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 read]리테일산업에 영감을 주는 작은 혁신들 ② - 헬스케어 정기구독 서비스

국내 소매업계에 멤버십 경쟁이 한창이죠. 멤버십 제도를 통해 고객을 락인하고, 충성도를 높여 지속성장을...

Global리테일산업에 영감을 주는 작은 혁신들 ② - 헬스케어 정기구독 서비스

2023. 07. 04ㅣ 5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식료품 쇼핑하듯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한다


  • 미국 슈퍼마켓, '하이비' 헬스케어 구독 서비스 도입
  • 수익 다변화 위해 아마존, 월마트도 헬스케어 사업 진출
  • 소매업계, 높은 접근성 및 상품 전문성 내세워 '일상 속 건강 케어'로 포지션




국내 소매업계에 멤버십 경쟁이 한창이죠.
멤버십 제도를 통해 고객을 락인하고, 충성도를 높여 지속성장을 꾀하는 전략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유통업계 공통된 흐름이에요.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이 배송과 할인혜택에 초점을 둔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유통업계에는 다양한 회원제 유형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건강&웰니스'를 콘셉트로 한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미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 업체 ‘하이비(Hy-Vee)’는 지난 5월 ‘건강&웰니스’ 구독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정기구독 서비스 명칭은 ‘헬시유(Healthy You)'.
고객은 매달 99달러(약 13만원)를 내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어요.


  • 미국 슈퍼마켓 'Hy-Vee'는 건강관리 구독서비스 '헬시유’ 서비스를 론칭했어요(사진:Hy-Vee)



연 2회 건강검진을 가까운 매장에서

하이비 헬시유에 가입한 고객들은 매월 2회 개인맞춤식 영양 상담, 피트니스 영상 구독, 냉동용 식사준비를 위한 가상수업 등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표 1 참고).
가장 강력한 혜택은 연 2회 제공되는 건강검진 서비스예요.
고객들은 굳이 멀리 있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가까운 하이비 매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어요.

회원 가입에는 몇 가지 제약조건이 있어요.

첫째, 건강 서비스의 특성상, 연속성을 위해 고객은 최소 3개월 가입을 보증해야 해요.
둘째, 개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요.
넷플릭스처럼 가구 단위로 가입해 여러 명이 혜택을 공유할 수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일리노이, 미네소타, 칸사스 등 하이비 매장이 있는 8개 주에서 제공되며, 18세 이상 성인만 가입할 수 있어요.


  • 그림 1 : 하이비의 'Healthy You' 서비스
  • 월 2회 30분씩 하이비 영양사와 상담
  • 40개 이상의 피트니스 영상 무제한 이용
  • 냉동용 식사준비 워크숍
  • 웰니스 클래스
  • 건강한 습관형성, 혈당 균형 맞추기, 체중 관리 등
    프로그램 제공
  • 웰니스 챌린지 무료 참여
  • 하이비 영양사와의 개인 챗팅
  • 연간 2회 무료 건강 검진(매장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 

하이비가 건강관리 정기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갑작스러운 시도가 아니에요.
설립된 지 올해로 94년된 하이비는 '고객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원스톱 쇼핑'이라는 확고한 지향점을 갖고 있어요.
하이비 매장을 구성하는 큰 축도 식품(Food)과 약국(Pharmacy)이에요. 점포 외관에는 Hy-Vee를 중앙에 두고 ‘Food’와 ‘Pharmacy’ 배너가 양 옆에 나란히 붙어 있죠. 매장 내 서비스와 상품전략도 이러한 목표 아래 움직여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약 70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강클리닉' 코너입니다. 매장에 약사와 영양사가 상주하면서 고객의 건강 및 영양상담을 해주고, 그에 맞는 상품 구입도 도와줘요.
2013년부터는 지역사회에 직접 찾아가는 '하이비 헬시유 모바일(Hy-Vee Healthy You Mobile)’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차량을 이용해 주로 지역 축제나 학교 행사, 건강 박람회 등을 방문하는데 하이비의 영양사 및 약사가 동행해 지역민들의 건강검진, 독감 예방접종, 영양정보 제공, 요리 시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지난해에는 헬스&웰니스를 콘셉트로 하는 온라인쇼핑몰 '홀로타굿(WholeLotta Good)'을 론칭하고 약 5천 개의 엄선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  지역사회에 직접 찾아가는 '하이비 헬시유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사진:Hy-Vee). 


하이비는 새로운 건강 구독제를 론칭하면서 이렇게 밝혔어요.
"하이비는 그동안 고객들의 건강과 웰빙에 초점을 맞춰왔고, 강력한 약국도 함께 운영해 왔습니다.
고객들이 하이비를 단순히 식료품을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객을 위한 건강 및 웰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마존, 월마트도 헬스케어 사업 강화

하이비 외에도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헬스&웰니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소매기업은 아마존입니다.
2020년에 온라인 약국 '필팩(Pill Pack)'을 인수한 아마존은 올해 초 39억 달러(약 5조 원)를 들여 '원 메디컬(One medical)' 인수를 완료했어요. 원메디컬은 미국에 200여 개 지점을 갖고있는 1차 의료시설 서비스인데요.
이 회사의 수익모델 중 하나가 바로 헬스케어 정기구독 서비스에요.
월 16.59달러, 연 199달러를 지불하면, 의료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크로거와 합병한 알버트슨(Albertson)은 디지털 건강 및 웰니스 플랫폼인 '신시어리 헬스(Sincerely Health)'를 출시했어요. 고객들은 앱을 통해 영양, 운동, 수면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리워드를 받게 되는데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이 리워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월마트도 2019년에 론칭해 현재 32개 지점을 운영 중인 월마트 헬스센터(Walmart Health Center)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죠.

  • 월마트는 2019년부터 월마트 헬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특정 지역 기반의 로컬 소매기업들 경우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를 비롯 미 북동부 지역에 2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헤이넌스(Heinen's)는 지난해 무료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클럽FX(Club Fx)’를 론칭했어요.
매장 안에 개인맞춤식 영양센터를 열고, 영양관리, 코칭 프로그램, 무료 혈액검사 등을 제공해요.
서비스 중에는 '클럽FX 스토어 투어'라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헤이넌스의 웰빙 컨설턴트가 고객과 함께 1시간 동안 매장을 돌면서 건강에 대한 상담을 해주고 고객이 그에 맞는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쇼핑을 도와줍니다.


  • 슈퍼마켓 헤이넌스는 개인별 건강상태에 맞는 상품 구입을 도와주는 ‘스토어 투어’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요.


소매업체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수익 다변화 차원입니다. 더 이상 상품 판매만으로는 추가 성장이 어려워진 소매기업들이 최근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헬스케어 서비스도 그 중 하나에요.
의료 서비스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건강기기 등 헬스케어 상품은 대표적인 고마진 품목이죠.
제대로 시장에 포지셔닝하면 식품대비 월등한 고수익 사업을 확보하게 돼요.
게다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더욱 높아졌어요. 고령화 추세로 자연스럽게 건강관리 니즈가 높아진 것과 더불어 이제 젊은 세대들도 건강에 관심이 많죠.


  • 그림 1 : 소매업계가 생각하는 헬스&웰빙 비즈니스 장점

자료 : FMI (미국 식품산업 협회)
주 : 미국 27개 식품 소매업체 대상으로 2021년 조사


소매업계에 더 기회가 될 수 있는 지점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빠른’ 건강관리를 원한다는 거에요. 병원에 굳이 가지 않아도 접근성 높은 곳에서 일상적으로 건강을 관리받고 싶어하죠. 
“건강관리는 식료품 쇼핑처럼 일상이 돼야 한다”
이것이 소매업체들이 내세우는 ‘소매 헬스케어 서비스’의 당위이자 동시에 경쟁우위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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