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 read]김창주 교수 인터뷰 - 엔데믹 이후 일본 유통시장 동향

일본 유통시장은 엔데믹 이후 활기를 찾은 모습입니다. 특히 백화점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9.2% 성장했습니다...

Interview김창주 교수 - 엔데믹 이후, 일본 유통시장 동향


2024. 06. 05ㅣ 5 min read

글 · 사진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만난사람 :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



엔저효과로 밀려드는 해외 쇼핑객
일본 백화점, 면세점 매출 급증


  • 엔저에 따른 관광객 유입으로 백화점 매출 호조
  • 편의점, 포화시점에도 질적 성장 거듭
  • 식품 분야, 온라인 침투율 여전히 5% 미만




지난 5월말 한국을 찾은 일본 유통전문 김창주 교수와 만나 일본 유통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창주 교수는 일본 편의점 시장은 점포 수로는 포화에 이르렀지만, 상품개발과 포맷혁신을 통해 성장과 성숙 단계를 반복하며 질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창주 교수
일본 오사카시립대학교에서 상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오사카 소재 리츠메이칸대학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한국유통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며, 여러 기관 및 매체와 협업해 한국과 일본 유통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불황에 더 잘 나가는 불사조 기업'이 있습니다.






Q1. 엔데믹 전환 후 일본 유통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일본 유통시장은 엔데믹 이후 활기를 찾은 모습입니다. 
특히 백화점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9.2% 성장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30% 넘게 급락하기도 했지만, 최근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죠. 엔데믹으로의 전환과 함께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고, 고가품이나 명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결과입니다. 실제 올해 4월 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3배나 증가했는데 이는 월 단위로는 최고치 매출기록입니다. 


Q2. 매출 향상을 위한 백화점 업계의 자구 노력은 무엇이 있었나요?

코로나로 인해 백화점 방문객수가 급감했던 시기, 백화점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껴 외상 영업을 크게 확대했고, 그 덕에 매출을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일본 백화점에는 오래 전부터 '외상(外商)'이라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이 존재해 왔습니다. 외(外)라는 한자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외상이란 유통업체 직원이 고객이 있는 장소로 직접 찾아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주로 VVIP들을 대상으로 고가의 상품들이 거래되죠. 1년에 한 번밖에 머물 수 없는 관광명소의 호텔 숙박권이나 일본에서 구하기 어려운 명품 및 와인 같은 상품들입니다. 외상은 고객과 직원간의 신뢰가 중요한 만큼 업계에서는 외상 영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스카우트 경쟁도 치열합니다. 



일본 백화점 시장은 엔저현상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9.2% 성장했습니다. 




Q3. 일본 편의점은 포화시점에 이른 지 오래됐는데 최근 동향이 궁금합니다.

일본 편의점 시장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됐었지만, 지난해 V자 회복를 이뤘습니다. 
2020년 4.5% 역신장했던 일본 편의점 시장은 2021년부터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4.3% 성장했어요. 점포 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4.3%는 의미있는 성장률입니다. 
점포 수 면에서는 5만 5천 개를 넘은 시점부터 매년 정체 혹은 소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출점을 통한 성장은 기대할 수 없게 됐죠. 하지만, 편의점이 지닌 극강의 편의성이 비용과 시간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재평가되면서 업계가 다시 질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업태의 라이프사이클은 성장에서 성숙기를 거쳐 쇠퇴기로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백화점과 GMS(대형마트)가 모두 이 단계를 거쳐 지금 쇠퇴기에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일본에서 편의점만은 성장기와 성숙기를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예외의 사이클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일본 소비자들에게 편의점이라는 공간은 어릴 때부터 집처럼 드나들던 생활 거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언제든 편의점에 가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고, 편안하게 앉아서 쉴 공간도 마련돼 있었어요. 급한 행정 서비스나 금융 서비스도 해결할 수 있었죠. 또 대부분 화장실도 갖추고 있어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잠깐 들러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죠. 
이런 이유로 일본인들에게 편의점은 단순히 유통시설이 아니라 의식주의 많은 부분을 해결해주는 고마운 곳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 그림 1. 일본 편의점 시장 규모 및 성장률

자료 : 일본프랜차이즈협회




Q4. 일본은 온라인 채널의 침투율이 아직 낮은 편인데요. 최근 추이는 어떤가요?

일본 온라인 시장은 규모로 보면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4위이지만,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침투율은 아직 낮은 편입니다. 
도서나 가전, 의류 등 비식품 침투율은 많이 높아졌지만, 식품은 아직 5%가 되지 않습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여전히 식품 경우 매장에서 직접 보고 구입하기를 원합니다. 그럼에도 식품 역시 조만간 10%까지 침투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본 업계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온라인 채널이 일본 유통시장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채널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현재 일본 온라인 시장은 아마존재팬과 라쿠텐이 2강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3위인 메르카리가 분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1, 2위 선두그룹과의 격차가 큽니다. 한국에서도 이마트가 쿠팡한테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역시 이온과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들이 아마존에 밀리지 않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이온은 영국 오카도(Ocado)와의 협업으로 AI와 로보틱스 기능을 접목한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고 온라인 식품 사업인 '그린빈스(Green Beans)'를 론칭했습니다. 물류센터 외에도 점포를 배송거점으로 활용, 2024년 1월 기준 280개 매장에서 배송 서비스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2020년 점포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30분 안에 배송하는 '세븐나우(7Now)' 서비스를 론칭해 운영 중이고, 이온 경우 점장의 KPI(성과측정)의 정량 평가 요소 중에 해당 매장의 온라인 고객 확보 수를 포함시키는 등 업체들도 빠르게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그림 2. 일본 온라인쇼핑몰 업체별 방문자 수

자료 : SimilarWeb
주 : 2024년 3월 기준




Q5. 소비자들의 저가 지향성이 더욱 강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PB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본 유통업체 현황을 말씀해주세요. 

일본 유통업계 역시 오래 전부터 PB를 강화해 왔습니다. 
이온(Aeon)의 '톱밸류(Top Value)'는 올해 론칭 50주년을 맞았고, 세븐앤아이홀딩스(세븐일레븐 모기업) 경우 2007년 론칭한 세븐프리미엄(Seven Premium)의 누적 매출이 지난해 15조 엔을 넘겼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편의점에서 파는 식품은 건강에 안좋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당시 세븐일레븐은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협력업체와의 협업에 힘썼습니다.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하는 관계를 탄탄하게 구축했죠. 그렇게 수십년 동안 협업 관계를 다져온 업체들과 의기투합해서 'NB를 뛰어넘는 고품질 PB를 한번 만들어보자'하고 개발했던 것이 지금의 세븐프리미엄입니다. 세븐프리미엄은 고품질을 지향하기 때문에 가격대도 기존 PB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고객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현재 아이템 수가 3,400개에 이릅니다.


세븐&아이홀딩스 그룹의 PB ‘세븐프리미엄’



Q6. 일본 유통시장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한국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역시 장기간 이어져온 저출산과 초고령화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소비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 다행히 일본은 엔저로 인한 관광객 수요가 소매업계 매출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일본도 코로나를 기점으로 온라인 채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고,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AI 및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는 일본 소매업체들의 옴니채널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갈수록 심화되는 고령화와 지역상권 침체에 대한 대응도 일본 유통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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