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소매기업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이 지난 4월부터 매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어요. 중소형 식료품...
Global | 리테일산업에 영감을 주는 작은 혁신들 ① |
2023. 05. 22ㅣ 3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 (eyyoon@korcham.net)
사진 : 알버트하인 홈페이지
알버트 하인이 도입한 '진짜 가격(True Price)'의 정체
사진 : 알버트하인 홈페이지
- 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환경 비용 모두 합쳐야 '진정한' 제품가격
- 지속가능 이니셔티브에 대한 고객 반응 실험
네덜란드 소매기업 알버트 하인이 ‘트루 프라이스(True Price)’ 제도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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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소매기업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이 지난 4월부터 매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어요. 중소형 식료품 포맷인 ‘알버트하인 투고(Albert Heijn to go)’ 매장 안에 있는 커피 코너에 '트루 프라이스(True Price)' 제도를 도입한 건데요.
과연 '실제 가격' 혹은 '진짜 가격'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진정한 가격 = 판매가+환경비용
커피 코너 가격 안내판에는 메뉴 하나당 일반 가격과 실제 가격, 두 개의 가격이 표시돼 있습니다.
알버트 하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실제 가격은 정상 판매가에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더한 거에요. 즉 그 상품의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공급망 상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량, 물 소비량, 건강하지 못한 원료나 작업환경 등 지속가능 측면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 요소를 비용으로 환산해 가격에 더했다는 논리입니다.
고객이 커피를 구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바로 이 ‘실제 가격’입니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은 2유로이지만, 사회 및 환경적 비용이 합쳐진 실제 가격은 2.1유로입니다.
라떼나 카푸치노처럼 우유성분이 들어갈 경우 제품 가격 차이는 더 벌어져요. 젖소에서 추출한 우유를 사용한 카푸치노는 귀리우유를 넣은 카푸치노보다 실제 가격이 0.25유로 더 높습니다. 한화로 약 350원 차이죠. 카푸치노 가격이 약 3천 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차이입니다. 고객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죠.
알버트하인 측은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환경관련 활동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커피 코너 가격 안내판과 주문용 키오스크에는 메뉴 하나당 일반 가격과 실제 가격, 두 개의 가격이 표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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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알버트 하인은 왜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트루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했을까요?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제품이 판매되기까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 소비에 대한 고객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소비 성향을 가진 고객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
또 하나는 이러한 제도를 시행했을 때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경영상 목적입니다.
알버트 하인 최고경영자인 마리트밴에그몬드(Marit van Egmond)는 "우리는 좀 더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지속가능한 선택을 돕고 싶었다."라며,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우리가 다 함께 더 좋은 식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알버트 하인의 미션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알버트 하인의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환경문제에 대한 고객 인식 제고와 기업의 지속가능활동에 고객 반응 실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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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알버트 하인이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환경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환경에 덜 해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 데 작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더 많아요.
사회적 기업과 협업 하에 진행하고 있는 알버트 하인의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알버트하인투고 3개점에서 테스트되고 있어요. 실험 결과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로의 확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기업에 부담하는 재활용분담금이나 자동차 소유주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 외에 탄소세 도입이 본격 논의되는 등 환경문제와 관련한 각국의 규제들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기업들의 ESG 활동도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과 접점에 있는 소매기업들의 이런 작은 이니셔티브는 비록 그 영향이 크지는 않아도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기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어홀드 델하이즈는 어떤 기업?
설립연도 | 1867년 | 본사 소재지 | 네덜란드 잔담(Zaandam) | 매출액 | 870억 유로(2022년 말 기준) | 매장 수 | 7,659개 | 직원 수 | 414,000명 | 소재 브랜드 | 21개(알버트하인, 푸드라이온 외) | 진출국가 수 | 10개국(미국, 벨기에, 체코 등) | 참고 | 2015년 네덜란드 델하이즈와 미국 어홀드 합병 |
알버트하인을 운영하고 있는 어홀드 델하이즈(Ahold Delhaize)는 월마트(Walmart)나 까르푸(Carrefour)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1위 소매기업입니다. 글로벌 전체 소매시장에서는 13위를 차지하고 있죠(딜로이트 ‘2023 Top250 Retailer’). 1867년 설립된 네덜란드 기업 델하이즈와 미국 어홀드 그룹이 2015년에 합병하면서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훨씬 커졌어요.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7,65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중 1,228개가 알버트 하인 매장이에요.
알버트 하인 외에도 21개의 소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가면 종종 눈에 띄는 ‘푸드라이온(Food Lion)’, ‘스톱앤숍(Stop&Shop)’도 어홀드 델하이즈 그룹의 매장들이에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매장 수를 줄인 반면 2021년 한해 동안 어홀드 델하이즈 소속 매장은 픽업포인트를 포함 총 377개가 늘어났죠.
어홀드 델하이즈는 각 비즈니스별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가 ESG와 연동되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소매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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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하인 #AlbertHeijn #AholdDelhaize #TruePrice #ESG #환경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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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5. 22ㅣ 3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 (eyyoon@korcham.net)
사진 : 알버트하인 홈페이지
알버트 하인이 도입한 '진짜 가격(True Price)'의 정체
사진 : 알버트하인 홈페이지
네덜란드 소매기업 알버트 하인이 ‘트루 프라이스(True Price)’ 제도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어요.
네덜란드 소매기업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이 지난 4월부터 매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어요. 중소형 식료품 포맷인 ‘알버트하인 투고(Albert Heijn to go)’ 매장 안에 있는 커피 코너에 '트루 프라이스(True Price)' 제도를 도입한 건데요.
과연 '실제 가격' 혹은 '진짜 가격'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진정한 가격 = 판매가+환경비용
커피 코너 가격 안내판에는 메뉴 하나당 일반 가격과 실제 가격, 두 개의 가격이 표시돼 있습니다.
알버트 하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실제 가격은 정상 판매가에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더한 거에요. 즉 그 상품의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공급망 상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량, 물 소비량, 건강하지 못한 원료나 작업환경 등 지속가능 측면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 요소를 비용으로 환산해 가격에 더했다는 논리입니다.
고객이 커피를 구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바로 이 ‘실제 가격’입니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은 2유로이지만, 사회 및 환경적 비용이 합쳐진 실제 가격은 2.1유로입니다.
라떼나 카푸치노처럼 우유성분이 들어갈 경우 제품 가격 차이는 더 벌어져요. 젖소에서 추출한 우유를 사용한 카푸치노는 귀리우유를 넣은 카푸치노보다 실제 가격이 0.25유로 더 높습니다. 한화로 약 350원 차이죠. 카푸치노 가격이 약 3천 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차이입니다. 고객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죠.
알버트하인 측은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환경관련 활동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커피 코너 가격 안내판과 주문용 키오스크에는 메뉴 하나당
일반 가격과 실제 가격, 두 개의 가격이 표시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알버트 하인은 왜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트루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했을까요?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제품이 판매되기까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 소비에 대한 고객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소비 성향을 가진 고객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
또 하나는 이러한 제도를 시행했을 때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경영상 목적입니다.
알버트 하인 최고경영자인 마리트밴에그몬드(Marit van Egmond)는 "우리는 좀 더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지속가능한 선택을 돕고 싶었다."라며,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우리가 다 함께 더 좋은 식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알버트 하인의 미션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알버트 하인의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환경문제에 대한 고객 인식 제고와
기업의 지속가능활동에 고객 반응 실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알버트 하인이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환경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환경에 덜 해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 데 작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더 많아요.
사회적 기업과 협업 하에 진행하고 있는 알버트 하인의 트루 프라이스 제도는 알버트하인투고 3개점에서 테스트되고 있어요. 실험 결과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로의 확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기업에 부담하는 재활용분담금이나 자동차 소유주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 외에 탄소세 도입이 본격 논의되는 등 환경문제와 관련한 각국의 규제들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기업들의 ESG 활동도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과 접점에 있는 소매기업들의 이런 작은 이니셔티브는 비록 그 영향이 크지는 않아도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기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어홀드 델하이즈는 어떤 기업?
알버트하인을 운영하고 있는 어홀드 델하이즈(Ahold Delhaize)는 월마트(Walmart)나 까르푸(Carrefour)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1위 소매기업입니다. 글로벌 전체 소매시장에서는 13위를 차지하고 있죠(딜로이트 ‘2023 Top250 Retailer’). 1867년 설립된 네덜란드 기업 델하이즈와 미국 어홀드 그룹이 2015년에 합병하면서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훨씬 커졌어요.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7,65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중 1,228개가 알버트 하인 매장이에요.
알버트 하인 외에도 21개의 소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가면 종종 눈에 띄는 ‘푸드라이온(Food Lion)’, ‘스톱앤숍(Stop&Shop)’도 어홀드 델하이즈 그룹의 매장들이에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매장 수를 줄인 반면 2021년 한해 동안 어홀드 델하이즈 소속 매장은 픽업포인트를 포함 총 377개가 늘어났죠.
어홀드 델하이즈는 각 비즈니스별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가 ESG와 연동되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소매기업입니다.
#알버트하인 #AlbertHeijn #AholdDelhaize #TruePrice #ESG #환경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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