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새로운 PB를 선보였습니다. 프리미엄을 컨셉으로 한 식품 PB인데요. 20년만에 최대 규모의 PB 론칭입니다. ..
2024. 05. 22ㅣ 3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월마트, 프리미엄 식품 PB로
홀푸드와 타깃 고객 정조준
- 20년 만의 대대적인 식품 PB 론칭
- 제품 테마는 '혁신', '식물성', '무첨가'
- 컨셉은 '고급', 가격은 '5달러 미만'
월마트가 지난해에 이어 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1분기 월마트 매출액은 전년대비 6% 성장한 1,615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영업이익도 9.3%나 증가했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월마트 저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죠.
이 같은 호실적을 발표하기 며칠 전 월마트는 새로운 PB를 대대적으로 론칭했다고 알렸어요. 지금까지의 PB와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PB입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월마트가 지난 4월 30일, 새롭게 론칭한 PB 명칭은 '베터굿즈(bettergoods)'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베터굿즈는 '더 좋은 제품', 즉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식품 브랜드예요. 음료, 유제품, 냉동식품, 스낵, 음료, 파스타, 초콜릿, 커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300여 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인데요.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PB 출시였어요.
월마트가 프리미엄 식품 PB '베터굿즈'를 출시하고 앞으로 300여 개 품목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컨셉은 '프리미엄' 가격은 '5달러 미만'
베터굿즈는 '품질'과 함께 '트렌디함'을 강조한 PB입니다.
최근 시장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이는 울트라 패션 기업들이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이 패션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식품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는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전체 공급망을 수직통합한 자사 브랜드에 유리하죠.
월마트가 이번 PB를 론칭하며 '트렌디함'을 내세운 것도 그동안 속도나 트렌드와는 거리가 보이는 자사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습니다. 로고의 스펠링을 모두 '소문자'로 한 것도 트렌디함의 반영이에요.
베터굿즈의 판매가는 2~15달러 사이로 책정돼 있지만, 대부분 상품은 5달러 이하입니다. 현재 월마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베터굿즈 식물성 오리지널 마케로니&치즈가 3.27달러, 오트밀 초콜릿칩 쿠키 4.14달러, 라임맛 스파클링 워터 12온스 8캔들이 3.27달러, 식물성 솔티드 카라멜 오트밀(비유제품) 아이스크림이 3.62달러에 판매되고 있어요.
월마트 베터굿즈 제품들의 차별화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풍부한 요리경험을 제공합니다. 색다른 요리법, 고급 식재료, 최신 요리 트렌드 제품을 통해 요리에 대한 고객들의 경험을 높여주며, 여기에는 3달러가 안되는 매운 맛 허니 시즈닝, 4달러 미만의 크리미 콘 할라피뇨 차우더 수프, 1.97달러짜리 이탈리아산 고급 브론즈컷 파스타 제품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식물성 제품입니다. 베터굿즈 브랜드 안에서도 '식물성 기반'을 컨셉으로 한 제품들은 초록색 계열로 패키지를 차별화했어요. 3.62달러짜리 식물성 민트초콜릿칩 오트밀 아이스크림, 3.27달러짜리 체다스타일 마카로니&치즈 제품 등이 해당돼요.
세 번째 컨셉은 '프리(free)'입니다. 글루텐프리를 포함해 설탕이나 인공색소, 향료 등을 넣지 않은 제품들로 이러한 성분을 넣지 않고도 맛이나 식감을 살렸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무항생제 치킨너겟, 글루텐프리 데어리 크리머 제품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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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굿즈 상품은 '요리경험', '식물성', '무첨가'라는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됩니다.
고물가로 넘어온 고소득층 고객 겨냥
베터굿즈는 그동안 그레이트앤밸류(Great & Value)와 같이 주로 가성비 PB를 출시했던 월마트 행보와는 조금 다릅니다. 1990년대에 출시한 PB '샘스초이스(Sam’s Choice)' 역시 '프리미엄'을 표방하지만, '세련되고 혁신적인 요리경험'이 얹어졌다는 면에서 베터굿즈는 좀 더 진화된 프리미엄 PB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림 1 : 월마트가 운영하는 식품 PB 현황
주 : 클리어 아메리칸은 샘스초이스에서 분리된 브랜드.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 월마트가 '프리미엄'과 '트렌디함'을 컨셉으로 한 식품 PB를 선보인 배경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월마트는 6% 매출신장이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덩치까지 큰 월마트로서는 쉽지 않은 결과였는데요.
여기에는 고물가로 인해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찾아 월마트로 이동한 고소득층 고객들의 기여가 있었습니다. 평소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이나 웨그먼스(Wegmens), 퍼블릭스(Publix) 같은 로컬 슈퍼마켓들을 이용하던 이들이었죠. '업스케일 할인점'을 표방하던 타깃(Target) 고객들 역시 월마트로 이탈했습니다.
월마트는 물가가 안정된 후에도 이렇게 확보한 고소득층 고객들이 계속 월마트 고객으로 남아주길 바라고 있어요. 이번 베터굿즈 PB는 월마트의 상품력을 끌어올려 기존 고객층의 높아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과 함께 월마트로 새롭게 유입된 고소득층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제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위해 홀푸드나 웨그먼스가 제공했던 안전하고 트렌디한 식도락의 경험을 설계한 것이죠.
그렇다 보니 홀푸드마켓이나 타깃 PB에서 볼 수 있었던 컨셉과 디자인이 기시감처럼 발견되기도 합니다. 실제 베터굿즈의 로고와 5개의 제품 이미지가 격자 모양으로 이어진 홍보물은 타깃의 PB '굿앤게더링(Good&Gathering)'의 홍보물 디자인을 연상케 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베터굿즈 출시를 기점으로 월마트가 기존 고급 식품 PB인 샘스초이스를 서서히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월마트가 이제 창업자 샘월튼의 흔적을 조금씩 지워나가면서 보다 혁신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얻고 싶어한다는 논리입니다.
월마트 '베터굿즈' 홍보물 디자인이 타깃의 '굿앤게더'의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베터굿즈로 고객층 확대에 성공할까
소비재 시장에서 월마트 PB의 영향력은 NB 제품 못지 않습니다. 특히 월마트 간판 PB인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의 연 매출액은 3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시리얼 제품 경우 시장 점유율이 13%에 이르죠. 유아용품 PB인 '페어런츠 초이스(Parent‘s Choice) 기저귀의 시장 점유율은 22%에 이릅니다.
'고품질, 저가격'이라는 PB 본연의 가치에 '혁신적인 요리경험', '식물성', '무첨가'라는 트렌드를 더한 '베터굿즈'가 월마트의 바람대로 고소득층 고객들의 환심을 얻어 그들을 고정고객화 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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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22ㅣ 3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월마트, 프리미엄 식품 PB로
홀푸드와 타깃 고객 정조준
월마트가 지난해에 이어 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1분기 월마트 매출액은 전년대비 6% 성장한 1,615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영업이익도 9.3%나 증가했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월마트 저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죠.
이 같은 호실적을 발표하기 며칠 전 월마트는 새로운 PB를 대대적으로 론칭했다고 알렸어요. 지금까지의 PB와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PB입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월마트가 지난 4월 30일, 새롭게 론칭한 PB 명칭은 '베터굿즈(bettergoods)'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베터굿즈는 '더 좋은 제품', 즉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식품 브랜드예요. 음료, 유제품, 냉동식품, 스낵, 음료, 파스타, 초콜릿, 커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300여 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인데요.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PB 출시였어요.
월마트가 프리미엄 식품 PB '베터굿즈'를 출시하고 앞으로 300여 개 품목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컨셉은 '프리미엄' 가격은 '5달러 미만'
베터굿즈는 '품질'과 함께 '트렌디함'을 강조한 PB입니다.
최근 시장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이는 울트라 패션 기업들이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이 패션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식품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는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전체 공급망을 수직통합한 자사 브랜드에 유리하죠.
월마트가 이번 PB를 론칭하며 '트렌디함'을 내세운 것도 그동안 속도나 트렌드와는 거리가 보이는 자사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습니다. 로고의 스펠링을 모두 '소문자'로 한 것도 트렌디함의 반영이에요.
베터굿즈의 판매가는 2~15달러 사이로 책정돼 있지만, 대부분 상품은 5달러 이하입니다. 현재 월마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베터굿즈 식물성 오리지널 마케로니&치즈가 3.27달러, 오트밀 초콜릿칩 쿠키 4.14달러, 라임맛 스파클링 워터 12온스 8캔들이 3.27달러, 식물성 솔티드 카라멜 오트밀(비유제품) 아이스크림이 3.62달러에 판매되고 있어요.
월마트 베터굿즈 제품들의 차별화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풍부한 요리경험을 제공합니다. 색다른 요리법, 고급 식재료, 최신 요리 트렌드 제품을 통해 요리에 대한 고객들의 경험을 높여주며, 여기에는 3달러가 안되는 매운 맛 허니 시즈닝, 4달러 미만의 크리미 콘 할라피뇨 차우더 수프, 1.97달러짜리 이탈리아산 고급 브론즈컷 파스타 제품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식물성 제품입니다. 베터굿즈 브랜드 안에서도 '식물성 기반'을 컨셉으로 한 제품들은 초록색 계열로 패키지를 차별화했어요. 3.62달러짜리 식물성 민트초콜릿칩 오트밀 아이스크림, 3.27달러짜리 체다스타일 마카로니&치즈 제품 등이 해당돼요.
세 번째 컨셉은 '프리(free)'입니다. 글루텐프리를 포함해 설탕이나 인공색소, 향료 등을 넣지 않은 제품들로 이러한 성분을 넣지 않고도 맛이나 식감을 살렸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무항생제 치킨너겟, 글루텐프리 데어리 크리머 제품 등이 있어요.
베터굿즈 상품은 '요리경험', '식물성', '무첨가'라는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됩니다.
고물가로 넘어온 고소득층 고객 겨냥
베터굿즈는 그동안 그레이트앤밸류(Great & Value)와 같이 주로 가성비 PB를 출시했던 월마트 행보와는 조금 다릅니다. 1990년대에 출시한 PB '샘스초이스(Sam’s Choice)' 역시 '프리미엄'을 표방하지만, '세련되고 혁신적인 요리경험'이 얹어졌다는 면에서 베터굿즈는 좀 더 진화된 프리미엄 PB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 : 클리어 아메리칸은 샘스초이스에서 분리된 브랜드.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 월마트가 '프리미엄'과 '트렌디함'을 컨셉으로 한 식품 PB를 선보인 배경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월마트는 6% 매출신장이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덩치까지 큰 월마트로서는 쉽지 않은 결과였는데요.
여기에는 고물가로 인해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찾아 월마트로 이동한 고소득층 고객들의 기여가 있었습니다. 평소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이나 웨그먼스(Wegmens), 퍼블릭스(Publix) 같은 로컬 슈퍼마켓들을 이용하던 이들이었죠. '업스케일 할인점'을 표방하던 타깃(Target) 고객들 역시 월마트로 이탈했습니다.
월마트는 물가가 안정된 후에도 이렇게 확보한 고소득층 고객들이 계속 월마트 고객으로 남아주길 바라고 있어요. 이번 베터굿즈 PB는 월마트의 상품력을 끌어올려 기존 고객층의 높아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과 함께 월마트로 새롭게 유입된 고소득층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제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위해 홀푸드나 웨그먼스가 제공했던 안전하고 트렌디한 식도락의 경험을 설계한 것이죠.
그렇다 보니 홀푸드마켓이나 타깃 PB에서 볼 수 있었던 컨셉과 디자인이 기시감처럼 발견되기도 합니다. 실제 베터굿즈의 로고와 5개의 제품 이미지가 격자 모양으로 이어진 홍보물은 타깃의 PB '굿앤게더링(Good&Gathering)'의 홍보물 디자인을 연상케 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베터굿즈 출시를 기점으로 월마트가 기존 고급 식품 PB인 샘스초이스를 서서히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월마트가 이제 창업자 샘월튼의 흔적을 조금씩 지워나가면서 보다 혁신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얻고 싶어한다는 논리입니다.
월마트 '베터굿즈' 홍보물 디자인이 타깃의 '굿앤게더'의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베터굿즈로 고객층 확대에 성공할까
소비재 시장에서 월마트 PB의 영향력은 NB 제품 못지 않습니다. 특히 월마트 간판 PB인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의 연 매출액은 3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시리얼 제품 경우 시장 점유율이 13%에 이르죠. 유아용품 PB인 '페어런츠 초이스(Parent‘s Choice) 기저귀의 시장 점유율은 22%에 이릅니다.
'고품질, 저가격'이라는 PB 본연의 가치에 '혁신적인 요리경험', '식물성', '무첨가'라는 트렌드를 더한 '베터굿즈'가 월마트의 바람대로 고소득층 고객들의 환심을 얻어 그들을 고정고객화 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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