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새로운 PB '세이버'를 선보이며, 식료품 예산이 부족한 고객들을 위한 가치소구형 PB라고 소개했어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부담없는 가격대...

Global | 아마존, 노프릴 PB '세이버' 론칭 |
2024. 10. 30ㅣ 3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소매 매출 경고등 켜진 아마존,
가성비 PB로 월마트·알디 견제

- 가치소구형 노프릴 PB '세이버' 론칭
- 소매 매출 성장 둔화세 뚜렷
- 월마트, 알디 견제&프라임 회원 유지
지난 9월, 아마존이 새로운 PB(Private Brand ; 자체 브랜드) '세이버(Saver)'를 선보였습니다. '세이버'라는 직관적인 PB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PB는 아마존 고객의 가성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군입니다. 지난해 PB를 대폭 축소한 아마존이 새로운 PB를 출시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아마존은 지난해 보유 PB 수를 크게 줄였습니다. 당시 아마존을 향했던 반독점 조사 및 규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 효율이 떨어지는 브랜드들을 정리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다시 '세이버(Saver)'라는 새로운 PB를 론칭한 것인데요. 아마존은 세이버를 선보이며, 식료품 예산이 부족한 고객들을 위한 가치소구형 PB라고 소개했어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부담없는 가격대의 필수품(affordable staples without the frills)'이 세이버의 브랜드 지향점입니다.

아마존 '세이버'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부담없는 가격대의 필수품을 지향합니다.
컨셉은 '타깃' 가격정책은 '월마트' 판박이
세이버의 가격대는 대부분 5달러 미만이며, 프라임 회원은 추가로 10% 할인을 받게 됩니다.
아마존 쇼핑몰을 통해 크래커 한팩 2.69달러, 전통 피자소스 한캔 1.09달러, 커피 프리머 3.49달러, 오트밀 한캔 3.99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앞으로 100개 품목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 불황이 계속되며 미국 소비자들도 상품 선택시 가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요. 아마존 세이버 역시 고객들의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출시된 PB입니다.
그런데 아마존 세이버는 여러 면에서 기시감이 있습니다. '노프릴(no frills)'을 강조한 브랜드 컨셉은 타깃이 2월 론칭한 '딜워디(Dealworthy)'와 유사하고, 5달러 이하라는 가격정책과 제품군은 월마트가 4월 론칭한 '베터굿즈(bettergoods)'와 유사합니다. 세이버의 직접적인 타깃이 이 두 업체를 겨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죠.
타깃과 월마트뿐이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 무서운 기세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는 초저가 오프라인 업태 '알디', 중국 온라인플랫폼 테무, 쉬인 역시 아마존이 경계 대상으로 삼고 있는 소매기업들입니다.
실제 2022년부터 아마존의 소매 매출이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들 기업들의 활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1995년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 매년 파죽지세 성장세를 보여준 아마존에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요?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마존 세이버 제품들.
서비스 매출 상승세,
상품 매출 하락세
아마존의 성장 둔화세는 뚜렷합니다.
2020년 37.6%, 2021년 21.7%를 기록했던 아마존 매출 성장률은 2022년 9.4%, 2023년 11.8%에 머물렀고, 지난 8월 말 발표한 올해 2사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마존 올해 2사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0% 성장한 1,48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업별로 쪼개보면 아마존이 당면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아마존의 든든한 수익 기둥인 아마존웹서비스는 여전히 18.7% 성장률을 보여줬고, 최근 키우고 있는 광고 사업도 19.5% 성장해 전체 성장률을 두 자리 수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죠. 물류비 등 제3자 판매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도 12%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소매사업은 온-오프 모두 부진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올해 2사분기 아마존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각각 4.6%, 3.6% 성장에 머물렀어요.

자료 : 아마존

자료 : 아마존(2024년 2사분기 기준)
전환점 맞은 아마존의 해법은
상품과 서비스 사업으로 나눠 보면, 전체 서비스 매출이 15.8% 성장하는 동안 상품 매출은 단 5.6% 성장했습니다. 언뜻 보면 부족한 상품 매출을 서비스 매출이 보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이 40%가 넘는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최근 아마존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비즈니스인 '리테일미디어'와 '제3자 판매자 서비스'는 모두 아마존이 구축한 강력한 소매 생태계 안에서 더 번창하는 모델입니다. 상품 매출이 증가해야 더 많은 판매자가 모이고, 리테일미디어와 제3자 판매자 서비스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소매 시장 점유율 하락이나 소매 매출 정체가 지속된다면 아마존의 수익 기둥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위기감에 최근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들에 대한 혜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했고, 가성비를 강조한 PB '세이버'도 그러한 정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알리와 테무, 쉬인의 등장은 그동안 구색과 가격 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던 아마존에게 경각심을 갖게 했어요. 아마존은 얼마 전 중국 셀러들이 중국에서 고객에게 바로 배송할 수 있는 초저가 섹션을 별도로 구성할 방침이라는 계획도 전했죠.
아마존은 지금 큰 전환점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전환점을 돈 후에도 아마존은 여전히 글로벌 1위 이커머스 위상을 확고히 하며 소매시장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인지 아마존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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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30ㅣ 3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소매 매출 경고등 켜진 아마존,
가성비 PB로 월마트·알디 견제
지난 9월, 아마존이 새로운 PB(Private Brand ; 자체 브랜드) '세이버(Saver)'를 선보였습니다. '세이버'라는 직관적인 PB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PB는 아마존 고객의 가성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군입니다. 지난해 PB를 대폭 축소한 아마존이 새로운 PB를 출시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아마존은 지난해 보유 PB 수를 크게 줄였습니다. 당시 아마존을 향했던 반독점 조사 및 규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 효율이 떨어지는 브랜드들을 정리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다시 '세이버(Saver)'라는 새로운 PB를 론칭한 것인데요. 아마존은 세이버를 선보이며, 식료품 예산이 부족한 고객들을 위한 가치소구형 PB라고 소개했어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부담없는 가격대의 필수품(affordable staples without the frills)'이 세이버의 브랜드 지향점입니다.
아마존 '세이버'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부담없는 가격대의 필수품을 지향합니다.
컨셉은 '타깃' 가격정책은 '월마트' 판박이
세이버의 가격대는 대부분 5달러 미만이며, 프라임 회원은 추가로 10% 할인을 받게 됩니다.
아마존 쇼핑몰을 통해 크래커 한팩 2.69달러, 전통 피자소스 한캔 1.09달러, 커피 프리머 3.49달러, 오트밀 한캔 3.99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앞으로 100개 품목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 불황이 계속되며 미국 소비자들도 상품 선택시 가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요. 아마존 세이버 역시 고객들의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출시된 PB입니다.
그런데 아마존 세이버는 여러 면에서 기시감이 있습니다. '노프릴(no frills)'을 강조한 브랜드 컨셉은 타깃이 2월 론칭한 '딜워디(Dealworthy)'와 유사하고, 5달러 이하라는 가격정책과 제품군은 월마트가 4월 론칭한 '베터굿즈(bettergoods)'와 유사합니다. 세이버의 직접적인 타깃이 이 두 업체를 겨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죠.
타깃과 월마트뿐이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 무서운 기세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는 초저가 오프라인 업태 '알디', 중국 온라인플랫폼 테무, 쉬인 역시 아마존이 경계 대상으로 삼고 있는 소매기업들입니다.
실제 2022년부터 아마존의 소매 매출이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들 기업들의 활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1995년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 매년 파죽지세 성장세를 보여준 아마존에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요?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마존 세이버 제품들.
서비스 매출 상승세,
상품 매출 하락세
아마존의 성장 둔화세는 뚜렷합니다.
2020년 37.6%, 2021년 21.7%를 기록했던 아마존 매출 성장률은 2022년 9.4%, 2023년 11.8%에 머물렀고, 지난 8월 말 발표한 올해 2사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마존 올해 2사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0% 성장한 1,48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업별로 쪼개보면 아마존이 당면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아마존의 든든한 수익 기둥인 아마존웹서비스는 여전히 18.7% 성장률을 보여줬고, 최근 키우고 있는 광고 사업도 19.5% 성장해 전체 성장률을 두 자리 수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죠. 물류비 등 제3자 판매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도 12%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소매사업은 온-오프 모두 부진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올해 2사분기 아마존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각각 4.6%, 3.6% 성장에 머물렀어요.
자료 : 아마존
자료 : 아마존(2024년 2사분기 기준)
전환점 맞은 아마존의 해법은
상품과 서비스 사업으로 나눠 보면, 전체 서비스 매출이 15.8% 성장하는 동안 상품 매출은 단 5.6% 성장했습니다. 언뜻 보면 부족한 상품 매출을 서비스 매출이 보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이 40%가 넘는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최근 아마존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비즈니스인 '리테일미디어'와 '제3자 판매자 서비스'는 모두 아마존이 구축한 강력한 소매 생태계 안에서 더 번창하는 모델입니다. 상품 매출이 증가해야 더 많은 판매자가 모이고, 리테일미디어와 제3자 판매자 서비스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소매 시장 점유율 하락이나 소매 매출 정체가 지속된다면 아마존의 수익 기둥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위기감에 최근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들에 대한 혜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했고, 가성비를 강조한 PB '세이버'도 그러한 정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알리와 테무, 쉬인의 등장은 그동안 구색과 가격 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던 아마존에게 경각심을 갖게 했어요. 아마존은 얼마 전 중국 셀러들이 중국에서 고객에게 바로 배송할 수 있는 초저가 섹션을 별도로 구성할 방침이라는 계획도 전했죠.
아마존은 지금 큰 전환점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전환점을 돈 후에도 아마존은 여전히 글로벌 1위 이커머스 위상을 확고히 하며 소매시장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인지 아마존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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