업 스토어에서는 신제품 시식은 물론 사이클 미의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들과 포토존을 설치해 SNS 바이럴 효과도 누렸습니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테스트 판매를 통해 사이클 미 제품이 여성고객과 30대 이하 젊은층 고객들에게 더 많이 판매된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사이클 미 구매자와 비 구매자간의 쇼핑패턴을 비교해 봐도 구매자가 비구매자에 비해 객단가가 1.8배 높았고, 구매 상품 수도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렇듯 사이드 미를 통해 고객층 확대와 객단가 상승의 가능성을 확인한 세븐일레븐 재팬은 제품 판매를 전국으로 확대했어요, 향후에도 이런 방식의 콜라보 전략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사이클 미 정식 론칭 전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고객층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정체기 진입한 일본 편의점, 
젊은 세대 포섭이 과제
일본 편의점 시장은 2016년 이후 성장률 5%를 밑돌며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코로나 여파로 2020년에 4.4% 역신장한 일본 편의점 업계는 2021년에도 1% 성장에 그쳤습니다(그림 1 참고).

점포 수 역시 정체 현상을 보이다 2021년에는 폐점 수가 개점 수를 능가하면서 0.3% 역신장했죠.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에는 업체들의 상품 전략이 요즘 젊은 세대의 니즈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음료 매출의 25%를 즉석커피가 차지하고 있지만, 요즘 일본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즉석커피를 즐길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층은 젊은 층이 아니라 윗 세대라는 분석이죠. 
이런 상황에서 4050 고객 비중이 높은 일본 편의점 업계는 최근 젊은 세대를 포섭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 그림 1 : 일본 편의점 시장 성장 추이

자료 : Statista

  • 그림 2 : 일본 편의점 점포수 추이

자료 : Statista



사이클 미 독점상품을 개발한 세븐일레븐의 전략은 편의점이라는 극히 한정된 공간의 일부를 젊은층 고객들을 위해 할애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일본의 젊은이들이 건강에 관심이 높으면서도 가격대비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맛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면서 가성비 높은 사이클 미 판매를 통해 젊은 세대의 지지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돼요. 
실제 바쁜 일상으로 건강을 챙기기 쉽지 않은 젊은층에게 편의점이라는 접근성 높은 채널에서 간편하게 맛있는 영양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그동안 만족되지 않았던 젊은층의 잠재된 니즈였습니다.


  • 세븐일레븐 매장에 설치된 '사이클 미' 매대


유통과 제조의 새로운 협업모델 제시

이번 사이즈 미와 세븐일레븐의 콜라보 출시는 기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세븐일레븐은 건강식품 브랜드 사이클 미 콜라보 제품을 독점 판매함으로써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사이즈 미 브랜드 입장에서는 세븐일레븐과의 독점 론칭을 통해 시간영양학을 반영한 상징적인 건강식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4시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전국 2만여 개의 강력한 점포망을 지렛대 삼아 사이클 미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됐죠.


상품은 소매업체의 얼굴입니다. 특정 소매업체의 성장 잠재력을 판단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브랜드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이클 미와 같은 신개념 상품을 테스트해보고, 이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식의 세븐일레븐 실험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확대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고객을 겨냥한 건강상품 개발은 향후 우리나라의 편의점 매장에서도 연구하고 적용해 볼 만한 테마가 아닐까요?





백 교수의 시식 후기

'사이클 미' 빵 직접 먹어보니...

'
시식을 위해 직접 구입한 사이클 미 베이커리 제품들.
'사이클 미 쫀득쫀득 브레드 카라멜&아몬드(위)’, '사이클 미 초코 크로와상(하단 왼쪽), ‘사이클 미 데니쉬 햄치즈 바질소스(하단 오른쪽)’



● 사이클 미 쫀득쫀득 브레드 카라멜&아몬드(판매가 : 172.80엔)

아침용 베이커리 제품입니다. 아침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네요. 빵 반죽은 얇지만 제품명대로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살짝 카라멜 맛이 나고, 아몬드의 식감이 뛰어납니다.


● 사이클 미 초코 크로와상(판매가 : 172.80엔)

오후 3시를 위한 빵입니다. 식이섬유 11.9g과 카카오 70%의 하이카카오 초코를 사용했어요. 수작업으로 크로와상 모양을 만 몸에 좋을 것 같습니다. 초코 양이 너무 적다고 느껴졌는데 영양 면에서는 충분한 양이라고 합니다. 하이카카오 원료를 사용해서 그런지 입에 넣으니 단맛과 쓴맛, 고소한 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집니다.

 

● 상품명 : 사이클 미 데니쉬 햄치즈 바질소스(판매가 : 216엔)

이번에는 ‘사이클 미 데니쉬 햄치즈 바질소스’입니다. 오후 3시, 점심과 저녁 사이 간식으로 추천하는 빵입니다. 바질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을 수 없는 맛입니다. 이렇게 맛있는데 식이섬유도 섭취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저탄수화물 제품이라고 하니 일석이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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