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투자유치에 성공한 국내외 리테일 스타트업들의 전략을 분석합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16호’
리테일톡 16호에서는 '투자 혹한기'라 할 만큼 투자받기가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에 사업 비전과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 성공한 리테일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핸드메이드라는 니치시장에서 차곡차곡 업력을 쌓아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백패커(아이디어스), 포렌식 기술을 활용해 원산지를 검증하는 기술로 샤넬 눈에 띈 오리테인까지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 사례들을 분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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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톡 16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백패커’의 투자유치 성공기 2. 글로벌 리테일 스타트업 투자유치 현황과 사례 3. 한주간 유통가소식 Top 5 4. 도전 유통관리사! ⑯ 서비스 품질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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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1 니치플레이어 ‘백패커’의 투자유치 성공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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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팬’이 만나는 플랫폼, 10년 걸쳐 구축한 창작자 생태계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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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송승훈 CFO, 김동환 대표, 임승현 C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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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자 생태계 인정받아 200억 시리즈C 투자유치 - 아이디어스+텀블벅 누적 거래액 1조 3천억 돌파 - 올해 6월말 기준 흑자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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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아이템만 좋으면 수십 억, 많게는 수백 억도 투자 받았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스타트업들에게 지금은 혹독한 겨울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운영하는 ‘백패커’ 는 올해 초 200억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좀체 돈을 풀지 않는 투자자들이 백패커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백패커 사무실에 찾아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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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뒷골목 공방에서 우연히 나만의 감성에 딱 맞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맛본 적 있는 분이라면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기 위해 검색창을 열어 본 기억이 있을 거예요. 공장에서 획일적으로 찍어내는 공산품과 달리 사람의 손길이 닿은 핸드메이드(수제품)는 기능적인 쓰임새 외에 아날로그적 감성과 물성으로 소유의 만족감을 줍니다.
백패커가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는 우리나라에서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온라인 수제품 전문 플랫폼입니다. 서비스 론칭 10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 원 달성을 목전에 앞두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200억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죠. 하지만, 회사 설립 초기 창업자인 김동환 대표가 투자를 받으러 다닐 때만 해도 “이 아이템으로 투자받기는 어려울 테니 대출이나 알아보라”는 말도 들어야 했습니다. 시장 규모는 작고, 가격 경쟁력도 없다며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했죠.
2020년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을 인수하고, 2022년 멤버십 기반의 후원 플랫폼 ‘스테디오(Steadio)’를 론칭한 백패커는 이제 ‘창작자들의 놀이터’라 불릴 만큼, 탄탄하게 구축된 창작자 생태계를 기반으로 핸드메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핸드메이드라는 틈새시장을 취급하는 백패커가 냉정한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가치는 무엇일까요. 백패커의 핵심 경영진인 김동환 대표, 송승훈 CFO, 임승현 CSO를 만나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전달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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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 펀딩, 제품판매, 팬 관리까지 탄탄한 창작자 생태계 구축
백패커는 모두 세 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 론칭한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Idus)'는 백패커의 중추 역할을 합니다. 핸드메이드를 제작하는 작가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수수료와 광고료 기반의 모델입니다. 두 번째 사업모델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플벅(Tumblbug)’이예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자가 텀블벅을 통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후원금을 모집합니다. 후원금이 목표치 달성에 성공하면 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방식이예요. 김동환 대표는 작가주의를 존중하는 아이디어스의 가치와 순수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텀블벅의 가치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2020년 6월 인수했어요. 세 번째 모델은 멤버십 기반의 후원서비스 ‘스테디오(Steadio)’입니다. 아이디어스나 텀블벅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스테디오에서 자신의 팬들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회원을 모집하고, 독점 콘텐츠나 강의를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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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개의 사업모델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동해 선순환하며, 백패커의 창작자 에코시스템을 완성합니다. 예를 들어 텀블벅을 통해 펀딩에 성공하고 제품 론칭의 기회를 얻게 된 작가는 아이디어스에서 작품을 상시 판매하며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팬들을 대상으로 ‘스테디오’ 플랫폼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며 교류할 수 있어요. 회원들은 아이디어스나 텀블벅을 이용하며 관심을 갖게 된 창작자의 후원자가 되어 정기적인 교류를 하게 됩니다.
즉, 백패커의 창작자 생태계는 그들의 활동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수직통합을 통해 완성됐어요.
미국에는 일찌감치 창작자들을 위한 생태계가 구축되었죠. 핸드메이드 판매를 원하면 ‘엣시(Etsy)’, 새로운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론칭할 때는 ‘킥스타터(Kickstarter)’, 멤버십 기반 후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을 때는 ‘패트리온(Patreon)’을 찾아요. 엣시는 2005년, 킥스타터는 2009년, 패트리온은 2013년에 설립됐고, 이 3개의 비즈니스 모델은 각각 다른 회사에서 운영해요. 백패커의 창작자 생태계는 이 3가지 모델을 모두 한 기업이 통합 운영한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더욱 높습니다. 백패커의 창작자와 고객은 하나의 아이디로 이 3개 플랫폼을 이용하며 각자의 니즈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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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장에 자금 유동성이 사라진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투자의 잣대가 바뀌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수익실현이 생각만큼 쉽지 않고, 대기 중이던 IPO 대어들의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은 매출보다 수익 지표를 엄격히 따지기 시작했어요.
백패커가 투자받은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경영지표 호전이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스는 꾸준한 외적 볼륨 성장을 통해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앞두고 있고, 텀블벅도 얼마 전 누적 후원액 3천억 원을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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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 아이디어스 연간 거래액 및 매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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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외적 볼륨을 키워온 백패커는 2022년부터 건강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재무 건강성 또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백패커 송승훈 CFO는 그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어요.
“2020~2021년은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였어요. 투자시장도 활황이었고, 그만큼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장의 1위가 되어 승자독식 체제만 구축하면 수익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 믿음으로 투자받은 돈을 마케팅에 쏟아붓고,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진 거예요.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수익을 증명해야 했어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진 만큼, 투자 성과를 명확히 끌어 올릴 수 있는 곳에는 확실하게 투자하되, 투자 대비 효율이 낮거나 불분명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은 최소화하며 내실을 다졌습니다."
이렇게 손익을 관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12개월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어요. 인위적인 인력 감축 없이 해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이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시점에 백패커가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400만 명 이상의 지속적인 월 방문자를 비롯한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간 핸드메이드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과 함께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 온 아이디어스의 진정성을 믿고 꾸준히 이용해주는 회원들 덕분에 백패커의 흑자 전환은 가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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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의 '아이디어스' 플랫폼에는 약 4만 명의 핸드메이드 작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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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작가'와 '팬'의 관계성 구축
일반적인 마켓플레이스에서 셀러라 칭하는 판매자는 백패커 생태계에서 '작가' 혹은 '창작자'로 불립니다. 고객은 '회원'이나 '팬'으로 불리죠. 거래 당사자들을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자와 판매하는 자로 규정하지 않고, 작가와 팬이라는 관계성을 부여함으로써 상호간에 좀 더 특별한 활동을 이끌어냅니다.
앞에서 설명한 에코시스템의 한 축인 스테디오는 작가가 생산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일정 금액의 정기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수입이 불규칙한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에게 이러한 수입창구는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것은 '작가'와 '팬'이라는 백패커 생태계만의 독특한 관계 정립에 있습니다.
스테디오에서 멤버십을 운영하는 방식은 작가마다 다릅니다. 에세이로 풀어내는 작가가 있고, 제품 만드는 과정을 클래스로 운영하는 작가도 있는가 하면, 멤버십만의 특별한 굿즈를 제작해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경우도 있어요.
백패커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함께 '소담상회' 라는 오프라인 공간도 운영하고 있어요. 인사동 쌈지길과 홍대 인근 서교동에 위치한 소담상회는 작가분들의 핸드메이드 작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제품 전시와 판매 공간 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위한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원단이나 포장 자재, 베이킹 도구, 화장품 재료 등을 작가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작가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판매가 많이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백패커는 이렇듯 작가들의 지속가능한 작업과 성장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이러한 노력들은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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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는 '소담상회'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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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대표의 명함에 새겨진 CEO의 약자는 일반적인 'Chief Executive Officer'와 다릅니다. 'Chief Everything Officer',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의미죠. 실제로 김 대표는 창업 초기 부족한 자금으로 회사를 지탱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고 합니다. 김동환 대표에게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지금'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어요. 투자받은 200억 원도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인데 말이죠. 김 대표에게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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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핸드메이드 사업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의대 입학을 목표로 6수한 사촌동생이 있었어요. 매년 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의대 미련을 못 버리고 수능시험을 다시 봤어요. 제가 과외지도를 했었기 때문에 그 과정들을 쭉 지켜봤는데, 여섯 번째 입학한 도예과에서 사촌동생이 정착을 하더라고요. 무사히 졸업까지 하더니 홍대 근처에 작업실을 차리고 작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어요. 그때 사촌동생을 따라 플리마켓을 다니면서 핸드메이드 시장에 눈을 떴어요. 처음부터 거창한 플랜을 세운 건 아니었고, 대학생들의 졸업 전시작품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면 괜찮겠다 싶었죠. 나중에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로 범위를 넓히게 됐습니다.
Q2. 사업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창업만 하면 당연히 투자는 바로 받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들을 만나보니 모두 거절하더라구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핸드메이드' 시장이 너무 작다고 생각한 거에요. 이 아이템으로는 투자받기 어려울 것 같으니 대출이나 알아보라는 사람도 있었죠. 투자는 안 들어오고 어떻게든 회사는 운영해야 하니 제 특기를 살려 유료 앱들을 만들어 팔았어요. 그렇게 버티다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포함한 투자자 세 분께 각각 1천만 원씩 투자를 받았습니다. 수없이 거절만 당하던 때여서 장병규 의장님께 왜 저한테 투자하셨냐고 여쭤봤어요. 그 때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죠. “나는 솔직히 핸드메이드 시장도 잘 모르고, 이 사업이 잘 될지 안 될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런데 이 사업이 망해도 당신은 뭐라도 할 것 같아서 투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지금의 백패커가 있기까지 초기 투자자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Q3. 경기불황과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스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비교적 가격대도 높고, 생필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부정적 영향은 없을까요?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는 동안 각광받은 비즈니스는 백엔샵과 같은 초저가 시장과 스몰 럭셔리 시장, 두 분야였어요. 하이엔드 명품을 사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다소 가격대가 높아도 내 취향에 맞고, 나에게 특별한 가치를 주는 스몰 럭셔리 제품을 구입했죠. 중국의 알리 익스프레스, 쉬인, 티무와 같은 업체들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초저가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최저가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몰 럭셔리 시장에 기회는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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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2 글로벌 커머스 스타트업 투자현황 및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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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샤넬'이 알아 본 글로벌 유망 기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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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시장 위축 속에 옥석 가리기 본격화 - 공급망 투명성 검증 기술로 샤넬 눈에 띈 '오리테인' - 원스톱 쇼핑몰 구축 서비스로 주목받는 '카트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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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로아인텔리전스 김소연 이사
2021년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에게 기회의 시기였습니다. 잠재력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면 투자받기 어렵지 않았죠. 하지만, 2022년 1분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어요. 러-우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단절,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등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해지면서 투자시장도 얼어 붙었죠. 이러한 기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난해 1분기부터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어요. 2022년 4분기 기준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나 줄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기업은 늘 위기 속에서 등장한다'는 말이 있듯, 이럴 때 옥석이 가려집니다. 산업 및 기업분석 전문기업 로아인텔리전스의 김소연 이사가 2023년 글로벌 리테일 업계의 투자현황과 주목받는 스타트업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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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인텔리전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글로벌 리테일 업계에서는 총 49개 기업이 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그림 2 참고). 이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두 곳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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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 투자유치에 성공한 글로벌 리테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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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테인(Oritain)'은 올해 7월 5,700만 달러(약 760억)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어요. 투자기업 리스트에는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도 이름을 올렸죠. 어떤 기술을 가진 기업이길래 콧대 높은 샤넬이 관심을 보인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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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물 성분은 환경에 따라 모두 다르다’
오리테인은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제품의 라벨에 적힌 원산지 정보와 실제 제품에 들어간 원산지 정보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증하죠. 제품의 안전성과 전체 밸류체인에 걸친 지속가능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제품 이력 추적 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오리테인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원산지 추적에 법의학(포렌식)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이에요.
오리테인 기술개발의 배경은 같은 원료라도 원산지에 따라 화학 성분 구성이 모두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즉,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원재료는 저마다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철학에서 출발했어요.
오리테인 기술이 적용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그림 3 참고). 전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정품 샘플을 수집하고, 원료를 분석합니다. 각 지역별 생산물은 토양 성분, 기후, 고도, 강수량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구성하고 있는 화학원소가 모두 달라요. 오리테인에 따르면 단, 몇 미터 차이로 생산물 성분은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품의 미량 원소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생산물마다 '원산지 지문(Origin Fingerprint)'을 부여합니다. 한번 생성된 원산지 지문은 오리테인 데이터베이스에 축적이 되고, 변조나 파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구축된 빅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제품의 원산지 검증이 이루어집니다. 오리테인의 원산지 검증작업은 해당 기업의 전체 공급망 단계별 제품과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골고루 수집해 이루어집니다. 이 모든 제품들의 원산지가 일치해야 오리테인에서 원산지 투명성을 입증한다는 의미의 '오리테인 트러스트마크'를 패키지에 붙일 수 있어요. 현재 네슬레, 유니레버, A2밀크 같은 식음료 제조기업들과 라코스테, 띠어리, 쉬인과 같은 패션 기업들이 오리테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오리테인의 원산지 검증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는 동시에 공급망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윤리와 진정성을 소구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오리테인의 원산지 인증은 고객들이 구매하는 제품이 진품이라는 확신은 물론, 윤리적인 공급망을 거쳐 생산되었다는 신뢰를 주죠. 예를 들어, 라벨에 적힌 정보대로 커피 원두가 실제 브라질산인지, 혹은 중국 신장지구와 같이 윤리적 이슈가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면을 사용한 옷은 아닌지 알려줍니다. 최근 미국시장에서 노동환경 문제로 공격받고 있는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이 오리테인과 제휴를 맺은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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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입증 통해 기업의 명성 보호
오리테인은 2008년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의 헬렌 달링(Helen Darling) 박사와 러셀 프루(Russell Frew)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현재 뉴질랜드 외에도 미국, 영국, 스위스, 호주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오리테인의 경영 모토는 '진실 확인', '원산지 증명', '기업의 명성 보호' 입니다. 즉, 제품의 원산지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증명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사업 목표예요. 아직까지 매출액과 기업가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투자에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90%, 고객 수 100% 증가라는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요. 현재 오리테인 기술은 육류, 커피, 양식어, 섬유, 우유, 원예, 꿀, 제약 등 카테고리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제품 안전성과 기업 윤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오리테인의 사업 확장성과 전망을 밝게 보고 있어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샤넬도 투자에 참여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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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테인의 원산지 검증을 거친 제품에는 사진과 같이 오리테인 트러스트 마크를 부착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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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6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은 카트닷컴(Cart.com)은 온라인쇼핑몰을 개설하려는 기업들에게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 to End ;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온라인쇼핑몰 기획 및 구축은 물론 마케팅,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이커머스에 투입할 자원과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카페24와 유사한 모델이지만,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합니다. 지난 6월 투자 유치시 카트닷컴은 12억 달러(1조 6천억)라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창업 10년 이하)에 등극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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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구축부터 풀필먼트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카트닷컴 설립자인 오메어 타리크(Omair Tariq)는 블라인드(Blinds.com)라는 회사를 창업해 2014년 홈디포에 매각한 적이 있어요. 그 후 몇 년 간 홈디포 임원으로 재직하다 2020년 9월에 카트닷컴을 설립했습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미국 이민자 오메어는 카트닷컴 창업 당시 '전세계 이커머스 생태계를 뒤흔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었어요. "자체적으로 쇼핑몰 구축이나 물류 인프라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마존과 같은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 마켓플레이스 안에서는 브랜드를 키우기 어려워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없죠." - 오메어 타리크 언론 인터뷰 -
이렇듯 오메어는 이커머스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구축 플랫폼을 만들었죠. 사이트 기획 설계부터 호스팅, 결제 처리, 재고 관리, CRM, 디지털 마케팅과 같은 서비스를 모두 모듈식으로 제공했습니다. 고객, 매출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통합 분석하는 기능도 제공해요.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들은 보다 정교한 마케팅과 광고 집행이 가능합니다.
최근 10년간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카트닷컴이 더욱 경쟁력있는 이유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보관, 재고관리, 배송, 반품 처리까지 대행해주니 중소 기업들은 큰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빠른 시간 안에 자사몰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죠.
D2C 증가하며 6천 개 고객사 확보
카트닷컴의 이러한 원스톱 서비스는 브랜드 기업들의 자사몰(D2C) 증가 추세와 맞물려 회사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카트닷컴은 공식적으로 매출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2021 년 약 2,800 만 달러, 2022년에는 약 1 억 8천만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약 2 억 5천~3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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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 5
1️⃣ 8월 유통업체 매출 3.3% 증가, 오프라인은 감소 ▶️지난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증가분의 수혜는 모두 온라인 채널이 가져갔어요.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달 발표하는 유통업체 월별 매출동향에 따르면 8월 온라인 매출은 8.1%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1.2%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편의점은 7.6% 증가했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각각 8.4%, 4.9% 하락했네요. 매출 저조의 배경에는 추석연휴 기간이 전년보다 보름 이상 늦어진 이유도 있다고 하니 9월 매출은 반등하길 기대해봅니다. 2️⃣백화점 추석연휴 매출, 전년대비 40% '껑충' ▶️8월의 백화점 매출은 저조했지만, 추석연휴 전후로 충분히 실적을 만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들어 백화점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는데요. 여기에는 유커 유입 재개가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3일) 경우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했을 때, 롯데백화점은 45%, 신세계는 36.9%, 현대는 41.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매출 호조세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전통 유통기업 GS리테일의 생존 위한 고군분투 ▶️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이후 약 2년이 지났습니다. 양사는 오프라인 기반의 GS리테일과 TV홈쇼핑 및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GS홈쇼핑 합병으로 옴니채널 완성을 통해 큰 시너지를 거둘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퀵커머스 시장을 바라보고 야심차게 인수한 요기요 효과도 부진한 상태죠. 얼마전 GS슈퍼마켓은 'GS프레시몰' 사업도 철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수익성 제고에 힘쓸 것으로 보입니다. 4️⃣ '이효리' 내세운 롯데온, '광고퀸' 효과볼까▶️가수 이효리의 CF 복귀 선언으로 얼마 전 광고업계가 들썩였는데 첫 광고로 롯데온을 선택했군요. 롯데온은 론칭 3년 만에 처음으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한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는 만큼 대대적인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롯데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6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5% 성장했고, 영업손실도 전년 동기 490억 원에서 210억 원으로 2배 이상 줄었습니다. 이효리 효과로 실적 개선에 더욱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5️⃣ 매장에 절도범 기승, 미국 유통업체들 골머리▶️ 미국과 유럽의 유통업체들이 최근 매장 좀도둑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미국소매협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소매업체가 절도로 입은 피해액은 1조 달러에 이르고, 이로 인해 손익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업체들도 있다고 합니다. 견디다 못한 매장 몇 곳은 폐점을 결정하기도 했고, 애틀랜타의 한 월마트 매장은 내부에 경찰관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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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 유통관리사 최근 들어 유통관리사 출제 유형이 상식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이론을 충분히 이해해야 정답을 맞출 수 있도록 난이도가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요. 이번 주에는 서비스 품질 측정도구인 SERVQUAL 모형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 품질은 고객이 기대한(expected) 서비스와 고객이 제공 받은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인지한(perceived) 서비스의 불일치 정도로 평가를 하는데요. SERVQUAL 모형은 아래의 5가지의 요소로 구분하여 평가를 합니다. 1. 유형성(Tangibles) - 서비스의 물리적인 외형을 의미 - 서비스 제공 시설/장비, 인력, 도구 등 실제로 쓰여지거나 보여지는 것들
2. 신뢰성(Reliability) - 제공해 주기로 약속된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능력 - 단순히 제품이나 가격, 배송과 같은 1차원적인 약속 뿐 아니라 A/S, 문제 해결, 그리고 고객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기대하는 간접적이고 심리적인 형태의 약속에 대한 이행까지 포함 3. 응답성(Responsiveness) -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 - 적극적으로 고객을 도와주려는 태도
4. 확신성(Assurance) -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에게 믿음과 확신을 얼마나 주고 있는가 - 은행이나 보험 상품, 증권업, 의료, 법률 등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결과를 알기 어려운 무형의 서비스를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 - 직원이나 조직의 전문성, 안전성 등
5. 공감성(Empathy) - 고객을 개개인으로 대하고 얼마나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가 -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영업 시간, 맞춤형 서비스,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고객을 우선으로 여기는 감정적인 요소 ----- 최근 유통사들이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보면 하루종일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있는 건 아닌지, 내 머릿속에 들어와 생각까지 읽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놀라운 서비스를 체감하곤 합니다. 사람이 아닌 기술의 힘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인 사례인데요. 반면에 일주일에 몇 번쯤은 처음 방문한 가게에 들어가 내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온 신경을 집중하며 주문을 하고, 그냥 단순한 메시지창인지 눌러야 하는 버튼인지 제대로 구분도 안되는 무인 계산대 화면을 난감하게 바라 본 경험도 있습니다. AI 챗봇을 활용한 채팅 문의 서비스는 아직까진 상담원 전화번호를 얻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고요.
무인 서비스 기술이 보편화된 요즘, 서비스 품질 평가는 분명히 ‘고객의 입장’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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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다음은 서비스 품질 평가 요소 중 어떤 항목에 관련된 내용일까요? 양쪽 발 사이즈가 다른 고객에게 사이즈가 각각 다른 두 켤레를 나누어 팔았다. 비록 나머지 짝이 맞지 않은 신발은 팔 수가 없더라도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 정답 : 공감성(empat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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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톡 16호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10월 18일 수요일 아침에 더욱 유익한 콘텐츠를 들고 찾아뵐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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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걸쳐 구축한
창작자 생태계의 힘
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운영하는 ‘백패커’ 는 올해 초 200억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좀체 돈을 풀지 않는 투자자들이 백패커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백패커 사무실에 찾아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한적한 뒷골목 공방에서 우연히 나만의 감성에 딱 맞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맛본 적 있는 분이라면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기 위해 검색창을 열어 본 기억이 있을 거예요. 공장에서 획일적으로 찍어내는 공산품과 달리 사람의 손길이 닿은 핸드메이드(수제품)는 기능적인 쓰임새 외에 아날로그적 감성과 물성으로 소유의 만족감을 줍니다.
백패커가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는 우리나라에서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온라인 수제품 전문 플랫폼입니다. 서비스 론칭 10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 원 달성을 목전에 앞두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200억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죠. 하지만, 회사 설립 초기 창업자인 김동환 대표가 투자를 받으러 다닐 때만 해도 “이 아이템으로 투자받기는 어려울 테니 대출이나 알아보라”는 말도 들어야 했습니다. 시장 규모는 작고, 가격 경쟁력도 없다며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했죠.
2020년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을 인수하고, 2022년 멤버십 기반의 후원 플랫폼 ‘스테디오(Steadio)’를 론칭한 백패커는 이제 ‘창작자들의 놀이터’라 불릴 만큼, 탄탄하게 구축된 창작자 생태계를 기반으로 핸드메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핸드메이드라는 틈새시장을 취급하는 백패커가 냉정한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가치는 무엇일까요. 백패커의 핵심 경영진인 김동환 대표, 송승훈 CFO, 임승현 CSO를 만나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전달해 드립니다.
Point 1.
펀딩, 제품판매, 팬 관리까지
탄탄한 창작자 생태계 구축
백패커는 모두 세 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 론칭한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Idus)'는 백패커의 중추 역할을 합니다. 핸드메이드를 제작하는 작가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수수료와 광고료 기반의 모델입니다.
두 번째 사업모델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플벅(Tumblbug)’이예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자가 텀블벅을 통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후원금을 모집합니다. 후원금이 목표치 달성에 성공하면 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방식이예요. 김동환 대표는 작가주의를 존중하는 아이디어스의 가치와 순수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텀블벅의 가치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2020년 6월 인수했어요.
세 번째 모델은 멤버십 기반의 후원서비스 ‘스테디오(Steadio)’입니다. 아이디어스나 텀블벅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스테디오에서 자신의 팬들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회원을 모집하고, 독점 콘텐츠나 강의를 제공합니다.
즉, 백패커의 창작자 생태계는 그들의 활동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수직통합을 통해 완성됐어요.
미국에는 일찌감치 창작자들을 위한 생태계가 구축되었죠. 핸드메이드 판매를 원하면 ‘엣시(Etsy)’, 새로운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론칭할 때는 ‘킥스타터(Kickstarter)’, 멤버십 기반 후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을 때는 ‘패트리온(Patreon)’을 찾아요. 엣시는 2005년, 킥스타터는 2009년, 패트리온은 2013년에 설립됐고, 이 3개의 비즈니스 모델은 각각 다른 회사에서 운영해요.
백패커의 창작자 생태계는 이 3가지 모델을 모두 한 기업이 통합 운영한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더욱 높습니다. 백패커의 창작자와 고객은 하나의 아이디로 이 3개 플랫폼을 이용하며 각자의 니즈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Point 2.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장에 자금 유동성이 사라진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투자의 잣대가 바뀌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수익실현이 생각만큼 쉽지 않고, 대기 중이던 IPO 대어들의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은 매출보다 수익 지표를 엄격히 따지기 시작했어요.
백패커가 투자받은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경영지표 호전이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스는 꾸준한 외적 볼륨 성장을 통해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앞두고 있고, 텀블벅도 얼마 전 누적 후원액 3천억 원을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백패커 송승훈 CFO는 그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어요.
“2020~2021년은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였어요. 투자시장도 활황이었고, 그만큼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장의 1위가 되어 승자독식 체제만 구축하면 수익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 믿음으로 투자받은 돈을 마케팅에 쏟아붓고,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진 거예요.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수익을 증명해야 했어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진 만큼, 투자 성과를 명확히 끌어 올릴 수 있는 곳에는 확실하게 투자하되, 투자 대비 효율이 낮거나 불분명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은 최소화하며 내실을 다졌습니다."
이렇게 손익을 관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12개월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어요.
인위적인 인력 감축 없이 해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이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시점에 백패커가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400만 명 이상의 지속적인 월 방문자를 비롯한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간 핸드메이드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과 함께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 온 아이디어스의 진정성을 믿고 꾸준히 이용해주는 회원들 덕분에 백패커의 흑자 전환은 가능했습니다.
Point 3. '작가'와 '팬'의 관계성 구축
일반적인 마켓플레이스에서 셀러라 칭하는 판매자는 백패커 생태계에서 '작가' 혹은 '창작자'로 불립니다. 고객은 '회원'이나 '팬'으로 불리죠. 거래 당사자들을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자와 판매하는 자로 규정하지 않고, 작가와 팬이라는 관계성을 부여함으로써 상호간에 좀 더 특별한 활동을 이끌어냅니다.
앞에서 설명한 에코시스템의 한 축인 스테디오는 작가가 생산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일정 금액의 정기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수입이 불규칙한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에게 이러한 수입창구는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것은 '작가'와 '팬'이라는 백패커 생태계만의 독특한 관계 정립에 있습니다.
스테디오에서 멤버십을 운영하는 방식은 작가마다 다릅니다. 에세이로 풀어내는 작가가 있고, 제품 만드는 과정을 클래스로 운영하는 작가도 있는가 하면, 멤버십만의 특별한 굿즈를 제작해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경우도 있어요.
백패커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함께 '소담상회' 라는 오프라인 공간도 운영하고 있어요. 인사동 쌈지길과 홍대 인근 서교동에 위치한 소담상회는 작가분들의 핸드메이드 작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제품 전시와 판매 공간 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위한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원단이나 포장 자재, 베이킹 도구, 화장품 재료 등을 작가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작가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판매가 많이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백패커는 이렇듯 작가들의 지속가능한 작업과 성장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이러한 노력들은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동환 대표의 명함에 새겨진 CEO의 약자는 일반적인 'Chief Executive Officer'와 다릅니다.
'Chief Everything Officer',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의미죠. 실제로 김 대표는 창업 초기 부족한 자금으로 회사를 지탱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고 합니다.
김동환 대표에게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지금'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어요. 투자받은 200억 원도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인데 말이죠. 김 대표에게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봤어요.
Q1. 핸드메이드 사업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의대 입학을 목표로 6수한 사촌동생이 있었어요. 매년 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의대 미련을 못 버리고 수능시험을 다시 봤어요. 제가 과외지도를 했었기 때문에 그 과정들을 쭉 지켜봤는데, 여섯 번째 입학한 도예과에서 사촌동생이 정착을 하더라고요. 무사히 졸업까지 하더니 홍대 근처에 작업실을 차리고 작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어요.
그때 사촌동생을 따라 플리마켓을 다니면서 핸드메이드 시장에 눈을 떴어요. 처음부터 거창한 플랜을 세운 건 아니었고, 대학생들의 졸업 전시작품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면 괜찮겠다 싶었죠. 나중에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로 범위를 넓히게 됐습니다.
Q2. 사업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창업만 하면 당연히 투자는 바로 받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들을 만나보니 모두 거절하더라구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핸드메이드' 시장이 너무 작다고 생각한 거에요. 이 아이템으로는 투자받기 어려울 것 같으니 대출이나 알아보라는 사람도 있었죠.
투자는 안 들어오고 어떻게든 회사는 운영해야 하니 제 특기를 살려 유료 앱들을 만들어 팔았어요. 그렇게 버티다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포함한 투자자 세 분께 각각 1천만 원씩 투자를 받았습니다. 수없이 거절만 당하던 때여서 장병규 의장님께 왜 저한테 투자하셨냐고 여쭤봤어요. 그 때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죠. “나는 솔직히 핸드메이드 시장도 잘 모르고, 이 사업이 잘 될지 안 될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런데 이 사업이 망해도 당신은 뭐라도 할 것 같아서 투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지금의 백패커가 있기까지 초기 투자자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Q3. 경기불황과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스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비교적 가격대도 높고, 생필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부정적 영향은 없을까요?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는 동안 각광받은 비즈니스는 백엔샵과 같은 초저가 시장과 스몰 럭셔리 시장, 두 분야였어요. 하이엔드 명품을 사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다소 가격대가 높아도 내 취향에 맞고, 나에게 특별한 가치를 주는 스몰 럭셔리 제품을 구입했죠.
중국의 알리 익스프레스, 쉬인, 티무와 같은 업체들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초저가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최저가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몰 럭셔리 시장에 기회는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more
글로벌 유망 기업은?
글 : 로아인텔리전스 김소연 이사
2021년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에게 기회의 시기였습니다. 잠재력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면 투자받기 어렵지 않았죠. 하지만, 2022년 1분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어요. 러-우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단절,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등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해지면서 투자시장도 얼어 붙었죠. 이러한 기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난해 1분기부터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어요. 2022년 4분기 기준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나 줄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기업은 늘 위기 속에서 등장한다'는 말이 있듯, 이럴 때 옥석이 가려집니다.
산업 및 기업분석 전문기업 로아인텔리전스의 김소연 이사가 2023년 글로벌 리테일 업계의 투자현황과 주목받는 스타트업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이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두 곳을 소개합니다.
'오리테인(Oritain)'은 올해 7월 5,700만 달러(약 760억)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어요.
투자기업 리스트에는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도 이름을 올렸죠. 어떤 기술을 가진 기업이길래 콧대 높은 샤넬이 관심을 보인 걸까요?
‘생산물 성분은 환경에 따라 모두 다르다’
오리테인은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제품의 라벨에 적힌 원산지 정보와 실제 제품에 들어간 원산지 정보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증하죠.
제품의 안전성과 전체 밸류체인에 걸친 지속가능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제품 이력 추적 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오리테인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원산지 추적에 법의학(포렌식)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이에요.
오리테인 기술개발의 배경은 같은 원료라도 원산지에 따라 화학 성분 구성이 모두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즉,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원재료는 저마다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철학에서 출발했어요.
오리테인 기술이 적용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그림 3 참고).
전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정품 샘플을 수집하고, 원료를 분석합니다. 각 지역별 생산물은 토양 성분, 기후, 고도, 강수량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구성하고 있는 화학원소가 모두 달라요. 오리테인에 따르면 단, 몇 미터 차이로 생산물 성분은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품의 미량 원소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생산물마다 '원산지 지문(Origin Fingerprint)'을 부여합니다. 한번 생성된 원산지 지문은 오리테인 데이터베이스에 축적이 되고, 변조나 파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구축된 빅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제품의 원산지 검증이 이루어집니다.
오리테인의 원산지 검증작업은 해당 기업의 전체 공급망 단계별 제품과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골고루 수집해 이루어집니다. 이 모든 제품들의 원산지가 일치해야 오리테인에서 원산지 투명성을 입증한다는 의미의 '오리테인 트러스트마크'를 패키지에 붙일 수 있어요.
현재 네슬레, 유니레버, A2밀크 같은 식음료 제조기업들과 라코스테, 띠어리, 쉬인과 같은 패션 기업들이 오리테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오리테인의 원산지 검증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는 동시에 공급망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윤리와 진정성을 소구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오리테인의 원산지 인증은 고객들이 구매하는 제품이 진품이라는 확신은 물론, 윤리적인 공급망을 거쳐 생산되었다는 신뢰를 주죠.
예를 들어, 라벨에 적힌 정보대로 커피 원두가 실제 브라질산인지, 혹은 중국 신장지구와 같이 윤리적 이슈가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면을 사용한 옷은 아닌지 알려줍니다. 최근 미국시장에서 노동환경 문제로 공격받고 있는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이 오리테인과 제휴를 맺은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에요.
원산지 입증 통해 기업의 명성 보호
오리테인은 2008년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의 헬렌 달링(Helen Darling) 박사와 러셀 프루(Russell Frew)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현재 뉴질랜드 외에도 미국, 영국, 스위스, 호주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오리테인의 경영 모토는 '진실 확인', '원산지 증명', '기업의 명성 보호' 입니다. 즉, 제품의 원산지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증명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사업 목표예요. 아직까지 매출액과 기업가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투자에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90%, 고객 수 100% 증가라는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요.
현재 오리테인 기술은 육류, 커피, 양식어, 섬유, 우유, 원예, 꿀, 제약 등 카테고리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제품 안전성과 기업 윤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오리테인의 사업 확장성과 전망을 밝게 보고 있어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샤넬도 투자에 참여한 것이죠.
온라인쇼핑몰 기획 및 구축은 물론 마케팅,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이커머스에 투입할 자원과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카페24와 유사한 모델이지만,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합니다.
지난 6월 투자 유치시 카트닷컴은 12억 달러(1조 6천억)라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창업 10년 이하)에 등극했습니다.
쇼핑몰 구축부터 풀필먼트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카트닷컴 설립자인 오메어 타리크(Omair Tariq)는 블라인드(Blinds.com)라는 회사를 창업해 2014년 홈디포에 매각한 적이 있어요. 그 후 몇 년 간 홈디포 임원으로 재직하다 2020년 9월에 카트닷컴을 설립했습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미국 이민자 오메어는 카트닷컴 창업 당시 '전세계 이커머스 생태계를 뒤흔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었어요.
"자체적으로 쇼핑몰 구축이나 물류 인프라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마존과 같은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 마켓플레이스 안에서는 브랜드를 키우기 어려워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없죠."
- 오메어 타리크 언론 인터뷰 -
이렇듯 오메어는 이커머스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구축 플랫폼을 만들었죠. 사이트 기획 설계부터 호스팅, 결제 처리, 재고 관리, CRM, 디지털 마케팅과 같은 서비스를 모두 모듈식으로 제공했습니다. 고객, 매출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통합 분석하는 기능도 제공해요.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들은 보다 정교한 마케팅과 광고 집행이 가능합니다.
최근 10년간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카트닷컴이 더욱 경쟁력있는 이유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보관, 재고관리, 배송, 반품 처리까지 대행해주니 중소 기업들은 큰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빠른 시간 안에 자사몰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죠.
D2C 증가하며 6천 개 고객사 확보
카트닷컴의 이러한 원스톱 서비스는 브랜드 기업들의 자사몰(D2C) 증가 추세와 맞물려 회사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카트닷컴은 공식적으로 매출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2021 년 약 2,800 만 달러, 2022년에는 약 1 억 8천만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약 2 억 5천~3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 more
⑯ 서비스 품질 평가
최근 들어 유통관리사 출제 유형이 상식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이론을 충분히 이해해야 정답을 맞출 수 있도록 난이도가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요. 이번 주에는 서비스 품질 측정도구인 SERVQUAL 모형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 품질은 고객이 기대한(expected) 서비스와 고객이 제공 받은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인지한(perceived) 서비스의 불일치 정도로 평가를 하는데요. SERVQUAL 모형은 아래의 5가지의 요소로 구분하여 평가를 합니다.
- 서비스의 물리적인 외형을 의미
- 서비스 제공 시설/장비, 인력, 도구 등 실제로 쓰여지거나 보여지는 것들
- 제공해 주기로 약속된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능력
- 단순히 제품이나 가격, 배송과 같은 1차원적인 약속 뿐 아니라 A/S, 문제 해결, 그리고 고객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기대하는 간접적이고 심리적인 형태의 약속에 대한 이행까지 포함
-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
- 적극적으로 고객을 도와주려는 태도
-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에게 믿음과 확신을 얼마나 주고 있는가
- 은행이나 보험 상품, 증권업, 의료, 법률 등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결과를 알기 어려운 무형의 서비스를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
- 직원이나 조직의 전문성, 안전성 등
- 고객을 개개인으로 대하고 얼마나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가
-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영업 시간, 맞춤형 서비스,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고객을 우선으로 여기는 감정적인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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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사들이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보면 하루종일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있는 건 아닌지, 내 머릿속에 들어와 생각까지 읽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놀라운 서비스를 체감하곤 합니다. 사람이 아닌 기술의 힘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인 사례인데요.
반면에 일주일에 몇 번쯤은 처음 방문한 가게에 들어가 내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온 신경을 집중하며 주문을 하고, 그냥 단순한 메시지창인지 눌러야 하는 버튼인지 제대로 구분도 안되는 무인 계산대 화면을 난감하게 바라 본 경험도 있습니다. AI 챗봇을 활용한 채팅 문의 서비스는 아직까진 상담원 전화번호를 얻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고요.
무인 서비스 기술이 보편화된 요즘, 서비스 품질 평가는 분명히 ‘고객의 입장’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퀴즈] 다음은 서비스 품질 평가 요소 중 어떤 항목에 관련된 내용일까요?
양쪽 발 사이즈가 다른 고객에게 사이즈가 각각 다른 두 켤레를 나누어 팔았다. 비록 나머지 짝이 맞지 않은 신발은 팔 수가 없더라도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 정답 : 공감성(empathy)