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아마존의 자동차 시장 진출

이커머스 기업들의 취급 카테고리가 자동차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아마존이 지난해 12월 자동차 판매를 위한 ‘아마존 오토(Amazon Autos)’ 메뉴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아마존이 자동차..

Issue아마존의 자동차 시장 진출

2025. 04. 09ㅣ 7 min read
글 : 로아인텔리전스 김소연 이사, 윤은영 편집장


글로벌 이커머스 거인의 넥스트 스텝,
아마존은 왜 자동차를 택했나


  • '아마존 오토스' 론칭하며, 자동차 판매 시작
  • 고관여 제품군으로 생태계 확장
  • 아마존 가세로 자동차 유통의 디지털화 가속


이커머스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추가 성장을 위해 취급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품 전문 플랫폼 컬리나 패션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가 뷰티상품을 추가하고, 매스 시장을 타깃으로 했던 쿠팡이 '알럭스(RLUX)'로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글로벌 리딩기업들의 카테고리 확장은 더 공격적입니다. '에브리띵 스토어(everything store)'를 지향하는 아마존이 최근 자사 플랫폼 안에서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마존 오토스' 론칭,
첫 파트너는 현대차
글로벌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아마존이 지난해 12월, 자동차 판매를 위한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이 대부분 중고차 위주인 데 반해 아마존 오토는 신차 거래를 위한 플랫폼이에요.
아마존은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해 워싱턴 D.C.를 포함, 48개 미국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1월에는 54개 도시로 대상 지역이 확대됐습니다. 
고객들은 기존에 아마존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플랫폼에서 원하는 차량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배송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제품 리뷰, 판매자나 딜러 리뷰, 장바구니 버튼, 간편결제 등 아마존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기능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구매 절차는 이렇습니다. 
아마존 오토스 사이트에 접속해 ‘구매가능한 차량(Shop Available Cars)’ 버튼을 클릭한 뒤 현재 자신의 대략적인 위치를 입력하면 75마일 이내에 등록된 차량의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자동차 판매 플랫폼과 같이 모델, 사양, 색상 및 기능별로도 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그중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면 월 예상 지불금액이 표시되며, 결제 단계에서 할부 신청도 가능합니다. 


자료 : 아마존 오토스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서 자동차를 취급하지만, 판매 주체는 아닙니다. 
차량의 최종 판매자(end seller)는 '딜러'이며, 아마존 플랫폼은 고객과 딜러 사이의 중개자, 즉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하죠. 따라서 자동차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아마존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구매고객과 딜러 양측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마존은 구매자에게는 익숙한 아마존 플랫폼 안에서 손쉽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딜러의 신뢰를 보장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요.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친숙한 플랫폼에서 마치 가전제품을 구입하듯 간편하게 자동차를 선택하고 클릭 몇 번에 예약이 가능하죠. 현지 딜러가 투명한 가격을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의 가격 협상 과정도 필요 없습니다. 
딜러에게는 1억 8천만 명에 이르는 아마존 미국 회원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채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신차 판매로 아마존 오토스 서비스 론칭을 알린 아마존은 지난 3월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고 자동차 역시 현대자동차 딜러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며 아마존이 재고를 보유하지 않는 마켓플레이스 형태입니다. 


직접 판매 어려운 자동차 판매,
딜러와의 갈등 요소 제거
아마존이 자동차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딜러를 통해 거래하는 것은 현재 미국 대부분 주에서 자동차 제조사나 소매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에요.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제조사, 딜러, 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요. 
이 때문에 자동차 D2C(direct-to-consumer)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테슬라 역시 몇몇 주에서 쇼룸만 운영하며, 실제 계약은 온라인이나 직접 판매가 허용된 일부 주에서만 진행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요. 테슬라가 미국 자동차 유통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일부 주에서는 딜러 협회나 다른 제조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죠. 

아마존 오토스는 현재 모든 지역에서 현대자동차 딜러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낮습니다. 아마존 고객은 온라인에서 결제 프로세스를 완료한 후, 해당 딜러에게 차량 수령 시기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오토스' 서비스는 딜러와 고객을 중개하는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합니다.



선두주자, 이베이
스타트업 인수하며 아마존 견제

아마존이 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한 달 뒤인 올해 1월, 미국 2위 이커머스 기업인 이베이(eBay)는 디지털 차량 판매 솔루션 기업 '캐러멜(Caramel)'을 인수했습니다. 캐러멜은 온라인 차량 거래를 위한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에요. 이번 이베이의 캐러멜 인수는 아마존 진출을 견제하고,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일찍이 온라인 중고차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이베이.


캐러멜의 핵심 기능은 자동차 거래의 ‘마지막 단계’를 원활하게 처리하는 것에 있어요. 예를 들어, 개별 대리점 웹사이트나 이베이 같은 마켓플레이스에서 시작된 거래가 안전하게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죠. 
이베이는 20년 넘게 플랫폼에서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고객의 구매결정 이후 단계인 결제 처리 및 관련 서류작업은 딜러가 처리하도록 맡겨 왔어요. 소유권 이전 수수료도 딜러를 통해 처리되고, 차량에 설치된 일부 액세서리 비용도 딜러와 별도로 협상해야 해서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요소가 남아 있었죠. 
이베이는 이번 캐러멜 인수를 통해 신원 및 소유권 확인부터 금융, 보증, 보험, 차량 운송 등에 이르는 차량 구매 과정을 훨씬 간단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어요. 

2000년, 이베이 모터스(eBay Motors)라는 이름으로 일찍이 온라인 자동차 시장에 먼저 진출한 이베이는 캐러멀 외에도 2016년 자동차 광고 및 마케팅 기술 회사인 카지지(Cargigi), 2018년 영국 중고차 사이트 모터스(Motors.co.uk) 등 여러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온라인 자동차 사업을 강화해 왔어요.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신차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베이 역시 곧 신차 판매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번 캐러멜 인수도 그 준비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 그림 1. 이베이가 인수한 캐러멜 서비스


    이베이가 올해 1월 인수한 ‘캐러멜’은 거래 당사자들의 신원 확인부터 금융, 보증, 보험, 차량 운송과정을 간소화한 서비스입니다.



중고차 시장의 강자,
카맥스 vs 카바나

아마존이 신차에서 중고차로 범위를 확대했지만, 미국 중고차 시장은 이미 카맥스(CarMax)와 카바나(Carvana)라는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장악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2002년 가전 전문 소매기업 서킷시티(Circuit City)에서 분리된 카맥스는 현재 미국 최대 중고차 리테일러로 성장했으며, 오프라인 기반의 신뢰성, 품질 보증, 전국적 인프라를 무기로 중고차 시장을 주도해왔어요. 
또 다른 강자 카바나(Carvana)는 2012년 설립된 온라인 기반의 중고차 플랫폼입니다. 비대면 구매, 전국 배송, 차량 자판기 등 친디지털 전략으로 젊은층 지지를 확보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죠. 이후 경영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24년 카바나 매출은 전년대비 27% 성장하며 월가의 기대치를 뛰어넘었고, 올해 역시 강력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요. 

이렇듯 온라인 기반의 카바나 실적이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아마존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데 참고지표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이 새롭게 진출한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시장의 강자들과 어떻게 차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중고 자동차 판매기업 '카맥스'

지난해 27% 성장한 온라인 자동차 거래 플랫폼 '카바나' 


아마존의 자동차 사업 진출,
진짜 속내는?

아마존이 새로운 비즈니스 동력으로 자동차를 선택한 핵심 배경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품 매출을 방어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마존 매출은 상품 매출(Product Sales)과 서비스 매출(Service Sales)로 나뉩니다. 상품 매출은 말 그대로 아마존 플랫폼에서 직접 판매한 제품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을 말하며, 서비스 매출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 광고료, 구독료, 제3자 판매자 수수료 등을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전체 매출에서 상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57.2%에서 2024년 기준 42.7%로 5년 사이 14.5P 낮아졌어요(그림 3 참고). 상품과 서비스 매출 비중이 뒤바뀐 셈인데요. 
(그림 2)와 같이 최근 아마존 전체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수익선 다변화를 위해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었지만, 상품 매출 성장률 자체도 5~6%에 머물러 아마존 입장에서는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연간 1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아마존이 상품 부문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죠. 


  • 그림 2. 아마존의 최근 5년간 매출 추이

자료 : 아마존 연간보고서


  • 그림 3. 아마존의 서비스 매출과 상품 매출비중

자료 : 아마존 연간보고서


두 번째는 아마존이 지향하는 에코시스템 확장의 연장선입니다. 
아마존은 전세계 2억 명에 이르는 고객을 기반으로 쇼핑, 콘텐츠, 물류, 결제, 클라우드까지 연결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했어요. 판매자에게는 물류, 광고, 결제 등 인프라를 제공하며 수익 기반을 확장하고, 고객에게는 프라임 멤버십을 중심으로 모든 구매 경험을 통합해 충성도를 높이죠. 아마존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AI를 포함한 기술력은 이러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해줍니다. 
아마존은 생태계 안에 자동차 산업까지 끌어들임으로써 자사의 플랫폼 역량을 더욱 단단하고 넓게 확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존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을 넘어,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자동차 유통구조가 디지털 플랫폼 안으로 본격 이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경험과 기술을 앞세운 아마존식 모델이 고객들의 차량 구매 여정 전반을 얼마나 간소화하고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되며, 기존 시장의 강자들과의 차별화 전략도 향후 성장성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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